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김태년에 말 아끼며 "정치신인 낮은 자세로 주민에게 어필하겠다"
  • ▲ 새누리당 윤춘모 성남 수정구 당협위원장을 지난 1일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에 위치한 성남 성결교회에서 만났다. 독실한 기독교인이기도 한 그는 성남 수정을 한마디로 "정이 있는 동네"라고 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윤춘모 성남 수정구 당협위원장을 지난 1일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에 위치한 성남 성결교회에서 만났다. 독실한 기독교인이기도 한 그는 성남 수정을 한마디로 "정이 있는 동네"라고 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청계천 이주민들이 정착해 삶의 터전을 일군 성남 지역은 분당이 개발되면서 큰 소외감에 빠졌다.

    옛날 성남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상권을 자랑했던 '종합시장'은 모란에 밀려 옛 영광을 잃었다.

    통합진보당의 본거지로 불리고, 이재명 성남시장의 무분별한 포퓰리즘 정책이 어우러지면서 지역개발은 성장동력을 멈췄고 지역 주민들의 정치관심은 멀어졌다.

    아직 야당세가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성남 수정에 사회복지 전문가가 '지역 일꾼'을 자처하며 나섰다. 태어난 뒤 지금까지 51년을 쭉 성남 수정에서 살았다는 새누리당 윤춘모 당협위원장이다.

    새누리당 윤춘모 당협위원장은 지난 1일 한 교회에서 기자와 만났다. 윤 당협위원장은 그 교회의 장로라고 했다.

    그는 자신을 사회복지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나왔지만,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석사를 밟았고, 이후 가천대학교에서 복지행정으로 박사를 밟으며 사회복지 전문가의 길을 걸어왔으며, 현재 경민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그는 기자를 만나 "사회복지란 일하지 못하여 우리사회에 소외되는 어려운 사람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려주는 것"이라며 "노동은 축복"이라고 전제했다. 주변을 둘러보면 일하고 싶어도 일 하지 못해 삶의 질이 뒤떨어지는 사람도 많다는 이야기다.

  • ▲ 윤춘모 당협위원장은 예비역 소령 출신이다. 그가 손에 낀 반지는 ROTC 반지라고 한다. 등록금을 위해 선택했던 길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윤춘모 당협위원장은 예비역 소령 출신이다. 그가 손에 낀 반지는 ROTC 반지라고 한다. 등록금을 위해 선택했던 길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그는 "어려운 사람 한 사람 한사람을 돕는 진실한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일자리가 없는 이들에겐 일자리를 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치 지도자라면 배고픈 사람들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줘야 할 것"이라면서 "이재명 성남 시장이 보여준 청년배당 같은 그간의 정책은 진짜 소외된 사람들을 방치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이재명 성남시장은 청년 1인당 분기별 25만원씩 총 연간 100만원의 '청년배당'을 지원하겠다는 정책구상을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윤 당협위원장의 발언은 이재명 성남 시장에 대한 정면 겨냥으로 풀이된다.

    그는 사회복지 전문가 답게 정치인이 해야할 '진짜 복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 사회의 소외된 약자를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선언한 국가기초생활보장제도는 사회복지계에서는 선별적 복지의 획기적 변화였다"면서도 "최근 무상 시리즈로 시작된 보편적 복지 논쟁은 한꺼번에 모든 복지 수혜가 주어지면서 필요 없는 부분까지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보편적 복지를 강조하면 진짜 소외된 사람들이 복지혜택에서 멀어지고, 혜택을 받는 사람들도 복지혜택의 소중함을 모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성남을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지역개발론도 꺼내놨다. 종합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상권 활성화에 힘쓰겠다는 복안이다.

    윤춘모 당협위원장은 "현재는 종합시장 땅의 일부가 임시주차장으로 쓰이는 등 열악한 상황"이라며 "제1 공단지역과 종합시장을 연결해 상권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해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가 이렇게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한 정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그의 인생 궤적이 녹아있다. 성남 수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 가난한 삶을 살았다고 했다. 고무신을 신고 다녀야 할 정도로 가난했지만 현재의 월드비전의 도움으로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천신만고 끝에 대학에 진학했지만, 고난은 끝이 아니었다. 학창 시절 운동화 한 켤레도 사회복지기관 등의 도움을 받아서 샀던 그에게 대학등록금이 있을 리 없었다. 고심끝에 ROTC 지원을 돌파구로 삼아 열심히 노력했지만 경쟁자에게 과 수석을 빼앗겨 ROTC장학생 선발에 탈락해, 학업을 중단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하나님이 도왔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였다.

  • ▲ 윤춘모 당협위원장은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정확한 소신을 밝혔지만 정치적 표 계산을 위해서 상대방 후보의 약점을 찾아내 꼬집는 네거티브는 지양하겠다고 했다. 이 전략은 새누리당 신상진 의원 (성남 중원)도 지난 4.29 재보궐 선거에서 채택한 바 있는 전략이다. 당시에도 그는 신상진 의원의 당선을 도왔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윤춘모 당협위원장은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정확한 소신을 밝혔지만 정치적 표 계산을 위해서 상대방 후보의 약점을 찾아내 꼬집는 네거티브는 지양하겠다고 했다. 이 전략은 새누리당 신상진 의원 (성남 중원)도 지난 4.29 재보궐 선거에서 채택한 바 있는 전략이다. 당시에도 그는 신상진 의원의 당선을 도왔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결국 그는 우여곡절 끝에 타 대학 1위 성적자의 포기로 인해 ROTC 장학생으로 선발되면서 학업을 지속할 수 있었다. 이처럼 끊임없는 노력속에서도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자수성가를 이뤘던 윤춘모 당협위원장은 "이제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다른사람에게 받은 빚을 정치라는 방법으로 갚을 것"이라는 소신을 드러냈다.

    한편, 그는 총선에서 경쟁이 예상되는 새정치연합 김태년 의원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현역 성남 수정의 지역구 의원인 김태년 의원은 호남 출신이지만 성남에는 연고가 없다. 게다가 정치적으로는 친노로 분류 된다. 호남에서 이주해온 주민의 비율이 높은 성남에서는 불리한 조건이다. 따라서 최근 호남 민심의 이반이 이번 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 됐다. 여러모로 불리한 조건을 안고 있었던 그가 수정을 기반으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17대 총선 당시 故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문이었다.

    윤춘모 당협위원장에게 유리한 정치지형이 펼쳐지고 있지만 그는 말을 아꼈다. 다만, "당장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기 보다 지역주민 한 명에게도 진심을 다하는 정치인이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과 총장과 교수사이로 가깝지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계속 외쳐온 '지역일꾼론'에도 부합하는 캐릭터로 평가받는다. 다른 지역 총선 주자들과 달리 경선과 공천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 않은 이유다.

    정치신인이지만 18대 총선 때 신영수 전 의원의 유세단장을 맡아 국회의원으로 당선 시키는데 일조한 윤춘모 당협위원장. 만만치 않은 선거 내공을 보여준 그가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나서 20대 국회에서 진짜 을(乙)을 위한 정치를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