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임지연 “사실 ‘인간중독’ 이전에 독립영화 많이 찍었어요”

“‘인간중독’ 개봉 당시 파격적인 노출로 데뷔해서 생각지도 못한 악플을 많이 받았죠. 부모님이나 제 주변인을 언급하는 건 진짜 상처를 많이 받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제가 긍정적인 성격이어서 웬만하면 상처를 안받으려하고 이제는 악플을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아요.”
 

신인 임지연에게 ‘인간중독’ 작품선택의 심적 부담은 없었을까?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일단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고 역할 자체가 실제의 저와 너무 달라서 오히려 욕심났어요. ‘내가 이걸 잘 해낼 수 있을까’ ‘배우로서 어떤 위치에 있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봤고, 지금도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몇 작품을 해오면서 느낀 건 ‘수월한 일이란 없다’는 거였어요. 앞으로 슬럼프가 올 수도 있겠지만 힘든 순간을 즐기고 싶어요.”

미래의 각오를 담담하지만 당차게 말하는 그의 앞으로의 연기활동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 대중에게 알려진 경력은 비록 1년 밖에 안 되지만 사실 임지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신의 꽤 뿌리 깊은 연기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학생 때부터 학우들이 작업하는 영화를 찾아다니면서 독립영화도 많이 찍었어요. 마음가짐의 차이로는 그 때는 배우고자 했다면 지금은 책임감이 강해졌죠. 독립영화 찍으면서 이 곳 저 곳에서 쫓겨나보기도 하고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별 일들이 많았어요.(웃음) 그 때 경험이 지금 활동 하는 데에 너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임지연은 다양한 작품에서의 연기로 자신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것에 굉장히 흥미를 느끼는 중이라고. 그가 도전하고픈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진짜 비열한 악역도 해보고 싶죠. 어느 한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는 열정적인 배우, 말 한 마디를 안 하는 역할을 하더라도 포스를 내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직은 스펙드럼이 넓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롤모델을 굳이 따로 두지는 않지만 김혜수, 엄정화, 전도연 선배님의 강단 있는 이미지와 카리스마를 존경해요. 또 배우로서 연극은 언젠가 꼭 하고 싶어요. 학교 다닐 때부터 연극과 공연을 많이 하기도 했고 다시금 무대에 서서 아주 나이어린 아이나, 노인을 연기해 보며 그 짜릿함을 실감하고 싶어요.”

아직 꿈 많은 26살이다. 임지연은 자신을 소위 예쁘거나 섹시한 여성성만을 강조한 틀에 가두려 하지 않고, 그 어떤 험난한 배역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는 진짜 배우의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연기 열정을 뿜어내며 더욱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인 임지연의 미래를 필자는 진심으로 기대하게 됐다.

“저는 운동을 너무 좋아해서 산에 자주가요. 산악회 모임에 들었을 정도죠. 항상 많이 움직이고 싶은데 요즘엔 시간이 없어서 속상해요. 그리고 제가 원래는 장난기가 많아서 본능적으로 이런 기질이 튀어나올 때가 있어요. 요즘 MBC ‘섹션TV 연예통신’ 진행할 때 선을 잘 지키려고 조심하고 있죠.(웃음)”

강한 캐릭터들을 연기하느라 베일에 쌓여있던 진짜 임지연은 사실 그 나이 또래의 그저 쾌활한 학생의 이미지였다. 그와 대화를 해보면 이렇게 꿈틀대는 쾌활함을 그동안 어떻게 숨기고 연기해왔나 싶을 정도다. 겸손한 성격의 사람이 좋고, 배우 이정재를 소녀팬의 마음으로 좋아한다는 임지연은 참 친근하고 인간적이었다.

큰일이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필자 역시 ‘지연중독’ 신드롬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임지연의 팔색조 매력을 접한 이에게 당분간 치료법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