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항목은 △의정 활동 △공약 이행도 △선거 기여도 △지역구 활동 △다면 평가 △지지도 여론조사
  • ▲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가 19일 8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가 19일 8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가 8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번 안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6가지 평가 기준으로 의원들을 평가한 후, 하위 20%에게는 20대 총선에서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방안이다. 의원들 사이에선 8차 혁신안이 공식 발표되기 전부터 공천 배제 방식이 포함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의원들 간의 공천 경쟁이 심화되고, 비교적 고평가 받기 힘든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향후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공천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분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날 시도당위원장들이 주승용 의원의 최고위원직 복귀를 촉구한 것이 공천 평가와 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혁신위원회 김상곤 위원장은 19일 8차 혁신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이번 혁신안의 내용이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구성 방안인만큼, 20대 총선의 원칙과 목표를 천명하면서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기존의 공천은 계파의 이익을 대변한 면이 있었는데, 이는 당내 갈등을 일으켰고 국민적 실망으로 이어졌다"며 "20대 총선에서 혁신위의 1원칙은 국민의 참일꾼을 선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위가 내놓는 새로운 시스템공천은 '실력', '도덕', '정체성'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가 새정치연합에게 요구한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성원들은 민생을 해결하는 국민의 참일꾼으로 거듭날 것 △국회의원들은 계파와 기득권, 개인의 이익이 아닌 선당후사, 백의종군, 결초보은을 결단할 것 △도덕성에 문제있는 자는 스스로 책임지고 당은 관용없는 결단 내릴 것 △분열과 갈등 조장하고 당의 정체성을 해치는 자는 제외시킬 것 △시스템공천은 국민의 요구임을 명심할 것 등을 전했다.

    나아가 "선출직공직자들은 선거로써 심판을 받는다고 말하는데, 선거 때 포장된 이미지는 민생을 해결하는 일꾼과 개인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정치인을 구분할 수  없게 한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를 통해 기득권 정치인을 엄정히 구분코자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위가 설정한 국회의원관련 교체지수 평가항목은 6가지로 △의정 활동 △공약 이행도 △선거 기여도 △지역구 활동 △다면 평가 △지지도 여론조사 등이다.

    평가 반영 비율은 지역구 의원의 경우 지지도 여론조사 35%, 의정활동, 공약이행평가 35%, 다면 평가 10%, 선거 기여도 평가 10%, 지역구 활동 평가 10%다. 비례대표는 의정 활동과 다면 평가만 해당되며, 평가 결과 하위 20%는 공천에서 배제되는 방식이다.

     

  • ▲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 김상곤 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 김상곤 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한편 혁신위가 '공천 물갈이'를 공식 선언하기 직전, 이를 의식한 듯한 일부 의원들이 당에 헌신하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지난 18일 전국 17개 시도당위원장들이 주승용 의원의 최고위원직 복귀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주승용 의원은 지난 4·29 보궐선거 이후 계파 갈등속에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이후 내홍을 진정시켜야 했던 문재인 대표는 주 의원의 복귀를 설득했지만 좌절한 바 있다. 연달아 당차원의 요청과 김상곤 위원장까지 가세했지만 주승용 의원을 데려오지는 못했다.

    사실상 혁신위원회가 구성된 것이 당내 계파 갈등으로 인한 지지율 저하가 큰 이유인만큼, 김상곤 위원장도 주승용 의원을 최고위로 복귀시켜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시도당위원장들의 이번 요구로 주승용 의원이 복귀한다면, 김 위원장은 이들에게 후한 평가를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시도당위원장의 대표로 '주승용 의원, 최고위원직 복귀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한 강창일 의원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것(시도당위원장들의 요구)까지 거부하면 본인도 안좋다"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홀 몸은 아니잖나…"라고 했다. 이는 주승용 의원의 최고위원직에 복귀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이들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강창일 의원에 따르면, 시도당위원장들은 하루 전인 17일 김상곤 위원장과 모임을 갖고 주승용 의원의 복귀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3~4시간 가량 지속된 이 모임에서 위원장들은 김상곤 위원장에게 공천, 혁신, 분권 정당 등의 문제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시도당위원장들이 공천 평가에 유리한 점수를 얻으려는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8차 혁신안에 공천 배제안이 포함될 것이 기정 사실화된 시점에서 의원들이 김상곤 위원장과 만나 공천과 혁신, 주승용 의원의 거취에 대해 논했다는 것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