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싱크탱크인데 '6월 일정'은 달랑 하나… '국가 중장기 전략'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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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정철(오른쪽) 민주연구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서울연구원과 민주연구원과의 정책연구협약식에 앞선 면담을 위해 시장실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12일 현재, 여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공개한 6월 공식 일정은 하나다. 14일 행사로 ‘자치분권시대의 검·경 개혁 대토론회’를 예정됐다. 이마저 “양정철 원장은 당일 참석이 어려울 것 같다”고 민주연구원 측은 밝혔다. 지난달 14일 양정철 원장의 취임 후 연구원의 첫 공식 일정이었던 ‘문재인 정부 2년 평가와 과제 토론회'(5월21일)에도 양 원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양 원장은 그 시간에 서울 모처에서 서훈 국정원장을 만났다.“당과 국가의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 및 정책의 개발”여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공식 홈페이지에 ‘민주연구원의 임무’라며 명시한 내용이다. 지난 5월 취임한 양 원장도 인사말에서 “좋은 정책과 비전을 통해 당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연구원의 역할을 정의했다.그러나 양 원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연구원이 공식화한 ‘임무’와 ‘역할’은 실종됐다.앞서 양 원장의 갑작스러운 불참 속에 이뤄진 지난달 토론회는 전략과 정책 논의의 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름은 ‘문 정부 2년 평가 토론회’였지만, 토론회를 일관한 것은 “반성 없는 자화자찬”이었다는 비판이 컸다. 당일 김재구 명지대 교수(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사회적경제전문위원) 등 발제자들은 “문 정부 출범 후 사회적경제가 비약적 발전을 이뤄냈다”며 현 정부를 추켜세우기에 바빴다.‘광폭’ 정치행보에… “역시 文의 복심, 최측근”차라리 양 원장의 행보에서 읽히는 것은 ‘총선을 대비한 정치’다. 2년 전 “잊힐 권리를 달라”며 정치와 거리를 강조했던 양 원장이다. 그러나 싱크탱크의 수장으로 돌아온 그가 주력하는 것은 ‘전략과 정책 개발’ 아닌, 현실정치에 대한 적극 개입이라는 게 중론이다. 결국 “역시 문 대통령의 ‘복심’ ‘최측근’이 맞다”는 소리가 나온다.취임 일주일 후 양 원장이 토론회 대신 ‘참석’한 서 국가정보원장, 중견 언론인과 회동은 정치적 행보의 신호탄에 불과했다.그 직후 양 원장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연속적으로 회동하며 총선 준비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광폭행보를 보였다. 민주연구원과 광역지자체 연구원의 업무협약 행사가 명분이었지만, 그는 지자체장과 단독면담을 이어갔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대선 주자들을 잇달아 만났다.정당 산하 정책연구소와 광역자치단체 소속 연구기관이 정책협약을 맺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관권선거’ ‘정치적 중립성’ 등과 관련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양 원장은 자신의 행보를 ‘민주연구원장으로서의 역할’이라고 고집하며 지자체장과 만남을 지속할 뜻을 피력했다.“연구원 간 교류 명목으로 총선 진용 짜고 있다”하지만 지자체장을 만난 자리에서 나온 양 원장의 발언들은 정책연구원장의 견해라기보다 ‘총선 책임자’의 정치적 발언들로 읽힌다.3일 박 시장을 만나서는 “우리 민주당의 주요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11일 오거돈 부산시장과 만나서는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해 “오 시장이나 김경수 지사나 여러 말씀을 들어보고 의견을 내야지 아직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동남권 신공항 지지를 부탁하는 오 시장과, 이에 대한 양 원장의 대답은 지자체장과 ‘일개(一個)’ 정당 정책연구소장의 대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컸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장 등 복수의 야당 관계자들은 “연구원 간 교류를 명목으로 사실상 총선 진용을 짜는 것”이라고 질타했다.민주연구원 공식 일정, 6월에 한 건… 7월 일정은 “아직”오는 14일 열릴 ‘자치분권시대의 검·경 개혁 대토론회’ 이후 예정된 민주연구원의 공식 일정은 아직 공개된 게 없다. 12일 민주연구원 측에 7월 일정을 물었으나 “아직까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한편 양 원장은 11일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6명과 함께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소유 시그너스 골프장 고문으로서 급여를 받아온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확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