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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제공
올시즌 매 경기마다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한화 이글스가 또 다른 극장을 개봉했다.
지난 26일 2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정규시즌 14차전에서 한화는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삼성에 10대 9로 승리를 거뒀다.
한화는 6회까지 3대 8로 뒤지고 있었지만 6회 김회성의 3점 홈런, 7회 김경언과 폭스의 홈런과 함께 연장 11회말 김태균의 끝내기 안타로 리그 선두 삼성에 대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결과 못지 않은 극적인 재미가 있었다.
먼저 안영명이 한 명의 타자도 처리하지 못하고 6안타 5실점하며 물러났지만 김기현, 송창식, 박정진, 김민우, 권혁 등 불펜진이 삼성의 타선을 막아냈다. 특히 김민우는 9회 동점타를 허용했지만 5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드라마의 중심은 제이크 폭스였다. 폭스는 2회 대타로 출전해 6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그중에는 홈런도 있었다. 특히 폭스는 7회부터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책임졌다. 폭스와 호흡을 맞춘 김민우와 권혁은 삼성에 1점만을 허용했다.
폭스의 포수 출전은 여러가지로 화제가 됐다. 지난 2004년 한화의 엔젤 페냐가 4월 24일 대구 삼성전에서 한 경기 출장한 게 외국인 포수 최초의 기록이다. 이어 지난해 비니 로티노가 20경기에 포수로 나섰으며, 선발 출전 경기도 12회나 된다.
폭스는 지난 2003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73순위로 시카고 컵스에 지명됐는데 당시 포지션이 포수였다. 인터뷰에서도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 맡았던 포지션이 포수이고, 포주 포지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포수 폭스는 큼직한 체격으로 투수들에게 안정감을 줬다. 또한 큰 체격임에도 민첩한 몸놀림과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11회 박한이의 도루를 잡아내기도 했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폭스의 활약은 눈부셨다.
8월들어 한화는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5위 싸움도 힘에 겨워 보일 정도로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폭스가 타격은 물론 포수에서도 깜짝 활약을 선보이면서 지친 선수단은 물론 팬들에게도 새로운 활력을 선사했다.
한화가 폭스라는 새로운 약성분을 투여하며 더욱 중독성 있는 '마리한화'로 거듭날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