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 극우로…" 이정현 "그건 그분 생각"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같은 당 권성동 사무총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매끄럽지 않지만, 당이 빨리 화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복당 문제로 여당 내 계파 갈등이 다시금 촉발된 가운데, 이정현 의원이 중립적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정현 의원은 20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새누리당은 국회직 맡으면 당직은 다른 사람 맡게 하는 규정이나 관행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권성동 의원은 이번에 법사위원장이라고 하는, 상임위원장 중에서도 으뜸에 해당하는 매우 중요한 국회직을 맡았다"면서 "사무총장직은 당내에서 원내대표나 당 대표 못지않게 중요하고 일이 많아 두 개를 함께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끄럽지는 않지만, 122명의 국회의원 중에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분들이 있으니까 이 정도에서 당이 빨리 화합·통합하는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그는 "비대위는 민생과 당의 미래를 위해 힘써야 한다"면서 "당에서는 더 중요한 국민들이 원하는 문제 쪽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7일, 무기명 표결을 통해 7명의 탈당파 무소속 의원들의 '일괄 복당'을 결정했다. 친박계는 이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친박계는 김희옥 비대위원장이 정진석 원내대표의 '범죄' 발언을 듣고 '모욕감을 느꼈다'며 칩거에 들어간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친박계 의원 8명은 지난 17일, 의원회관에서 회동한 뒤,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과와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부적절한 언행을, 권성동 사무총장은 비대위원장을 적절히 보좌하지 못한 부분의 책임을 지라는 의미였다.

결국, 지난 19일 정진석 원내대표가 김희옥 비대위원장을 찾아가 '범죄'발언을 사과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당무 복귀를 전제로 권성동 사무총장을 교체하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하지만 권성동 사무총장은 반발하고 나선 상태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20일 오전 비대위 회의를 앞두고 취재진에 "이번 비대위원장의 사퇴 요구는 합리적 이유도 명분도 원칙도 없는 처사이기 때문에 도저히 사퇴할 수 없다"면서 "사무총장 자체는 비대위원회 의결로 임명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원장은 추천권만 있고, 실제 임명과 해임은 비대위의 의결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이 사무총장직을 둘러싸고 갈등에 휩싸인 이유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무총장직은 그 자체로도 당내 핵심 요직 중 하나로, 재정 부분 등 당의 많은 부분의 결정권을 쥐고 있다. 더군다나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전당대회준비위원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새누리당은 전당대회규정 당규 제12조 2항에 "(전당대회준비위원회)위원장은 사무총장이 되며, 위원은 사무총장의 추천과 최고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대표최고위원이 임명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이정현 의원은 당내 첨예한 계파 갈등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는 인물이다. 비록 당시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속하긴 했으나 호남 출신 의원으로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극단적 계파 갈등에서는 비켜서 있다.

그는 오는 8.27 전당대회에 당 대표 출마를 앞두고 있다. 때문에 원론적 입장을 통해 최대한 각을 세우지 않는 범위 내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그는 같은 자리에서 "김무성 대표가 '새누리당의 정체성이 극우에 가 있다, 중도로 옮겨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그분의 생각이다"라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복당 문제에 관해서는 "복당 문제는 일반 국민 관심 없지만, 당내로 보면 감정의 문제 있어 복잡한 문제"라면서 "비대위에서 결정이나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면 공당이 끌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