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맏형' '좌장'과도 교류 넓히고 靑과도 활발히 소통하는 역할 기대감 증폭
  •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17일 의원회관 친박계 3선~재선 의원단 회동 장소로 들어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17일 의원회관 친박계 3선~재선 의원단 회동 장소로 들어서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유승민 의원을 포함하는 '일괄 복당' 결정으로 야기된 새누리당의 위기 상황 속에서 김진태 의원의 역할에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난세(亂世)가 영웅(英雄)을 낳듯이 내홍 와중에 새로운 젊은 정치인이 부각되기를 바라는 시선이 김진태 의원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16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일괄 복당' 결정이 이뤄지자, 다들 어리둥절해 하고 있을 때 가장 먼저 개인 성명을 내서 유승민 의원 복당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로부터 파생된 흐름이 17일의 친박계 의원 회동까지 이어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진태 의원은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이번 '복당 파동'을 전후해서 당내 친박계의 움직임에 깊숙이 관여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여권 관계자들의 관측을 종합해보면, 김진태 의원의 최근 활약상은 단순한 '친박계 의원들 중 한 명' 'N분의 1' '원 오브 뎀(One of Them)'에 머물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진태 의원은 16일에도 이번 복당 파동과 관련해 JTBC 〈뉴스룸〉에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김진태 의원은 손석희 앵커의 적대적인 질문 속에서도 새누리당 주류가 이날 비대위 결정의 어떤 점을 문제삼고 있는지 논리적으로 잘 짚어냈다는 평이다.

    막판에 말문이 막힌 손석희 앵커가 "그렇다면 윤상현 의원의 복당은 괜찮은가"라고 꼬집었지만, 김진태 의원은 "윤상현 의원 또한 잘못이 있다면 복당 과정에서 사과와 성찰을 해야 한다"고 답해 공격의 포인트를 비껴가며 논리적인 일관성을 지켜나갔다는 분석이다.

    17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친박계 3선~재선 의원단 회동에서도 김진태 의원이 회동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맡았다. 재선 의원으로서 20대 국회에서 더 큰 정무적 보폭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하는 행보다.

    여권에서는 이를 계기로 김진태 의원이 단순한 친박계 초·재선 의원 중 한 명으로 머물기보다는 더 큰 역할을 맡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친박계 3선~재선 의원단 회동에서 "어제(16일) 복당에 반대하는 개인성명을 낸 뒤에 김희옥 비대위원장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보도를 접하고 내 반대성명 때문에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며 "정진석 원내대표 때문이라더라"고 토로했다. 아직 여권의 내밀한 움직임이 바로 바로 파악되지는 않고 있다는 뜻이다.

  •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17일 의원회관 친박계 3선~재선 의원단 회동 장소에서 김태흠·이장우·조원진 의원 등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17일 의원회관 친박계 3선~재선 의원단 회동 장소에서 김태흠·이장우·조원진 의원 등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보다 큰 정무적인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친박계 내부는 물론 청와대와 친박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자임하고 목소리를 조율하는 등 스스로의 역할의 공간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뜩이나 4·13 총선을 거치면서 당내 친박계 의원의 머릿수는 많아졌지만, 목소리는 되레 중구난방(衆口難防)이 됐다는 개탄이 나온다.

    이날만 해도 친박 3선~재선 의원들은 따로 회동을 가졌지만, 그 직전에 '친박의 맏형'을 자임하는 8선의 서청원 의원은 "여론수렴이 미흡했던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비대위의 탈당파 복당 결정을 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유철·한선교 의원 등 4~5선급 중진 의원들도 각자 목소리를 내면서 각각 특정인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 와중에 '친박의 좌장'이자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라는 최경환 의원은 정작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당의 불안정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총선을 거치면서 당내 최대 계파가 된 친박계가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짐작할 수 없다보니 이 자체가 당의 불안 요소고, 당이 주기적으로 위기 상황을 맞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 집권여당으로서 당청(黨靑) 간의 소통은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친박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각자 자기 목소리를 내다보니 어느 목소리에 청와대의 의중이 실려 있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전날 비대위의 일괄 복당 결정도 의결 직후에는 '청와대의 결단이 있었을 것'이라든지, 심지어 '김재원 정무수석의 첫 작품'이라는 평까지 있었다. 그러다가 나중에야 "청와대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더라" "김재원 수석도 자기도 놀랐다고 하더라"는 둥 180도 상황이 돌변했다.

    이러한 난맥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김진태 의원이 친박 재선급 의원들 뿐만 아니라 '맏형' '좌장' 등 중진 의원들과도 교류를 넓히고,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과도 활발히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김진태 의원과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은 각각 서울대 법대 83학번과 84학번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좀처럼 원활해지지 못하고 있는 당청 간의 소통에 있어서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김진태 의원만이 자임할 수 있는 역할일 것"이라며 "중구난방으로 나오는 친박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묶고 조율해서 내놓는 역할을 맡음으로써 재선 의원답게 자신의 정무적 역할 공간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