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신인' 황교안 정치력에 기대… 탄핵총리 프레임 돌파, 탕평 인사로 '총선'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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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7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황 대표가 한국당에 입당한 지 43일 만이다.황 대표가 60% 이상 득표할 경우 당 운영에 상당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득표율은 50%(6만8713표)에 그쳤다. 그러나 일단 과반 득표를 통해 2020년 국회의원선거 공천권을 틀어쥐고 대권가도를 달리게 됐다.황 대표는 '어당황(어차피 당대표는 황교안)'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대세론의 주인공이지만, 2020년 총선 결과에 따라평가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개선장군'이 될 수도 있고, '거품'이 될 수도 있다. 오히려 범보수진영 차기 대권주자 1순위에서 밀려나는 참사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최우선 해결과제는 '정치력'당장 황 대표는 당 안팎에서 '정치력'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정치인의 현안 돌파능력은 정치력과 직결된다.그러나 황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현안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내놓지 못해 ‘세모(△) 교안’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세모 교안'은 황 대표가 후보자 TV토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질문에 처음에는 "탄핵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문제가 되자 "원래 세모로 답하려고 했지만 선택지가 없었다"고 말하면서 얻은 별명이다.황 대표는 또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 등 현안마다 지나치게 신중한 대답을 하다 오히려 결정력과 철학이 없는 정치인으로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로 인해 시시각각 현안이 바뀌는 정치판에서 황 대표가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왔다. 아울러 총선 전에 황 대표 체제가 무너지고 다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들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이런 상황에서 여당과 친여 성향의 야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문제와 관련, 황 대표에게 집요하고 강도 높은 검증을 요구하고 나섰다.앞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황 대표 입당 직후 "국정농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분이라는 점에서 국민은 착잡하다”며 황 대표의 탄핵책임을 물었다.공조가 절실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이미 "황 전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총리로서 탄핵 당시 대통령권한대행을 했고, 국정농단사태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 있다”고 공격한 바 있다.여야가 힘을 합쳐 '황교안=탄핵 책임자' 라는 프레임을 덧씌워 공격하는 상황에서 황 대표는 손혜원 의원 목포 투기 의혹, 김경수 경남지사 드루킹 공모 혐의, 문재인 정부 블랙리스트 문제 등 대여투쟁을 이끌어가야 한다. 황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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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통합 물꼬 '탕평인사' 강조당내 상황도 녹록치 않다. 한국당 의원들은 입을 모아 다음 당대표의 과제는 "통합"이라고 외쳤다. 보수가 분열돼서는 다음 선거도 가망이 없다는 것이다.그러나 전대 기간 한국당에서는 “의전에 익숙한 황 전 총리가 국무총리실에서 일하는 사람만 써서 캠프가 공무원 조직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당대표가 마음에 맞는 인물을 기용하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될까 싶지만, 당 소속 의원들은 "의전에 익숙한 사람들끼리 뭉쳐 있으면 살벌한 정치판에서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황교안 후보 주변으로 공무원이 포진된 것도 문제"라면서 "정치현안에 밝은 의원들을 곁에 두고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반대로 황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 친박과 비박의 계파갈등이 재점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낙관적 반응이 나왔다. 황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 친박과 비박이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차기 총선의 전권을 쥔 황 대표를 중심으로 ‘친황'과 '비황’ 조직이 생기고, 이에 따라 당이 분열하지 않도록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당내에서는 계파논쟁을 끝낼 수 있는 방법으로 '탕평인사'를 강조했다. 계파에 구애받지 않는 인사를 통해 황 대표가 강조했던 '통합 메시지'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다.김태흠 전 최고위원은 "당이 분열이란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게 중요하다"며 "핵심은 적절한 인사"라고 강조했다.황 대표 측도 통합을 염두에 둔 인사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황 대표 측이 비박계 김세연 의원을 사무총장에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중도층 확장에 유리한 오세훈 전 시장과 태극기세력을 꽉 잡고 있는 김진태 의원도 총선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당의 이념노선에 대한 논쟁을 끝내기 위해 김 의원이 선명야당을 요구하는 태극기세력을 지휘하고, 중도로의 확장성을 가진 오 전 시장을 통해 개혁을 추구하는 전략이다.황 대표는 당선 직후 "마음을 먼저 정리하고, 혁신을 통해 당 밑바닥을 튼튼하게 만들고, 이걸 토대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며 "젊은이와 다양한 계층의 전문가가 함께하는 통합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