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거듭 과거사 문제 압박...아베, TPP 별개로 3국 FTA 추진
  • ▲ ·1일 청와대에 모인 한-일-중 정상이 3국 공동번영을 기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 ·1일 청와대에 모인 한-일-중 정상이 3국 공동번영을 기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한-일-중(韓日中) 3국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세 나라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는 점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Nuclear disarmament) 목표를 확고히 견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한 앞으로도 남북 관계의 의미있는 진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면서,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일본과 중국은 한반도 분단을 평화적으로 극복하려는 우리의 노력과 정책을 지지했다.

    특히, 3국 정상은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의 재개를 높게 평가하고 앞으로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경제분야에서는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3국 자유무역협상(FTA) 추진을 가속화하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경제통합과 관련한 주요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3국 FTA는 지난 2012년 11월 3국 통상장관회담에서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8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지만, 상품·서비스·투자 분야에서의 이견으로 인해 본격적인 양허협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한-일-중 정상회의' 직후 춘추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의장국 대표로서 정상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박 대통력은 "3년 6개월 만에 개최된 이번 정상회의에서 3국 협력 관계가 복원된 점이 의장국으로서 뿌듯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정상회의에서 주요 지역 분쟁에 관한 이야기를 깊게 논의하고 동북아 평화를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고 밝히며 5개 분야 협력 방안을 공개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동기자회견 주요 발언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오늘 회의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개 분야 협력방안에 대해 합의하였습니다.

    첫째, 3국 협력의 제도화를 통해 동북아 역내의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 나감으로써 동북아 평화 협력을 구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3국 정상회의를 정례화 하고 3국 협력 사무국의 역량을 강화하며 3국 정부 간 협의체를 확대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아베 총리와 리커창 총리는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높이 평가하고 환영하였으며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데 동의하였습니다.

    또한 원자력 안전과 재난 관리, 보건, 환경 등의 분야에서 협력의 습관을 축척하여 상호 신뢰를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둘째, 동북아 지역에서의 공동 번영을 위한 경제 사회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하였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3국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습니다.

    3국 간 FTA협상을 가속화시키기로 하였으며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의 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전자상거래와 보건·의료·문화·콘텐츠 등 신산업 부문 협력을  추진하기로 하였으며 창조경제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하였습니다.

    셋째, 금년도 글로벌 의제 중 가장 중요한 지속가능 개발 의제의 이행과 12월 UN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와 관련 대기오염 및 황사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와 고위급 북극 협력 대화 신설에도 합의를 하였습니다.

    넷째, 그간 3국 간에 가장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어 온 인적, 문화적 교류를 대폭 확대하기로 하였습니다.

    캠퍼스 아시아, 청년 모의 정상회의 등 각종 교류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하기로 하였으며, 3국 간 관광 교류를 더욱 촉진해 나가는 등 3국간 인적, 문화적 교류를 더욱 확대하기로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역 및 글로벌 차원 및 다양한 도전에 보다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과 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확고히 견지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의미 있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아울러 아베 총리와 리커창 총리는 남북 간 신뢰 구축과 교류 및 협력 강화를 통해 분단을 극복하고자 하는 관련 구상을 높이 평가하였습니다.

    지역 협력과 관련해서는 ASEAN+3, APEC, G20 등 다자협력체에서의 협력을 지속 강화하고, 지역 경제 통합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으며, 불확실한 세계 경제 금융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테러리즘과 폭력적 극단주의 등 국제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에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였습니다.

    올해는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 대한민국 광복 70주년이자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이러한 뜻 깊은 해에 3국 정상회의를 열고 3국 협력 체제를 정상화 시킨 것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큰 걸음을 내딛은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저는 이번 정상회의가 3국 간 교류와 협력을 더욱 강화시키고 더 나아가 3국의 양자관계 개선에도 기여하는 촉매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 ▲ 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일-중 3국 정상회의 모습. ⓒ뉴데일리
    ▲ 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일-중 3국 정상회의 모습. ⓒ뉴데일리

    다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아베 총리는 "북한에 대해서 일본에게는 최중요 관계인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 제가 양 정상에게 강하게 호소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지역정세에 관해 (북한이) 도발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그리고 6자회담의 공동성명을 준수하고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3국이 공조해 북한에 강하게 촉구하는 것을 정상 차원에서 확인할 수 있었음은 커다란 성과"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한-일-중 정상회담의 의미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이니셔티브를 통해 3년 반 만에 정상회의가 개최된 것은 3국과 (동북아) 지역에 있어서 획기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 총리와 흉금을 터놓고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상당히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고, 3국은 경제적으로도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커다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3국 FTA 추진에 대해선 "아태 지역에서 자유롭고 공평한 경제권을 만드는 야심적인 방안인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 얼마 전 잠정 합의에 이르렀습니다마는, 저는 일-한-중 FTA에 관해서도 포괄적이고 또 하이레벨 협정을 조기에 타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과거사 문제를 놓고 아베 총리를 압박했던 리커창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에서도 다소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리커창 총리는 "우리는 역사를 비롯한 민감한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하는 데 대해 합의해고, 3국 협력과 양자 관계를 모든 분야에 있어서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3국은 과거를 총정리하고 서로 마주보면서 걸어가며 정치안보와 경제발전의 두 바퀴를 같이 돌린다는 큰 방향을 잘 파악하고, 대화협력으로 안전발전환경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리커창 총리는 "3국 협력 프로세스가 지난 3년 동안 방해를 받았는데 우리는 3국 협력체제, 3국 정상회의 체제가 다시 파장이 생기는 일을 원하지 않고 양자관계와 3자 관계에 있어서 우여곡절이 생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는 3국 협력 체제 중단의 책임이 일본 정부에 있다는 점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3국 정상회의는 2008년부터 매년 개최되다가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싸고 영토분쟁을 벌이면서 2012년 5월 베이징 회의를 끝으로 중단됐다.

    리커창 총리는 이러한 문제점을 거듭 지적하면서 일본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여주지 않을시 어렵게 복원된 3국 협력 체제에 다시 파열음이 생길 수 있다고 거듭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3국간 경제협력과 관련해서는 "중-한-일 3국 경제구조가 상호 보완적이고 국제 생산능력 협력에 있어서 아주 큰 잠재력이 있는데, 3국은 각자의 장점을 결합해서 중대한 인프라, 프로젝트, 기계, 건축재료 등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3국은 국제시장에서 서로 악성적인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강자 간에 협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리커창 총리는 "중-한-일 3국은 동아시아 3대 경제체이자 지역경제 발전의 기관차로, 그런 의미에서 지역경제성장, 지역금융안정에 있어서 주춧돌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중-한 FTA의 조기 발효를 추진시키고 중-한-일 FTA와 RCEP 협상에 박차를 가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