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일본 문제, 국민에 설득했어야"…시기·절차 문제삼아
  •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한일정보보호협정에 대해 "예전부터 찬성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안보에 대해서는 사드 포대 2~3대 도입을 주장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피력해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한일정보보호협정에 대해 "예전부터 찬성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안보에 대해서는 사드 포대 2~3대 도입을 주장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피력해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한일정보보호협정에 대해 "저는 예전부터 찬성했다"고 밝혔다.

    국민정서상 민감한 현안인 한일정보보호협정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한 것으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낸 야당의 대응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유승민 의원은 18일 오전 서울시 반포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진행된 '서초 포럼'에 참석해 "한일정보보호협정에 대해 이미 32개 나라하고 체결한 것과 같은 것을 일본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핵 미사일에 대한 우리의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일본의 우수한 정찰 자산을 우리가 취득하고, 그 대가로 우리도 정보를 주니 필요가 있는 것"이라며 "저것 때문에 일본이 우리를 침략하고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일정보보호협정은 오는 22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18일 "당연히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일정보보호협정은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에서도 추진됐지만, 여론의 반대에 밀려 무산된 바 있다.

    야당은 반일(反日) 감정에 호소하면서도 한일군사보호협정을 맺어서는 안 되는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지난 16일 "받을 건 없고 퍼주기만 하는 한일군사보호협정은 결국 군사 대국을 꿈꾸는 아베 일본 정부의 우경화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될 것"이라면서 "연일 북한 핵과 잠수함에 대한 위험만을 강조하는 국방부는 정작 이번 협정으로 이런 위협이 상쇄될 수 있는지는 제대로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졸속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으로 일본의 군국주의 망령을 되살리려 하고 있다"면서 "이번 협정은 국민 누구도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17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과 국정교과서 강행은 국민의 분노를 저열한 정치놀음으로 희석하려는 반민주적 폭거"라면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군사정보 보호 협정이 타국의 군국주의를 불러올 것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과 달리, 우리나라가 맺고 있는 군사비밀에 대한 정보보호협정은 정부 간 협정 19개국, 국방부 간 약정 13개국으로 총 32개국에 달한다.

    정부 간 협정을 맺고 있는 나라는 미국, 캐나다,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스페인, 호주, 영국, 스웨덴, 폴란드, 불가리아, 우즈벡, 뉴질랜드, 그리스, 인도, 루마니아, 필리핀, 헝가리, 요르단이 있다.

    국방부 간 협정을 맺고 있는 나라는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파키스탄, 노르웨이, UAE, 덴마크, 콜롬비아, 벨기에와 더불어 NATO 기구가 있다.

    정부와 국방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본, 중국, 몽골을 포함한 11개국과 같은 협정과 약정을 체결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야당이 한일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려는 정부와 새누리당을 뚜렷한 근거도 없이 국민 정서에 기대 비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다만 유 의원은 "일본과 협정을 맺는 게 우리 국민 정서에 얼마나 예민하냐"면서 "왜 하필 지금 이럴 때 국민한테 충분한 설명도 안 하고 하자고 하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분명히 필요하지만 3년 내내 노로 일관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덜컥 발표하니 중도보수 성향의 사람들조차도 뭐 어떻게 저렇게 추진하느냐고 걱정한다"며 "전부에 찬성을 받으라는 게 아니다. 충분히 설명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