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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동생, 총리 동생 근무' SM그룹 회장… 최정예 기계화부대 사열 논란

우오현 회장, 명예 사단장 자격으로 장병 표창도… 육군 "부적절했다" 잘못 시인

입력 2019-11-14 16:52 수정 2019-11-14 17:54

▲ 지난 13일 국방일보가 보도한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사열 모습. ⓒ국방일보 PDF판 캡쳐.

문재인 대통령의 친동생 재익 씨와 이낙연 국무총리의 동생 계연 씨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SM(삼라마이더스)그룹 회장이 ‘명예 사단장’ 자격으로 최정예 기계화부대를 사열해 논란이 일었다. 육군 측은 “명예 계급은 대령까지만 있는데, 누가 어떻게 사단장급 소장을 줬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국방일보 보도에 육군 “규정 위반…부적절한 일”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소장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무개차(無蓋車)를 타고 군부대를 지휘검열, 사열하는 모습은 지난 13일 국방일보를 통해 알려졌다.

국방일보 보도에 따르면, 우 회장은 육군 제30기계화사단의 각종 행사를 지원하고 병영시설 개선에 도움을 줬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 명예 사단장에 위촉됐다. 이날 행사는 우 회장의 명예 사단장 위촉 1주년을 기념해 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행사가 끝난 뒤 사단 군악대의 작은 음악회가 개최돼 우 명예 사단장을 비롯해 한미동맹 친선협회 및 SM그룹 관계자, 장병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장면도 연출됐다”고 전했다.

국방일보는 우 회장을 “한미동맹 친선협회 고문이자 SM그룹 회장인 우오현 명예 사단장”이라고 소개했다. 우 회장은 이날 제30기계화사단 장병들을 사열하면서 방성대 사단장(육군 소장·3사 24기)과 함께 장병 표창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 사열을 한 뒤 장병들을 모아 놓고 연설하는 우오현 SM그룹 회장.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에 대해 육군 공보실 관계자는 “부적절한 행사였다”고 인정하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명예 계급에 대한 훈령이 2017년 새로 생겼는데, 이를 사단 참모들이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겠다”고 밝혔다.

육군 측이 말한 훈령에 따르면, 군에 기여한 민간인을 명예 군인으로 위촉할 때 줄 수 있는 최고 계급은 대령이다. 또한 민간인에게 명예 계급과 직위를 줄 때는 상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만약 명예 사단장, 즉 '투 스타' 계급을 민간인에게 줬다면 이는 장관의 승인을 받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문재익 씨, SM 계열 선박관리업체서 선장으로 일해

우 회장의 SM그룹은 지난 7월 문 대통령의 친동생, 이 총리의 친동생이 근무하는 회사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주간지 일요시사의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 총리의 동생 계연 씨는 SM그룹 계열사인 삼환기업 대표이사로, 문 대통령의 동생 재익 씨는 케이엘씨SM이라는 선박관리업체에서 선장을 맡고 있다. 실제로는 대한해운에 파견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재익 씨는 한국해양대 해사학부 78학번으로, 과거 STX팬오션과 SK해운에 근무했다. 2017년 퇴직한 뒤 SM그룹 계열 케이엘씨SM의 선장 공개채용에 응시했다. 당시 SM그룹 측은 “문재익 씨는 전 직장에서 정년퇴임한 뒤 선장 공개채용을 통해 입사했다”면서 “정당한 채용 절차를 거쳤으며, 문 씨가 대통령 친동생이라는 사실은 채용 과정에서 누구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SM그룹은 2018년 6월 삼환기업을 인수한 뒤 이 총리의 동생 계연 씨를 영입, 대표이사로 앉혔다. 삼환기업은 1946년 3월 설립된 종합 건설사로, 관급공사업계에서 전통 있는 업체다. 계연 씨는 그 직전 농협캐피탈의 사외이사를 맡았다. 경제매체들은 “이계연 씨의 영입은 우 회장의 판단”이라는 SM그룹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 지난해 12월 중견기업 연합회 관계자들과 이낙연 총리의 막걸리 파티 당시. 맨 오른쪽이 우오현 회장이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주서 시작한 건설사... 자산 10조원, 재계 35위로 성장

1988년 광주 서구 양동에서 삼라건설로 시작한 SM그룹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SM그룹은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부실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섰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SM그룹의 M&A 성공은 2004년 진덕산업(현 우방산업)을 인수한 뒤부터였다. 이후 SM그룹은 M&A를 통해 급성장했다.

