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주국방을 포기한 지도층의 필연적 타락

    외부의 敵에 대한 경계심이 없어지면 내부의 敵에 대한 경계심도 사라진다.

    趙甲濟    /조갑제닷컴 대표     
      


  •    경제와 국방에 무지한 기자, 검사, 판사, 교수, 政商輩가 주도하는 정치는 위선적인 도덕주의나 인기주의로 흐를 수밖에 없다. 조선조 정치의 재판이 되기 때문이다.
     
       조선조 이후 오늘까지 언론의 도덕적 명분론은 항상 정치를 움직였다. 조선 시대엔 三司(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와 吏曹銓郞(이조전랑)과 士林이 언론과 여론을 주도, 정치를 이끌었다. 조선조의 정치구조와 언론의 생리는 오늘의 한국과 비슷하다.
       宣祖 이후의 지배 관료층을 배출한 주자학 신봉 士林은 조선조 開國을 반대한 유학자의 제자들이었다. 생래적으로 反체제적이고 大義名分論이 강했으며 저항적이었다. 조선조에서 살면서 조선조 開國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나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建國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심리는 흡사하다. 이는 자해적이고 僞善的인 도덕주의로 연결될 수밖에 업다. 조선조의 엘리트들은 性理學(朱子學)을 교조적으로 섬겼다. 한국의 정치인과 언론인은 민주주의를 교조화한다. 조선 黨爭의 主무기는 주자학적 명분론이고, 三司와 吏曹銓郞이 조성한 언론과 탄핵이었다. 한국 지식인의 한 패션은 민족주의와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삼고 주로 국가, 군대, 기업, 미국, 법치를 공격, 양심가인 척하는 것이다. 언론은 실용정신, 尙武정신, 自主정신과는 담을 쌓았다. 
        
       21세기 한국 정치의 작동 매카니즘도 조선조와 비슷하다. 조선시대 司諫院의 역할을 언론이 맡고, 司憲府 역은 검찰과 법원이, 홍문관은 학생, 士林은 재야 운동권에 비견된다. 최순실 사태에서 여실히 증명되었듯이 이들이 핵심세력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 속의 언론이지만 가치관과 행태는 조선적(守舊的)이다. 조선조적 전통, 즉 명분론, 위선, 反체제성, 군사-경제-과학에 대한 無知, 사대성, 교조성은 前근대적이므로 자연스럽게 수구적인 좌경이념과 통한다. 類類相從이다. 북한정권은 조선조의 後續이다. 좌경적 조선조는 600년에 걸쳤고, 대한민국 建國 이후 비로소 자유와 경쟁 등 우파적 가치관이 힘을 얻게 되었다. 그래도 우파 70년, 좌파 600년인 셈이다. 우파의 뿌리는 약하고 좌파는 깊고 넓다.

       조선조와 한국 지식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생각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결함은
    자주국방 의지의 실종이다.
       '주한미군이 있는 한 데모는 없어지지 않는다.'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독백처럼 한 이야기이다. 광화문으로 촛불을 들고 시위하러 나가는 사람들 중에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것이 안보에 어떤 영향을 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열 명이나 될까? 북한의 핵문제가 최순실 사건보다 더 중대한 사안이란 사실에 동의하는 이는? 자주국방을 포기한 사람들이 못할 짓은 없다. 자신과 공동체의 생명 재산 자유를 지키는 일에 관심이 없으면 필연적으로 사소한 데 목숨을 거는 치졸한 권력투쟁에 몰입한다. 자주 국방 의지는 彼我 구분에서 출발한다. 적과 동지를 가르는 것이다. 황장엽 선생은 '이념이란 공동체의 利害 관계에 대한 自覺이다'고 했다. 자주국방을 포기한 사대주의자들은 국방의 핵심인 내부의 敵에 대한 경계심이나 분노, 그리고 적대감이 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생각이 일반화되면 자유를 파괴하는 자유를 허용한다.
     
       이희도라는 조갑제닷컴 회원이 쓴 글을 소개한다.
     
       <왜 대한민국 보수는 다 잃었는가? 왜 대한민국 보수는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금자탑을 쌓고서도 다 잃었는지 곰곰 생각해 봅니다. 나는 대한민국 보수가 공정 공평이란 함정과 값싼 관용의 함정에 빠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보수는 공정 공평이란 잣대를 아주 관념적인 차원에서 적용하여 極左까지 허용하는 愚를 범했던 것입니다. 법조계를 봅시다. 특히 법원은 당연히 우파의 이념이 지배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법관을 뽑을 때 당연히 극좌 성향의 인물은 배제되었어야 합니다. 사법 고시를 패스해도 인터뷰에서 걸러 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무분별 公正 公平 때문에 붉은 사상의 소유자도 시험을 통과하면 임용이 되어 오늘날 대한민국의 安危가 걸린 사건에서조차 법원의 정당한 판결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문열씨가 당할 때 같이 싸워주고 지켜줘야 하는데 몰매를 맞도록 놔두니 누가 감히 우파를 자처하겠습니까? 지금도 마찬가지로 김진태 의원이 몰매를 맞으면 지켜 줘야 하는데 지킬 수단조차 없습니다. 뭐가 있어야 지키는 것 아니겠습니까? 노쇠한 우파 진영이 여기저기 몰려 다닐 수도 없고. 다 보수가 무분별한 관용을 한 결과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보수 우파는 지키고 싸워야 합니다.>
     
       북한노동당정권이 민족주의(실제는 인종주의)와 민주주의(실제는 공산주의)를 對南 사상전의 兩大 무기로 삼아 지식인 사회를 공략할 때 한국 우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자주국방 의지가 약하여 국가와 법치와 안보의 가치를 제대로 내세우지 못하고 민족과 민주라는 명분 앞에서 굴복한 때문이다. 안보를 미국에 의탁한 우파는 간첩을 보고도 화를 내지 않는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