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청소 등 개혁 커지는 목소리… "정치부터 바로잡아야"개헌에 대해서는 "대선 전에 가능하다면 최선일 것"
  • ▲ 국민의당 김한길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김한길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탄핵 정국 이후 정치권은 본격적인 대선국면으로 돌입했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기득권 청산을 내세우며 재벌·검찰·언론·사회 개혁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구태의 발산지인 정치권이 정작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성찰보다는, 화살을 외부로만 향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의당 김한길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20일 "최근 사태가 정치에서부터 비롯된 거니까 바로 잡는 순서도 정치부터 시작해야 맞다"라면서도 "정치는 빼놓고 남들 손봐야 한다는 소리만 먼저 하는 것은 아니다"고 정치권에 쓴소리를 날렸다.

    김한길 전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청와대 권력의 사유화를 규탄하고 징벌했으면, 정당권력의 사유화 문제, 정당의 사당화 문제를 먼저 돌아보는 게 당연한 순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대청소를 말하려면 먼저 계파패권주의 정치, 패거리 사조직 정치부터 청소하겠다고 선언하는 게 맞다"며 "남들에게 기득권 청산을 요구하기 전에 사당화로 누리고 있는 정치적 기득권부터 스스로 청산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한길 전 위원장은 '특정 대상을 비난하고자 하는게 아니다'고 덧붙였지만,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문재인 전 대표는 성명을 통해 '국가 대청소'를 내걸고 ▲비리와 부패에 관련된 공범자 청산 ▲사유화한 공권력 바로잡기 ▲권력기관 개조 ▲재벌 개혁 ▲언론 개혁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등 6대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다만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부패 기득권 세력과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새누리당을 맹비난, 재벌·검찰·관료 개혁 등을 주장하면서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한길 전 위원장은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만 따르는 것을 비판하면서도, 야권도 이와 다를 바 없다고 진단했다. 

    김한길 전 위원장은 "제1야당은 누구 당이라고 하고 제2야당은 누구 당이라고 한다"며 "미국의 공화당을 트럼프 당이라고, 민주당을 오바마 당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정치의 후진성, 정치 퇴행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것"이라며 "우리가 패권을 쥔 계파 사조직이 각 당을 장악하고 있는 정치현실을 방치하고, 구체제를 허물지 않고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건 요원한 일이다"고 지적했다. 

    김한길 전 위원장은 지난 2014년 민주당 대표 시절 '새정치 바람'을 앞세워 신당 창당을 추진하던 안철수 의원과의 통합을 끌어냈다. 당시 한명숙 전 대표를 비롯해 이해찬 전 대표, 문재인 대선 후보 시절을 거치며 난파 직전이던 민주당을 구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국민의당으로 몸을 옮긴 뒤 지난 4·13 총선 국면에서는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에 동조, '통합 논의 불가'라는 당론을 거스르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야권연대가 불발되면서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후 정치권에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로부터 9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김한길 전 위원장이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통합행보를 강조해왔던 김 전 위원장이 또다시 민주당과의 연대를 내세울지, 혹은 제3지대론의 중심으로 떠오를지 향후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김한길 전 위원장은 최근 정치권에 재점화된 개헌론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한 문제고, 시점의 문제"라면서도 "대선 전에 가능하다면 그것이 최선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