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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통합 야권 신당 출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김민석 새시작위 의장, 중도개혁·민생실용 신당 박주선 의원, 신민당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사진 왼쪽부터)는 30일 야권 신당 통합을 위한 원탁회의를 주제로 광주KBS에 출연해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 ⓒ뉴데일리 정상윤·이종현 기자
야권 신당 추진 세력들 간의 통합 움직임이 추석 연휴 기간을 거치며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본격적인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 테이블 구성에 구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통합신당의 규모도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주요 주체들은 추석 연휴 기간 중 물밑 접촉을 벌여 원탁회의 구성과 공동사무소 개소에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 가장 정보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신당 추진 세력들이 '함께 하자'는 의미에서 각자 인력을 파견하고 사무실도 함께 운영하는 '12인 위원회' 구성 논의가 진행됐다"며 "신당 창당 통합을 위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확인했다.
지난 6월말에도 "당내 최소 4개 그룹에서 분당 및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개한 박지원 전 대표의 발언이기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야권 신당 통합 움직임에 대한 신빙성 있는 발언이 공개되면서 그 파급 효과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주요 신당 추진 세력들은 '12인 위원회'라는 구체적인 명칭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도, 원탁회의 구성 등 야권 신당 통합을 위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았다.
중도개혁·민생실용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박주선 의원 측 관계자는 "(신당을) 합쳐야 되는 것 아니냐는 컨센서스는 있다"면서도 "위에서 합의가 돼야, 밑에서 실무진들끼리 '○인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민당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측 관계자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면 다 모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어떤 자리가 됐든 간에 좋은 자리에서 좋은 의견을 나눌 수 있다면 함께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12인위원회'는 실무진 선에서는 아직 전해들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도균 대변인은 "서로가 원탁회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가 오고 가서 구체화될 것"이라면서도 "어떤 세력들이 어떻게 해서 원탁회의를 만들자고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고, '12인'이라는 이야기는 솔직히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천정배 의원 측 관계자는 "(이른바 12인위원회에 대해) 전혀 듣지 못했다"며 "(원탁회의 구성을 위한 공감대 형성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는 전해들은 바가 없다"고 거리를 뒀다.
야권 신당 통합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게 됨에 따라,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주요 정치인들의 보폭도 커지고 있다.
박주선 의원은 지난 28일 동교동계 전직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열고, 탈당 등 최근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동교동계 전직 의원들은 박주선 의원을 향한 적극적인 지지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영 전 지사 역시 내달 1일 동교동계 인사 20여 명과 대규모 오찬 회동을 갖는다. 박준영 전 지사도 이 자리에서 동교동계 인사들을 상대로 야권 신당 창당 움직임과 향후 로드맵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도개혁·민생실용 신당의 박주선 의원과 신민당 박준영 전 지사, 민주당 새로운시작위원회의 김민석 의장은 30일 저녁 10시부터 광주KBS 〈시사토크 뉴스 속의 사람들〉에 공동 출연해 야권 신당을 주제로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
이처럼 통합된 신당 출범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배경으로는, 호남 민심이 새정치연합과 문재인 체제에 대해 더욱 부정적으로 변화했으며 야권 정치인들이 추석 연휴 기간 중 이를 캐치해냈다는 점이 꼽힌다.
박주선 의원은 지역 유력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추석 기간 중 접한 민심에 대해 "열이면 열 모두 '탈당을 너무 소신있게 잘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미 인연이 끝난 당이다' '신당을 꼭 만들어서 지역민의 목소리를 전달해달라'며 응원해줬다"며 "지역민이 원하기 때문에 신당을 만들어서 부름에 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천정배 의원도 "개혁적인 전국 정당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는 시민들이 '이번이 좋은 기회다' '어렵겠지만 잘해라'라고 응원해줬다"며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줘서는 안된다는 국민들의 문제의식과 기대에 걸맞은 신당 창당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영 전 지사 측 관계자도 통화에서 "지역민들이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희망마저 잃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현재의 정부·여당과 기존 야당으로는 이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신당이 나타나는 것을 지지하는 것이 민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신당파 뿐만 아니라 새정치연합에 남아 있는 잔류파 역시 호남 민심의 악화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추석 연휴 기간 중 광주를 방문해 지역 광역의원들을 만나 여론을 수렴한 새정치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은 "광주 민심이 지난 4·29 재보궐선거 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더라"고 혀를 내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전 대표도 "이번 추석 민심은 문재인 대표와 헤어져 갈라서라는 요구가 강하고, 당대표 경선 당시보다 여론의 악화가 아주 심하다"며 "목포에서 8년째 활동하지만 이번 추석만큼 시민들이 노골적으로 새정치연합과 갈라서라고 요구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른바 12인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분열에 앞장설 생각은 없지만 '나가라, 탈당해도 좋다'는 식이면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미래에 내가 어디에 서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만약 흩어지자고 하면 우리가 주인인데, 뿌리인데 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고, 내가 나가면 창당은 커질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같이 호남 민심이 야권 신당 탄생을 강하게 견인하는 추동력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꼭 '12인위원회'라는 명칭이 아니더라도 원탁회의는 조만간 구체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다.
야권 관계자는 "호남 민심이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고, 새정치연합 문재인 체제에 대해서 완전히 돌아선 상황"이라며 "대안이 나타나면 확 쏠릴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민심에 부응하는 야권 신당 창당을 위해 원탁회의를 구성하는 발걸음이 생각보다 빨라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