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에서 뭐했나?” 비판... 여당선 “아직 문 열려있다” 기대
  •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미북정상회담 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 [사진=페이스북 캡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미북정상회담 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 [사진=페이스북 캡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2일 예정돼 있던 미북정상회담을 전격 취소에 정치권이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여야간 시각차는 뚜렷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며 미북정상회담 재개 희망을 놓치지 않았다. 반면 한국당 등 야당은 문재인 정부 대북노선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북한의 공격적인 성명이 발단이 됐다고 하지만 아직 비관하거나 낙담할 때가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불구 "우리 정부 역시 북미 간 신뢰와 소통을 돕기 위해서 보다 적극적 외교 행보를 펼쳐나가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전혀 배제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미북정상회담에 큰 난관이 조성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오랜 세월 누적된 불신의 관계를 청산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논평했다. 이어 "미북정상회담을 위한 미북 간 대화는 재개될 것으로 믿는다"며 "미북정상회담의 문은 아직 열려 있고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일단 정상회담 취소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 지나친 비판론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일관되게 미북회담으로 북핵이 완전히 폐기돼 한반도의 영구평화가 오기를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해 깊은 유감을 거듭 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감추지 않았다. 홍 대표는 "어찌됐던 간에 북핵 문제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국제제재와 압박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게 됐고 우리는 대북 경계심을 더욱 강화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회적 비판을 내놨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고 우려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운전자를 자처하며 문재인정부가 근거 없는 낙관론과 장밋빛 환상에 취해있는 동안에도 현실은 여전히 냉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조금 더 비판 수위를 높였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운전대에 앉아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도대체 무엇을 조율했느냐"며 날을 세웠다. 또한 "한미 동맹이 정상이 아니다"라며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솔직하고 정확한 소통의 역할을 다한 결과가 회담 취소인가"고 했다. 박주선 공동대표 역시 "한국 외교의 무능이 가져온 참사"라고 꼬집었다.

    민주평화당은 여당과 호흡을 맞추며 미북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민주평화당은 당 논평에서 "북측이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 남북간 긴장관계가 높아지는 것은 북미회담에서 중재를 맡아야 할 한국정부의 입지를 축소하는 것으로 유감"이라며 "대화와 협상을 복원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만의 눈높이도 안되고,트럼프만의 눈높이로 바라봐도 전쟁"이라며 '미북 공동 책임론'을 내놨다. 정동영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핫라인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들어놓은 것"이라며 문 대통령에게 적극적 대처를 주문했다.

    한편 미북정상회담의 전격 취소가 향후 우리 정치권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북정상회담이 당초 지방선거 바로 전날 6월12일 열리기로 예정됐던만큼 여당에 강력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던 가운데, 정상회담이 갑작스럽게 취소됨에 따라 여론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