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北 국경서 휴대전화 단속... 한국 폰 쓰면 남조선 내통자, '카톡' 깔면 정치범 처벌
  • ▲ 2015년 8월 중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남자대회에서 삼성 갤럭시 폰으로 사진을 찍는 북한 측 관계자. 최근 북한에서는 한국산 휴대전화나 앱을 사용하다 적발되며 가중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5년 8월 중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남자대회에서 삼성 갤럭시 폰으로 사진을 찍는 북한 측 관계자. 최근 북한에서는 한국산 휴대전화나 앱을 사용하다 적발되며 가중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국경 주변에 사는 북한 주민들은 외부 세계와 통화가 가능한 ‘불법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최근 북한에서 ‘불법 휴대전화’를 단속할 때 한국산 휴대전화를 갖고 있거나 한국어 앱을 설치했을 경우에는 가중 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9일 “국경 부근에 사는 북한 주민들은 통화 품질이 좋고 약한 전파도 잘 잡는 한국산 휴대전화를 선호하는데 최근 북한 당국이 불법 휴대전화를 단속 때 한국산 휴대전화를 적발하면 처벌 수위를 훨씬 높이고 있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국경 인근의 북한 소식통은 “접경 지역에서 불법 휴대전화를 이용해 외부와 소통하는 북한 주민들은 통화 성능이 뛰어나 남한 휴대폰을 선호하는데 최근 적발된 사람들 가운데 남한 휴대폰 사용자의 처벌 수위가 훨씬 높아지자 다들 중국산 휴대전화로 바꾸고 있다”면서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또한 과거에는 한국산 휴대전화만 한글로 문자 송수신이 가능했지만 최근 판매되는 중국 휴대전화도 품질이 꽤 좋아졌고 한글 문자 송수신이 가능해진 것도 휴대전화 교체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中단둥에서 한국산 중고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상인은 ‘자유아시아방송’ 측에 “우리 가게에서 팔리는 휴대전화의 절반 이상이 북한으로 간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북한 당국의 집중 단속 때문에 예전에 비해 장사가 잘 안된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中단둥의 한 무역상은 자신과 거래하는 북한 무역상 3명이 있는데 최근 이들이 요청해 당초 사용하던 한국 휴대전화를 모두 중국산으로 교체해 줬다고 전했다. 그는 “중요한 거래처의 요청이라 할 수 없이 중국산 휴대전화를 사서 바로 보내줬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무역상은 “불법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돼도 장사 때문에 중국과 통화한 것으로 판단되면 벌금을 물리고 전화를 압수하는 선에서 마무리하지만 한국 휴대전화일 경우에는 무조건 ‘한국과 내통했다’는 혐의를 씌워 가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무역상은 또한 SNS도 북한 당국이 중형을 내리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중국과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불법 휴대전화에는 중국 SNS인 웨이신(위챗)이 설치돼 있는 반면 탈북자 등을 대상으로 송금 브로커를 하거나 한국과 통신하는 사람들은 ‘카카오톡’을 쓰는 것도 차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북한 당국은 불법 휴대전화를 적발했을 때 삼성 갤럭시 폰 또는 LG 스마트 폰에다 ‘카카오톡’이 설치돼 있으면 ‘정치범’으로 간주해 처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