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츠 美 국무부 부차관보 방한…'호르무즈 비용' 포함 '안보 명세서' 내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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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스 베츠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가 20일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 대표와 만날 예정이라고 외교부 당국자가 밝혔다.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도 20일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 ▲ 지난 2월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합의문에 가서명하는 티모시 베츠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와 장원삼 외교부 협상대표.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합뉴스와 뉴시스 등에 따르면,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18일 “베츠 대표가 오는 20일 비공개로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금 대표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미국 측 고위관계자의 일정을 우리 정부에서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베츠 대표와 장원삼 대표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베츠, 방위비분담금 인상 예고하러 온 것”
뉴시스에 따르면, 이르면 9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11차 SMA 협상에서 한미 양국은 대표를 교체할 예정이다. 미국은 베츠 대표의 후임을 이미 내정했으며, 한국은 장 대표 후임 선정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베츠 대표가 이번 방한에서 제11차 SMA 협상에서 더 많은 분담금을 받아내기 위해 한국 측을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베츠 대표의 방한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 7월30일 중앙일보 보도 때문이다. 당시 이 신문은 “지난 7월23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한 목적은 한국에 방위비분담금을 50억 달러(약 6조원)로 증액하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서”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이 한국에 전략자산 배치 비용, 장비 순환배치 비용, 연합훈련 비용, 주한미군의 전력 유지 및 훈련 비용 등을 모두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문화일보는 19일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볼턴 보좌관이 지난 7월 방한해 국방부·외교부 당국자들과 면담한 자리에서 한미연합훈련과 미군 전략자산 전개 비용은 물론 호르무즈해협과 남지나해에서 ‘항행의 자유’ 등 미군이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는 안보 비용까지 포괄적으로 포함한 명세서를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외교소식통들은 “미군이 제공하는 국제 안보 비용 전체를 동맹국들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며, 올해 하반기 시작하는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이 일본이나 독일 등 다른 동맹국과 협상에서 본보기가 되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는 이를 최대한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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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맥락에서 베츠 대표의 비공개 방한은 볼턴 보좌관이 지난 7월에 제시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게 국내 언론의 분석이다.
-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조만간 러시아 주재 대사로 부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일 방한 비건, 러시아 대사 부임 소문 확산
한편 베츠 대표가 장 대표를 만나는 20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방한한다. 국내 일각에서는 비건 특별대표가 방한하면 북한과 대화 물꼬를 틀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문화일보는 19일 “비건 대표가 방한했을 때 판문점 방문이나 미북 실무협상 일정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하고 “북한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낸다면 당국자 간 판문점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재 상황에서는 미북대화를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박도 적지 않게 나온다.
비건 대표의 방한이 실무협상 재개보다 다른 자리로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국 측에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러 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미국 CNN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비건 특별대표를 러시아 주재 대사로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11일에는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기자가 CNN에 출연해 같은 주장을 했고, 9일에는 온라인 매체 복스닷컴이 “비건 특별대표가 러시아 주재 대사로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다른 미국 언론들은 “비건 특별대표가 과거 포드 부회장 시절 러시아와 협상을 능숙하게 해냈다”며 러시아 주재 대사 내정 가능성을 높게 보았다.
이처럼 미국에서 향후 거취에 대한 추측성 보도가 나올 때 비건 특별대표가 방한한다는 점은 “미북 실무협상을 재개하러 온다”는 우리 정부의 기대 섞인 전망과는 다른 이유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