SM그룹은 2010년 우방(구 TK홀딩스), 2011년 신창건설, 2013년 대한해운, 2014년 동양생명과학, 2015년 솔로몬신용정보, 2016년 성우종합건설·태길종합건설·동아건설산업·삼선로직스·한진해운미주노선, 2017년 경남기업, 2018년 삼환기업을 인수했다. 특히 영남과 수도권 기반이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간 유명기업이 인수 대상이었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SM그룹은 자산 9조8000억원, 재계 순위 35위에 올랐다.

”흑수저였던 우 회장이 자수성가한 것“이라는 게 SM그룹의 공식 주장이지만, 달리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권력층과 가깝다는 지적이다.

SM그룹은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을 수행하는 경제사절단에 15번이나 포함됐다. 당시 대통령 수행 경제사절단이 나간 것은 모두 21번. 재계 순위 등을 고려하면 ‘특혜’라는 말이 나올 만했다. 2014년 7월 있었던 중견기업연합회 행사 때도 그랬다. 당시 우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앉았고, 박 대통령은 우 회장의 제안을 그 자리에서 수용해 좌중을 놀라게 했다고 전해졌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에는 ‘적폐’로 몰렸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오히려 더 성장했다. 올 초에는 청와대가 주최하는 ‘2019 기업인들과 대화’에 참석했고,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우 회장의 발언에 매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진흥공사의 보조금 ‘특혜 수령’ 의혹 불거지기도

지난 9월27일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한국해양진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면서 SM그룹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 2009년 4월 15일 당시 박연차 게이트의 검찰 수사 상황.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양진흥공사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 8월까지 진흥공사는 28개 선사에 1조4465억원을 보증금 또는 보조금 명목으로 지원했다. 그런데 이 중 대한해운과 대한상선 등 SM그룹 계열사가 지원받은 금액이 1360억원, 전체 지원금의 9.4%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역을 보면 대한해운에 보증금 명목으로 1243억8800만원, 친환경설비보조금 84억7800만원, 폐선보조금 21억1700만원을 지원했다. 대한상선에는 친환경설비보증금 28억5000만원이 지원됐다.

해양수산부와 공사 측은 이런 의혹을 억측이라고 일축했지만, 의혹 제기는 계속됐다. 일각에서는 SM그룹의 이번 해프닝이 노무현 정권 시절 태광실업사건’을 연상시킨다고 우려했다.

태광실업사건이 불거진 것은 2005년 4월이다. 당시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은 세종증권 매각을 잘 봐달라며 로비를 시작했다. 한 달 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세종증권 주식 197만 주를 매입했고, 이어 농협이 나서서 세종증권 인수를 추진했다. 2006년 1월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가 끝나자 이번에는 박 회장이 농협 계열사였던 휴캠스를 인수한다. 그런데 약정금액보다 320억원이 저렴해 ‘특혜성 헐값 인수’ 의혹이 불거졌다. 

의혹이 확산하자 검찰이 수사에 착수, 박 회장의 정·관계 로비와 이를 받은 청와대·여당 인사들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 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조카사위 연철호, 영부인 권양숙, 아들 노건호 씨와 측근이었던 서갑원·이광재 씨 등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에게서 뇌물을 받았는지를 놓고서도 논란이 일었다. 이때 화제가 된 것이 ‘피아제 시계’다. 결국 2009년 4월 노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됐고, 5월23일 그가 사저 뒷편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하면서 사건 수사는 중단됐다.

태광실업은 신발 OEM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총매출이 2조원대다. 반면 SM그룹은 공격적 M&A로 자산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한다. 최근에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기업에 문제가 생긴다면 한국경제에 주는 충격은 태광실업사건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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