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동요나 혼란 없이 차분하게 일상생활에 임해주신 국민들의 성숙한 대응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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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새벽에 이뤄진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에 대해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화의 문을 열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밝힌 메시지를 통해 "북한이 확성기를 통한 심리전 중단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흔들림 없이 원칙을 준수하면서 회담에 임해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각종 도발로 끊임없이 우리 국민들의 안위가 위협 받아왔는데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끌고 가지 않기 위해서는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군을 믿고 큰 동요나 혼란 없이 차분하게 일상생활에 임해주신 국민들의 단합되고 성숙한 대응이 당국자 접촉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이번에 남북이 합의한 구체적인 사업들이 후속회담 등을 통해 원활하게 추진돼 남북 간 긴장이 해소되고 한반도 평화와 발전을 위한 전기가 마련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분단으로 인한 이산가족의 고통부터 치유하고 남과 북이 서로 교류하고 민간활동이 활발해져서 서로 상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에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 행위에 유감을 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이 앞으로 남북 간에 신뢰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국의 한반도전문가들은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손을 확실히 들어줬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24일(현지시간) "이번 합의는 리더십과 결의, 집요함, 군사력, 외교력을 아우르는 한국 정부의 개가(凱歌)이며, 이는 내가 희망해왔던 것의 전부이자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북한이 이번 지뢰사건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일지가 회의적이었지만 이번에 합의된 내용은 북한이 지뢰사건의 배후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동북아 선임연구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결국 물러섰다는 것으로, 한국은 굳건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외교적·군사적 자산을 사용하면서도 '오버'하지 않았다"고 호평했다.

    더글러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연구원은 "한국이 수완을 갖고 우위를 점한 협상이었으며 특히 대북확성기를 평화를 추구하는데 이용한 것은 기적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의 의견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이번 합의문에 구체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이 명시되지 않은 점을 두고 정부의 협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한 확성기방송을 중단한다? 이게 재발방지 약속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북한의) 사과도 없고 반성문도 없다. 합의문 그 어디에도 다신 이런짓 안하겠단 말이 없다. '한대 더 때리면 앙~하고 울꺼다'로밖에 해석 안 된다. 이번 우리 협상 대표들은 참 장한 일을 했다. 북한 대표들이 처형되지 않게 했으니까"라고 협상 내용을 비꼬았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정부의 노력은 높이 평가하지만, 김관진 안보실장이 합의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뢰도발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고 합의문과 다른 발표를 한 것은 결과에 대한 왜곡일수도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