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탈당 후 무소속 출마…이재만과 대결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둘은 23일 밤 당 내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성을 주고 받았지만, 직후 감자탕집서 화해의 술잔을 주고 받았다. ⓒ새누리당 박종희 사무부총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둘은 23일 밤 당 내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성을 주고 받았지만, 직후 감자탕집서 화해의 술잔을 주고 받았다. ⓒ새누리당 박종희 사무부총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지난 24일 오후 11시, 유승민 의원이 탈당을 발표하고 난 뒤 새누리당 지도부는 화해의 술잔을 기울이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직전까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성이 오간 것과 완전히 대비되는 모습이어서, 일각에서는 유승민 의원을 둘러싼 치열한 격론이 실은 보여주기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고위원들은 24일 새벽까지 서울 모처의 감자탕집에 모여 술잔을 기울이며 화해했다.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황진하 사무총장, 홍문표 사무부총장, 김학용 대표비서실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새누리당 박종희 사무부총장은 SNS에 현장 사진을 올렸다. 박 사무부총장은 "이것이 새누리당의 잠재력"이라며 "심야 최고회의에서 격론과 고성이 오갔습니다만 격의 없이 화해하고 총선승리를 다짐하는 자리였다"고 자평했다.

    사진 속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은 언제 고성을 주고받았느냐는 듯 환하게 웃고 있었다. 지난밤 최고위원회의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23일 밤,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의 공쳔 여부를 두고 친박계 최고위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 ▲ 새누리당 지도부가 한 데 모여 화해 하는 모습을 연출하자 박종희 사무부총장은 "새누리당의 정치 잠재력을 볼 수 있는 자리"라는 의견을 내놨다. ⓒ새누리당 박종희 사무부총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 새누리당 지도부가 한 데 모여 화해 하는 모습을 연출하자 박종희 사무부총장은 "새누리당의 정치 잠재력을 볼 수 있는 자리"라는 의견을 내놨다. ⓒ새누리당 박종희 사무부총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날은 유승민 의원의 거취가 결정되는 가장 중요한 날이었다. 후보자 등록일인 24일부터는 당적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같은 날 심야 최고위는 사실상 유승민 의원의 거취를 결정짓는 회의였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유승민 의원이 있는 대구 동구을에 무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공관위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고 맞섰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공천권은 어디까지나 공관위가 결정할 문제"라며 "폭탄 돌리기를 하는 게 아니라 우리는 유 의원 공천 문제에 아무런 권한이 없어 우리가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격론 끝에도 유승민 의원 지역구의 공천 문제를 결론을 짓지 못하자 김 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에게 "나는 유승민 의원으로 공천하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를 분명히 전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이전 비공개 최고위 때도 경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했었고, 유승민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했다"고 거듭 설명했다.

    그간 침묵을 지켜오던 김 대표의 이같은 말은 유승민 의원을 더 이상 지켜주기 어렵다는 말로 해석됐다.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하듯 당 지도부가 유승민 의원 탈당 발표 후에 사이좋게 화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새누리당의 공천결과는 친박근혜계와 친김무성계가 지역구 공천자를 양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앙일보〉에서는 이번 공천 결과에 대해 친박근혜계 130명, 친김무성계 100여 명이 공천됐다고 분석했다.

    결국, 일각에서 두 계파가 나뉘어 싸우던 것이 모두 쇼에 불과한 것이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유승민 의원은 결국 23일 밤까지도 공천자가 정해지지 않자, 결국 탈당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