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오락가락 행보에 朴 "요즘 너무 헤맨다"… 국민의당은 비대위 인선 놓고 혼선
  •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를 놓고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올리던 야당이 오히려 헤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영수 회담'을 꺼내 들며 더불어민주당과 교감이 있었다고 했지만, 우상호 원내대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마찰을 빚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정국에서 영수 회담을 놓고 야당 간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펼쳐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3당 대표와 대통령께 영수회담을 제안한다"며 "대통령은 먼저 대통령이 탈당하고 이 자리에서 거국내각과 개헌 등 현재의 모든 정치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고 밝혔다. 

    박지원 위원장은 영수회담과 관련, "오늘 아침 우상호 원내대표와 잘 이야기를 했다. 민주당도 저희와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철저한 야권공조로 앞으로의 정국 여러 가지 문제를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때가 되면 봐야겠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당과) 우리와 이야기된 것은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정리가 좀 돼야 할 것 같다"며 "지금은 이것저것 '국면전환용'으로 개헌 카드랑 거국내각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은 이번 '최순실씨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해 겉으로는 진상 규명이 철저히 규명되는게 우선이라며 공동 대오를 형성한 듯싶지만 내부적으로는 의견이 분분하고 방침도 오락가락한다는 분석이다. 

    더민주는 특검을 강하게 요구하더니 지난 28일 우병우 민정수석 등 문고리 3인방 등에 대한 경질을 요구하며 특검 협상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야권 대선주자들 중심으로 제기되던 '거국중립내각구성' 요구를 막상 새누리당이 수용하자 "새누리당은 거국내각을 말할 자격조차 없는 집단"이라며 돌연 맹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국민은 새누리당이 야권 인사를 맘대로 (총리 후보로) 징발하는 면피용, 국면가리기용 거국내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진상 규명을 할 수 있는 특별법에 의한 특검 도입 등 납득할 만한 조치가 있을 때 거국내각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더민주의 갈지(之)자 행보에 국민의당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민주당이 너무 헤맨다"고 꼬집기도 했다. 


  •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은 그간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특검 도입이나 거국중립내각 구성에 앞서 철저한 검찰 수사와 대통령의 탈당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 내부로는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비대위 의결 전날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통보하듯 추천하면서 안 전 대표의 소통부족·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병준 교수는 노무현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국민의당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박지원 위원장의 유임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현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위원장 후보에 오른 김동철 의원이나 김병준 교수로는 벅차다고 판단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박지원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한민국에 쓰나미가 덮치고 있는데, 우리가 비대위원장 선출을 위해 돛단배를 타고 쓰나미를 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당내 의견이 있다. 좀 더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