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현 남성 성추행 사건' 선고기일 취소..11월 11일 변론재개배상명령신청한 피해자 이OO, 위자료 받기 위해 '법정 출석' 결심

  • 남자 대학생의 성기를 만진 혐의(준강제추행)로 불구속 기소된 뮤지컬 연출가 백재현(45)의 선고 공판 기일이 하루 전 날 갑작스레 연기 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형사부 재판부는 23일 "당초 오후 2시에 열기로 했던 선고기일을 연기, 오는 11월 11일 변론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며 관련 내용을 홈페이지에 고지했다.

    법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최성국 검사가 제출한 '변론재개신청서'를 담당 재판부가 받아들여 이튿날로 정해졌던 선고 공판을 취소하고 다음 달 변론기일을 다시 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단순한 '기일 변경'이 아닌, '변론 재개'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차기 공판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

    이와 관련, 한 법원 관계자는 "선고 기일 직전이라도 새로운 증거 등이 발견돼 변론을 재개할 필요성이 있으면 얼마든지 연기가 가능하다"며 "아마도 검찰 측에서 변론을 보강할 계획을 갖고 있는 듯 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법원은 22일 오후 담당 검사와 변호인 측에 변론재개가 확정됐다는 고지서와 함께 '증인지원절차신청(안내)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인지원절차'는 증인이 법원에 들어오면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대기하다 공판 시간에 맞춰 법정에 들어오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때 증인이 이용하는 통로는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인의 신상노출을 꺼려하는 유명 인사나 미성년자 등이 주로 증인지원절차를 신청하고 있다.

    법원이 '증인지원절차신청서'를 교부했다는 건, 변호인 측에서 사전에 증인지원제도를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음을 의미한다.

    결국 검찰이 공판 직전에 변론재개를 요청하고 나선 이유는 피해자이자 고소인인 이OO씨가 법정에 출두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에 '배상명령신청'을 했던 이OO씨는 "위자료를 받기 위해선 원고가 직접 나와 당시 피해 상황을 진술해야한다"는 재판부의 당부에도 불구, 결심 공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의문을 자아낸 바 있다.

    당시 이OO씨의 법률대리인은 "원고가 법정에 출석해 피해 진술을 하려고 했으나 신상이 공개될 것을 염려한 나머지 나오질 못했다"며 "'비공개 재판'을 받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이마저도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어 포기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피해자인 이OO씨가 '증인 출석'을 거부함에 따라, 사전에 신청한 '배상명령'이 채택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 상태였다.

    이에 따라 원고 측 법률대리인은 이씨가 법정 출석은 하되, 신상 노출은 최소화할 수 있는 증인지원제도를 신청한 것으로 추정된다.

    법원 측에 따르면 제2형사부는 오는 11월 11일 오후 4시 30분에 차기 공판을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측이 증인지원절차를 밟기로 함에 따라 이날 이씨는 증인지원관과 함께 일반인의 접근이 차단된 통로를 통해 증언대에 오를 전망이다.

    단, 이날 열리는 재판이 '공개 심리'로 진행될지는 미지수. 사전에 증인지원절차를 신청한 이씨가 '법정 증언'마저 공개를 꺼려할 경우, '관계자 외 방청객'을 내보낸 상태에서 피해 진술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 백재현은 지난 5월 17일 오전 3시경 종로구 명륜동 소재 OO사우나에서 잠들어 있는 대학생 이OO씨의 성기를 손으로 만진 혐의(준강제추행)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조사에서 백재현은 이씨를 추행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깨어날 당시 자신이 어떤 일을 벌였는지 모를 정도로 만취한 상태였다며 고의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결국 준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백재현은 지난 7월 10일 1심(형사13단독) 선고 공판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교육 4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징역 6개월'을 구형한 검찰은 "백재현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를 제기한 상황.

    1993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백재현은 <개그콘서트>, <폭소클럽>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다 2001년부터 뮤지컬 감독으로 전향, 메디컬 뮤지컬 <루나틱>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지난 2002년 자신의 오랜 팬과 결혼했던 백재현은 2년 후인 2004년 11월 이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