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새정치민주연합 비노계 의원들이 문재인 대표의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제의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여 주목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의원들이 일제히 라디오에 출연해 이른바 문-안-박 연대 제의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18일 광주 조선대 특강에서 "안철수 의원, 박원순 시장과 내년 4월 총선까지 임시지도부를 구성했으면 한다"면서 호남 민심 끌어안기를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새정치연합의 비주류가 당초 요구했던 통합전당대회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논란이 일었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전 대표는 "문 대표께서 실현 불가능한 해법을 제시해서 혼란과 분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안철수 전 대표나 박원순 시장이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안철수 대표는 약 두달 전부터 자기가 요구하는 것에 대한 응답 한마디가 없고 전화 한 통 없이 언론을 통해 제안을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라며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법적으로도 시장업무를 하면서 총선에 개입하는게 불가능하지만, 응해놓고도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는다면 곤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새정치연합을 심판하겠다는 구호로 당선된 천정배 의원이 과연 통합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남아있다"며 "문재인 대표가 당 대표로서 당 내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고 해결방안도 옳은 방향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표의 제안이 '국면전환용'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간벌기다라는 지적도 있지만 아무런 소통도 없이 당을 운영하면서 최고위원회를 무력화시키는 것에 불만이 많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통합선대위를 구성하는 것을 최선의 방안으로 꼽았다.
박 전 대표는 "손학규 전 대표가 (통합선대위를 구성하면서)새정치연합에 손을 보태주면 좋지만 지금은 그럴 입장이 아닐 것"이라며 "문 대표가 자꾸 나눠먹기가 된다고 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공격했다.
새정치연합 문병호 의원도 안철수 의원의 심중을 "대단히 실망했다"고 전하면서 "이젠 정나미가 떨어져 (새로운 것을) 제안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병호 의원은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간 결합을 모색하는 의원 모임인 7인회(강기정·김태년·우상호·최재성·문병호·최원식·정성호)의 멤버 중 하다.
특히 문 의원은 지난 2.8 전당대회 때 안철수 전 대표가 지원유세를 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의중을 잘 알고 있으리라 짐작되는 이유다.
문병호 의원은 "문 대표의 제안은 진정성이 전혀 없는 대국민 홍보용 제안"이라며 "아직도 남의 탓을 하고 책임 전가를 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그는 문재인 대표가 지난 18일 당 내 갈등 상황을 공천 지분을 챙기기 위한 흔들기로 규정한 것은 크게 잘못된 이야기라고 단언했다.
문 의원은 "제가 무슨 공천받기 위해서 지금 이러는 것이냐"면서 "당을 위해, 총선 승리를 위해 공헌하는건 생각지 않고 대표 흔들기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독선적 태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문재인 대표가 제안을 한 이유를 추측해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대선 주자들을 전면에 내세우자는 포석으로 읽힌다"면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으면 진전이 안된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으로 새누리당은 한나라당 당시 천막당사를 치고 당의 색깔을 바꾸거나 반바지를 입는 등 '쇼'라고 보일 정도로 과감한 변신을 해왔지만 새정치연합엔 그런 태도가 부족하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도 "문재인 대표가 어느 한쪽이 옹졸한 사람이 되게 하는 방식으로 소통할 것이 아니라 서로 충분히 논의를 해서 프로세스가 공유된 상태에서 누가 발표할지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재인 대표의 이번 제안이 비노계에 오히려 위협적인 제안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며 "대선후보를 싹쓸이 하는 문재인 대표의 연대 구상이 현재로써 대선주자가 없는 비노계의 아킬레스건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읽힐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