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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정치9단 박지원, 함정과 기회 구분 못하나

朴 "촛불민심-탄핵물결 한마디로 잘라버리는 무서운 공작정치"'야권공조'에 함몰, 당초 방침도 철회… 사라진 '대안정당'

입력 2016-11-29 18:30 수정 2016-11-29 20:24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가 전적으로 여야 간 협의에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야권은 문제해결을 위한 고민을 하기보다는 난제(難題)를 던졌다며 대통령을 맹비난하고 있다.

특히 '문제해결 정당'을 주창하며 출범했던 국민의당이 야권공조에 함몰된 나머지 민주당과의 발맞추기에만 급급하고 있어 '친문(親文) 2중대'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국회가 정한 일정과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박 대통령의 3차 담화문에 대해 "촛불민심과 탄핵 물결을 한마디로 잘라버리는 무서운 공작정치의 하나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자기가 책임지고 물러날 사람이 물러난다고 하면 되지 왜 자기 일정을 국회에서 해달라고 요구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은 '해산의 대상이자 책임의 대상, 어떤 의미에서 보면 박 대통령과 공모한 새누리당 지도부와는 얘기할 수 없다'며 대화를 거절한다"며 "국회에서 (대통령 퇴진 관련)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새누리당의 대표나 원내대표는 탄핵도, 무엇도 반대를 하고 일정을 조정하자고 요구를 하고 있다"며 "이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대통령이 국회에서 합의를 해오면 퇴진하겠다고 한다. 우리는 이 깊은 함정에 또 한번 빠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의원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박 대통령을 향해 "저렇게 정략적으로, 일말의 양심도 없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 대통령에게 망치도 작은 망치가 아니라 해머로 대가리를 맞아버리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다"면서 "(대국민담화는) 완전히 퉁치기고 꼼수기 때문에 우리는 탄핵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탄핵 추진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은 하야에 대한 언급 없이 국회에 그 책임을 떠넘겼다"며 "이것은 한마디로 탄핵을 앞둔 교란책이고 탄핵피하기 꼼수"라고 힐난했다. 

또한 "대통령이 국면을, 모든 책임을 모면하는 꼼수에 끝까지 매달리고 있다"며 "탄핵절차에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단일대오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 정국을 맞이해 여러 차례 국회에 공을 넘겼지만, 그때마다 야권은 대통령의 퇴진만을 강요하는 등 무능한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설상가상으로 여당도 분당위기까지 거론되며 내홍이 커지는 등 국정이 마비되는 초유의 비상사태가 도래했지만, 야권은 이러한 정국을 수습하기보다는 어떻게하면 주도권을 더 가져갈 수 있을지에만 매달렸다는 것이다. 

지난 8일에는 박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총리를 추천해줄 것을 제안했지만, 야권은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대통령 퇴진'을 위한 공조 강화에만 나섰다. 

당시 국민의당 박지원 위원장은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대해 "똥 싼 대통령이 우리보고 치우라고 한다"며 강도높게 비난하고, 총리 추천 제안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의 함정에 빠졌다"며 깎아내리기 바빴다. 

박지원 위원장은 당초 '선(先) 총리 추천, 후 탄핵'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민주당이 탄핵을 막무가내로 고집하며 역으로 자신을 비난하자 "국민의 분노가 대통령 탄핵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참는다"는 등 '야권공조'라는 방패 뒤로 몸을 숨겼다. 

'정치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위원장이지만 이번 정국에서는 자신의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민주당 패권세력과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지원 위원장이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맡긴다는 박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대안정당으로서의 면모, 향후 거국내각 구성에서의 지분 등 가져갈 수 있는 이점이 한두가지가 아님에도 민주당만 따라가다보니 모두를 놓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담화를 계기로 탄핵에 동참하겠다던 새누리당 비박(非朴)계에서도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친박(親朴)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총리인선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당초 박지원 위원장의 방침이었던 '선 총리 추천'도 관철시킬 수 있었다.

무엇보다 총선 당시 국민의당을 지지했던 중도층, 지금 새누리당에서 이탈한 보수층을 흡수할 수 있었으나 이를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탄핵은 탄핵대로 오는 2일 혹은 9일까지 진행하면서 충분한 논의를 할 수 있었으나 스스로 그 기회를 차단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예견했을까. 앞서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헌정치'를 이어가는 박지원 위원장을 비판한 바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10월 국민의당을 향해 "양당 사이의 조정자가 아니라 민주당의 충실한 2중대"라며 "어떤 때는 민주당보다 더 과격하고 좌파적인 선봉대 역할에 충실했다"고 신랄한 평가를 한 바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또한 "박지원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당이 과연 총선 민의를 잘 받들고 있는지 근본적 의문이 든다. 새정치가 아닌 구정치의 확대 재생산"이라고도 직격했다.

국민의당 김영환 전 사무총장도 지난 11일 "국민의당은 완벽하게 민주당의 2중대가 됐다. 민주당의 들러리가 돼있는한, 국민의당을 창당할 이유도, 존립할 필요도 없는 상태가 됐다"며 "이럴 때 인기가 없어도 당이 챙겨야한다"며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강경투쟁에 함몰된 '박지원 체제'를 질타했다.

한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이번 박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국민에 대한 대국민담화가 아니라 탄핵을 막기 위한 '대새누리당 담화'"라고 비난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박 대통령은) 퇴진 약속이 아니라 공을 국회로 넘겼다. 우선 압도적으로 가결이 예상되는 탄핵을 막고 본 것"이라며 "임기 단축 방법은 스스로 퇴진하거나 헌법적 절차에 의한 탄핵 뿐"이라고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2017 국민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서 "오늘 담화를 통해 위로받거나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를 들었다고 생각할 분은 없어 보인다"며 "대통령의 이번 담화는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데 턱없이 부족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국회에서 국회대로 헌법적 자기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며 탄핵절차를 예정대로 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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