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대표 연설… '1919년 건국설' 주장하며 '20년 집권' 5대 과제 제시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1919년 건국론'을 주장하며 당면한 '5대 시대적 과제'를 제시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내년이면 대한민국은 건국과 3·1 운동 100주년을 맞이한다"며 "수많은 어려움과 갈등을 이겨내고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룬 자랑스러운 100년이었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의 대표가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의 기준으로 두며 '1948년 건국'을 부정한 것이다. 우파 진영에서는 1948년 실제의 역사적 건국을 토대로, 올해가 건국 70주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이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과거의 압축 성장, 양적 성장, 중앙 집중식 성장을 넘어 국민의 삶을 중심에 둔 포용적 성장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70년 분단 시대를 청산하고 한반도 평화경제시대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48년을 '정부 수립'이라고 표현하며 "그 이래 우리 국민은 쉼 없이 일했다. 우리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려면 우리 현실에 맞는 독창적인 복지·노동 모델과 혁신성장 모델을 함께 창출해내야만 한다"고 했다.

    앞서 정책의 중단 없는 추진을 위해 민주당 20년 집권 필요성을 주장해왔던 이해찬 대표는 이날 5가지 시대적 과제로 ▲새로운 경제 번영 누릴 성장 동력 마련 ▲사회 통합 ▲적폐 청산 및 불공정 해소 ▲자치분권 ▲한반도 평화경제시대 등을 제시했다.

    "판문점선언 비준 꼭 필요…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해야"

    그는 특히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이 꼭 필요하다"며 "국회 비준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막을 역진 방지책이자, 국민적 합의와 지지에 기반하여 대북 협상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로 이루어진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성장 모델은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어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게 할 것"이라며 "여기에 한반도 평화경제 모델이 더해지면 우리 현실에 맞고 독창적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이 완성될 것"이라고 했다.  

    이해찬 대표는 국회의사당 분원 건립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세종시가 지역구인 그는 "세종시에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도 중요하다"면서 "중앙행정기관과 국책연구기관 대부분이 모여 있는 실질적인 행정수도를 빨리 안정시켜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허브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해찬 대표는 선거법 개정과 여·야·정 상설 협의체 가동에 나설 뜻을 밝혔다. 그는 "언제든 대화하겠다. 어떤 형식과 주제에도 성실하게 나서겠다"며 "선거법을 포함한 정치개혁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 협치를 위한 5당 대표 회동을 거듭 제안한다"며 "11월에는 여·야·정 상설 협의체가 가동된다. 여당과 야당이 함께 힘을 모아나가자"고 했다. 

    野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 GDP 4만 달러, 허무맹랑"

    한편 야당에서는 이날 이해찬 대표의 연설에 대해 거부감과 실망감을 표출했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1948년 국제적(UN)으로 유일한 합법정부로 승인을 받음으로써 주권, 국민, 영토라는 국가의 3요소가 완결된 건국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외면한 채 내년을 건국 100주년으로 규정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했다"면서 "민생과 동떨어지고 희망이 부재한 그저 청와대와 민주당의 국정과제 밀어붙이기 일색이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포용적 성장 모델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는 국정의 장밋빛 청사진을 내밀었다.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비전"이라며 "국민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거리를 헤매고 중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영업이 안돼서 문을 닫고 있는 현실이다. GDP 4만 달러는 허무맹랑한 희망고문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개혁과 격차 해소에 관한 이해찬 대표의 인식과 처방은 매우 미흡하거나 왜곡된 것이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선거제 개혁에 대해 지극히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발언을 했을 뿐이다. 심히 유감스럽고 실망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