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는 보수' 강경한 목소리…"개성공단 철수도 결론적으로 잘한 일"
  •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6일 오후 부산대학교 국제관에서 '보수개혁'을 주제로 강연 정치를 이어갔다. ⓒ뉴시스 DB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6일 오후 부산대학교 국제관에서 '보수개혁'을 주제로 강연 정치를 이어갔다. ⓒ뉴시스 DB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진보·좌파세력이 비정규직과 약자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의원은 6일 부산대학교 국제관에서 진행한 강연에서 "우리 사회에서 진보라는 사람들은 민주노총과 한국 노총에 끌려가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의원은 "대기업·정규직 노조에 끌려다니면 제일 비참한 사람들을 우리가 보호하기 어렵게 된다"면서 "예컨대, 구의역 사건이 서울메트로에서 외주를 주면서 150만 원만 받고 위험한 현장에 내몰리다 생긴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른바 귀족노조가)높은 연봉을 받으면서도 위험한 일은 하청·재하청을 줘 결국 전봇대나 교각에 매달리고 철길에 서는 것은 외주·하청업체가 됐다"며 "노조 조직화가 돼 있어 보호를 받고 있는 노동자들은 보수당이든 진보당이든 그들의 이익을 위해 노동정책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동 문제에 있어 일방적으로 기업주의 편을 들거나 경영자의 편을 드는 부분이 있다면 반성하겠지만, 이른바 귀족노조가 형성하고 있는 카르텔에 대해서도 눈감아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경제 성장 하나는 유능했던 보수, 그러나…

    유승민 의원은 보수가 경제성장 하나는 유능했다고 술회했다. 유 의원은 버크가 '변화의 수단이 없는 국가는 보존 수단도 없다'고 한 말을 인용하면서 "오늘의 혁명이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면 오늘은 혁명적인 것이 내일은 보수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늦춰진 성장에 대한 대안으로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내세웠다. 우선 새로운 보수의 가치로는 헌법적인 가치를, 보수혁명의 철학으로는 공화와 정의를 내세웠다. 예전 왕에게 지배를 당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법의 지배를 받으면 사람의 지배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는 "보수는 민주, 자유, 시장경제, 성장만 봐오고 진보들은 국가의 개입, 규제, 평등과 복지만 이야기한다"고도 했다.

    유 의원은 선진국 보수당이 진보의 목소리를 받아들인 사례로 70~80년대 복지국가 황금기를 이끌었던 1950년대 정책들을 꼽았다. 대표적인 정책이 영국의 1942 베버리지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회보장제도와 1872년 비스마르크의 사회보장제도, 1945년 프랑스의 샤를 드골이 도입한 전면적 사회보장 제도가 그것이다.

    다만, 이 정책들은 후에 유럽병을 나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국의 경우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총리의 등장 이후 복지 감축에 나섰고, 이를 통해 '영국병'을 치료하고 경제적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을 받았다.

     

  •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강연에서 '귀족 노조'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안보에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뉴시스 DB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강연에서 '귀족 노조'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안보에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뉴시스 DB

     

    ◆ "저는 안보에는 엄청 보수적인 사람"

    이날 유 의원은 경제와 정치 전반을 폭넓게 다룬 강연을 이어갔다. 그러나 강연을 들은 학생들은 유승민 의원에 대해 안보에 관한 질문을 여러 차례 쏟아냈다. 강연이 끝난 뒤 그는 "부산대는 국방과 안보 문제에 왜 이렇게 관심이 많으냐"고 되물을 정도였다.

    현 새누리당 의원 중 경제 분야에 있어 가장 진보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유 의원을 향해 대학생들이 안보관도 이와 비슷한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으로 해석됐다.

    유 의원은 "저는 안보에 엄청 보수적인 사람"이라면서 대부분 안보·대북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북한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하면 선제타격도 해야 한다는 사람"이라며 "우리가 스스로 우리를 방어할 힘을 가질 때까지는 한미 동맹을 깨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전제했다.

    특히 그는 "북한이 5차까지 핵실험을 한 것은 1000 여기에 달하는 미사일에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핵탄두를 소형화해 언제든 쏠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우리를 향해 안 쏠 것으로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더민주 의원 6인 방중은 경솔하다고 본다"면서 "이왕 중국에 갔으면 중국이 잘못된 주장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고 일갈했다. 2년 전 자신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중국 측이 '안보는 미국과만 협력하고 돈은 중국에만 벌어간다'고 강변했는데, 더민주 의원들이 적절한 의원외교를 하지 못하면서 중국 측 주장만 대변하고 온 셈이 됐다는 설명이다.

    유 의원은 아울러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키로 한 결정에 대해서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북한이 신뢰할만한 집단이라면, 금강산 관광 당시 우리 국민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었겠느냐"면서 "남북관계에 문제가 터지면 거기 간 직원들이 억류돼 인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을 계속해왔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개성공단 정책은 유사시에 우리나라 국민이 거기가 있는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할 방법이 없다"며 "DMZ에 만든다든지, 서해안 섬을 통해 한다든지 하면 모르겠으되, 북한땅이라면 개성이든 나진·선봉 지구든 투자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치권에 큰 화두가 된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도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는 게 정치적으로 올바른 결정이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