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기지, 해군장병의 만족도 높아‥"입·출항 편의성과 거주여건 좋아"
  • ▲ 강정마을에서 바라본 제주민군복합항 전경.ⓒ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강정마을에서 바라본 제주민군복합항 전경.ⓒ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편집자 주] 최근 남중국해 한 가운데에 있는 인공섬을 둘러싼 미·중간 갈등이 무력충돌위기로 비화되면서, 동아시아 전체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제주해군기지의 중요성은 역설적으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뉴데일리는 2015년 12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제주 민군복합항 내 해군 제주작전기지와 이를 둘러싼 강정마을을 살펴보고, 신속기동군 해병대를 급파할 수 있는 차기 수송함 '천왕봉함' 등 3편으로 구성된 기획취재를 통해 '21C 청해진'으로 불리는 제주의 중요성을 고찰하고자 한다.

    2015년 12월 22일 해군작전사령부 예하 제7기동전단은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하 민군복합항)내 제주작전기지(제주기지)로 이전하면서 역사적인 제주기지 가동에 들어간 바 있다.

    현재 제주기지에는 해군의 최강 전투함 세종대왕급(7600톤, DDG) 이지스함이 소속된 7전단, 93잠수함전대, 새로 창설된 9해병여단 등이 본격 운영중이다.

    6월 3일 청명한 하늘 아래 찾은 제주해군기지는 본 모습을 드러내며, 대한민국의 생명선인 남방 해상교통로 보호를 위한 ‘21세기 청해진’으로서 본격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

  • ▲ 3일 제주기지 함정 계류장에 정박된 해군 정예 이지스함인 '율곡 이이함'.ⓒ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3일 제주기지 함정 계류장에 정박된 해군 정예 이지스함인 '율곡 이이함'.ⓒ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필자는 국방부출입기자 자격으로 지난해 11월 제주기지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로 방문한 바 있어 이번 방문에서 제주기지가 촘촘히 정리되고 완성된 모습이 매우 반가웠다.

    제주해군기지는 미국의 하와이항을 롤 모델로 삼고, 15만톤 급 크루선 2척을 계류시킬 수 있는 부두를 가지고 있다. 이미 크루즈 계류장은 거의 완공된 상태다. 크루즈선이 본격적으로 기항한다면, 중국에서 제주로 오는 크루즈 관광객이 최대 3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뉴데일리 취재진은 '해군 제주기지 전대장 강동길 대령(해사 46기)'과 만나 기지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제주해군기지 군사시설 100% 완성·운용중
    -'동서남북' 어디를 가든 출동시간 가장빠른 곳은 제주기지

  • ▲ 3일 해군 제주기지 전대장 강동길 대령이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3일 해군 제주기지 전대장 강동길 대령이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민군복합항과 관련해 종합적인 진척상황과 현재 해군기지 완성도는? 

    "(기지관련) 군사시설의 경우 모든 공사가 종료돼 정상 운영 중이며, 크루즈부두 공사는 시공사(삼성물산) 주관 공사 완료 상태다 그러나 크루즈부두-터미널 이동시설은 완공되지 않았지만 제주도에서 주관으로 시공할 예정이다."

    "관광객이 이용할 크루즈터미널 공사는 제주도 주관 2017년 완공을 목표하고 있으며, 시공사(코오롱글로벌) 부지 정지작업중인 것으로 안다. 제주도 발표에 따르면, 2017년 4월 경 부터 크루즈선박 시험운항을 거쳐 7월부터 크루즈선박이 입항할 예정으로 내년 말까지 약 120여회 입항이 예약된 상태다."

    다시 해군기지로 이야기로 돌아가 기지창설 후 실시한 대표적인 훈련 사례를 체감할 수있게 자세히 설명해달라.

    "(해상훈련) 지난 3월 2일, 제주민군복합항 준공 계기로 남방해역 해양교통로 보호를 위한 대규모 해상훈련 실시했다.

    이지스함인 서애류성룡함(DDG)과 구축함인 문무대왕함(DDH-Ⅱ), 유도탄 고속함 한문식함(PKG), 해경함(해-506) 1척 등 수상전력과 잠수함 박위함(SS), 해상작전헬기(LYNX)ㆍ해상초계기(P-3) 등 입체전력이 참가해 미식별 선박 발견 후 차단기동과 승선검색을 실시하는 '해상차단작전'과 미식별 잠수함 발견 상황을 가정한 '대잠훈련' 등 해상교통로 보호를 위한 다양한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3월에 실시한 훈련으로 제주기지의 장점을 충분히 입증됐나?

    "훈련을 통해 우리 전력의 동서남북 어디든, 신속 전개가 가능케 됐고, 대한민국의 생명선인 남방 해상교통로를 보호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 또한 적의 후방 침투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민군 복합항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훈련도 있었지 알고 싶다.

