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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일 대구를 찾은 자유한국당 당 대표 주자들(사진 왼쪽부터 정우택, 김문수, 심재철, 주호영, 오세훈.ⓒ뉴데일리 이지연 기자
24일, 당권을 노리는 자유한국당 주자들의 발걸음이 어느 때보다 급박했다. 출마·불출마 선언이 엇갈리고, 원내·원외 주자들의 예상 판세가 요동쳤다. 전당대회를 한달 여 앞둔 상태로, 설 연휴까지 임박하면서 당권 주자로 거론되던 인물들이 일제히 자신들의 행보에 불을 당기고 있다.
김진태, 안상수 의원은 23일 이미 출마를 공식화했다. 주호영, 심재철 의원은 각각 27일, 28일 출마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조경태 의원은 정확한 기자회견 날짜를 밝히지 않았지만 출마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상태다.
원외 인사로는 홍준표 전 대표가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 역시 불출마를 알린 상태다.
김병준 "나 안 나갈테니 황교안, 오세훈, 홍준표 나오지 말라"
김병준 위원장의 '불출마' 기자회견은,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당권 경쟁 격화에 빌미를 제공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나올 명분이 크지 않은 분들이 당권행보를 하고 있는데 당 분란의 단초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책임이 있는 분들, 당 기여도가 낮은 분들은 출마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저 역시 나오지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은 그 다음이었다.
김 위원장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지목해 "그분이 출마하면 친박·탄핵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고, 오세훈 전 시장을 향해서는 "오 전 시장의 문제점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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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당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뉴데일리DB
당권주자 대열 물망에 오르내리던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동시에 '황, 오, 홍' 세 명의 유력 주자들을 언급하자, 원내 인사들에게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한국당 전대는 예년과 달리 원외인사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기 대권 물망에 오르내리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한국당에 입당, 당권도전 의지를 내비치면서 당내에서는 "황교안, 오세훈 투톱체제로 가지 않을까 한다"는 의견마저 나왔던 상황이다. 원내인사들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원내인사들은 "레이스를 완주할 것"이라며 선전을 다지고 있다. 23일 김진태 의원은 국회 앞 계단에서 5000여명의 지지자와 함께 출정식을 열고 3만명의 책임당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촛불에 놀라 다 도망가고 말 한마디 못할 때 당을 끝까지 지킨 사람이 저다. 당대표 선거에 나가 반드시 완주하고 꼭 이겨서 돌아올 것"이라고 포효했다.
김무성-안상수 "대권 주자는 나오지 말라"
"대권주자는 당대표에 출마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교안, 오세훈, 홍준표 등을 겨냥한 말이다. 안상수 의원은 24일 한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대권주자는 당대표에 나와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의원 역시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당대회가 분열될 양상이 예상되는데, 정말 큰 걱정"이라며 "대권주자 중 한 사람이 당대표로 공천권을 행사하며 자기한테 유리하게 행사할 수 밖에 없다. 대권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번 전대에 나와선 안된다"고 잘라말했다.
김진태 "다 나와서 함께 붙자"
반면 원내인사 중에서도 "다 나와서 붙자"는 의견도 있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당원들이 힘으로 심판을 해야지, 아예 뛰지도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전대는 야전군 사령관을 뽑는 것이라 가급적 원내인사가 바람직하다. 현역이 살아있는데 예비역 장군에 작전을 맡길 순 없는 노릇"이라고 '당대표=원내인사'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후보자 등록 마감일은 다음달 12일까지다. 이후 14일부터 총 2주간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다. 23일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 24일 선거인단 현장 투표, 25~26일 여론조사, 27일 대의원 전당대회 현장투표 결과를 합산해 대표와 최고위원이 선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