    "해군제주기지전대는 2015년 12월 1일 창설 후 매월 전투의 날을 선정, 제주민군복합항 방호 위한 1박 2일간 전 장병 참가 훈련 실시해오고 있다.

    지난 4월28일과 29일에 실시한 제주민군복합항 통합항만방호훈련에는 군‧경 및 유관기관이 함께 현(現) 안보상황 관련 대비태세 확립과 임무수행능력을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 ▲ 3일 해군 제주기지 전대장 강동길 대령이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3일 해군 제주기지 전대장 강동길 대령이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민군복합항의 개항한 이후, 외국군 함정이 입항·방문한 사례도 있나?

    "민군 복합항이 초대형 크루즈선이 정박이 가능하기 때문에, 항공모함 입항도 가능한 규모지만, 아직 타국군 함정이 들어온 경우는 없었다.

    연합훈련차원으로 4월에 해군이 실시한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구조훈련의 강평장으로 제주기지가 선정됐지만 해군 내부사정으로 취소됐다."

    기지 전대장의 입장에서 제주기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

    "(해군과 해병대 등) 기동부대전력 수용과 작전전개 용이한 항만이라는 것과 한반도 해역의 지리적 중앙 위치해 북한의 위협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특히 남방 해역의 해상교통로 보호에 상당히 용이하고,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해양활동과 자원을 보호할 수있다는 점도 함께 꼽을 수 있다."

    제주민군복합항에서 뚜렷한 역할을 해내고 있는 여군은 몇 명이나 있나?

    "제주기지전대 여군 14명(장교 5명, 부사관9명)이 근무중이다. 그러나 남녀 구분없이 군복을 입은 한 사람의 군인으로서 묵묵하게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

    해군들이 '제주기지는 이것이 좋다'라는 점을 꼽아본다면?

    "제주기지는 함정 승조원들이 많이 들어온다. 그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데 첫째는 함장들이 좋아하는데, 출·입항이 타 기지에 비해 편리하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제주기지의 거주요건이 좋다는 평가인데, 신규로 들어선 아파트와 체육시설등 복지시설이 풍부하고 관광의 천국인 제주도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다. 주말에 함정이 입항하게 되면, 장병들은 주변 관광지를 가기 위해 외출을 많이 하고 있다."

  • ▲ 함정 승조원이 이지스함 옆을 지나고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 함정 승조원이 이지스함 옆을 지나고 있다.ⓒ뉴데일리 순정우 기자

    해군은 제주기지가 들어선 이후, 제주도민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특히 주변 강정마을의 반대도 아직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해군의 '갈등해소' 사례는?

    "지난 1월 1일 제주도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군함을 타고 바다에 나가 새해를 맞는 '해맞이' 행사를 실시해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정례화 된다면 제주도를 대표하는 새해맞이 문화행사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올해 초 제주도에 내린 32년만의 기록적인 폭설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가 일손 지원, 제설작업 등을 실시했으며, 강정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매월 1회 부대 의무대에서 대민의료 진료를 하고 있는데, 참여하시는 분들의 반응도 좋고 반대활동을 하는 어르신들도 많이 찾아오시기도 한다.

    강정마을 외 지역은 매월 1회 찾아가는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강정마을에 거주하고 계시는 어려운 이웃(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과 부대(서)별 일대일 매칭을 통해 봉사하는 한편, 군악대를 활용해 찾아가는 군악연주회도 추진중이다."

    제주민군복합항과 제주해군기지가 양립해 성공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해군의 제주기지 운용 청사진은?

    "21세기 청해진의 역할 수행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은 당연할 것이다. 지금의 상황을 해군 함정으로 본다면 '전력화'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함정이 최초로 조선소에서 진수 될 시 함정은 단순 철 구조물일 뿐이지만 여기에 함장을 비롯한 승조원들이 시운전을 하고, 장비를 길들이고, 닦고, 기름칠하고, 팀워크를 맞춰가며 함정에‘혼’을 불어넣는 전력화 과정과 비슷하다는 뜻이다.

  • ▲ 인터뷰 당일에도 해군 제주기지 정문 앞에서 기지 반대집회를 하고 있는 반대파 활동가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 인터뷰 당일에도 해군 제주기지 정문 앞에서 기지 반대집회를 하고 있는 반대파 활동가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사진기자


    이를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비로소 작전임무에 투입돼 제역할을 한다. 민군복합항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준공 또는 완성이 아닌 앞으로 단련의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기지전대장을 비롯한 장병 모두가 제주민군복합항이 진정한 21세기 청해진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민의 성원과 관심도 반드시 필요하다. 1993년 최초로 필요성이 제기된 후 22년이란 오랜 시간 갈등과 어려운 고비를 거쳐 완공된 중요한 민군복합항인 만큼 민과 군이 상생하고 화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인터뷰=순정우 기자·사진=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