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었던 당청관계, 김무성 2기 체제 후 급속도로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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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 회동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이른바 유승민 정국으로 얼어붙었던 당청관계가 급속도로 회복되는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등 여당 지도부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동을 가지면서다.
16일 오전 11시부터 40분간 진행된 회동은 국민 중심의 정치와 당청 간의 소통을 화두로 진행됐다. 특히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이날 회동에서, 앞으로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당·정·청 회의를 전방위적으로 재가동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위 당정청협의'를 비롯한 각급 활동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지도부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지도부의 회동은 웃음이 녹아들면서 40여분간 훈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많이 웃으셨냐'는 질문에 "많이 웃었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이제 원내대표가 됐으니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일에 코피를 흘리도록 하겠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특히 "당내 화합하고 당청 간에 찰떡같이 화합을 해서 오로지 국민을 바라보고 앞으로 많은 일을 하자고 다짐했다"며 국민중심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이에 박 대통령은 어떻게 그렇게 말을 잘 하느냐"며 "말만 들어도 든든하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새 원내지도부 선출을 계기로 당·정·청이 중심을 잡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한목소리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국민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후 본격 회동이 시작되자 박근혜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사면 대상에 경제인을 포함한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경제인도 포함해 검토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생계형 서민들에 대한 대폭적 사면과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의 경제인을 포함한 대규모 사면 등 사면과 관련한 다양한 여론을 건의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현재 사면 대상과 규모에 관한 구체적인 검토가 진행 중임을 설명하면서 당의 건의 내용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무성 대표는 "정치인 사면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건의를 했고, 이에 대해 대통령은 "잘 알겠다. 어떤 기준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회동에서 메르스와 가뭄 대책-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심의와 관련, 정부가 계획한 일정대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나아가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매우 중요한 경제활성화와 민생법안, 예를 들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으로 적지 않은 만큼 당정청은 이런 법안들이 이번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거나 협의가 상당히 진전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상반기 연금개혁에 이은 하반기 노동개혁의 중요성, 메르스 종식 후 방역체계 개편 등 후속조치와 24개 국정 핵심정책의 성과창출과 국정현안에 대해 심층적 협의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와 경제활성화, 노동 개혁에 힘써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상반기 연금개혁에 이어 하반기에는 노동 개혁에 진력해야 한다는 점에 뜻을 모았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종식 이후 방역 체계 개편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회동 말미에 당 지도부를 향해 "국민께 약속드린 경기부흥과 국민행복을 여는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들어 나가는데 당정청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다시 한 번 힘차게 뛰어 탄탄한 국정운영의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자"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번 집권 여당 지도부가 모든 국민의 염원과 희망을 모아 우리 국가 발전, 정치 발전, 그리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새 지도부에 힘을 싣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김 대표는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곧 우리의 성공이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 우리가 당에서 책임지는 그런 자세로 같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40분간의 회동이 끝나고 김무성 대표와 따로 만나 약 20분간 정국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한세인이 살고 있는 소록도에 대한 특단의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5일 방미 예정인 김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에게 "정당외교 차원에서 워싱턴에 가서 주요 정치인들을 만나는 일정을 잡았다"고 말했고, 박 대통령은 "아주 잘 하셨다. 잘 다녀오시라"고 답했다.
김 대표의 박 대통령 독대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한창이던 지난 4월16일 박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출국 직전 청와대에서 40여분 간 긴급 회동한 뒤 3개월 만이었다.
이날 박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만나는 것은 지난 2월 유승민 전 원내대표 취임에 맞춰 회동한 이후 5개월여 만이었다. 이날 회동에는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현기환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 새 지도부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동을 마무리하면서, 정치권에선 유승민 전 원내대표 체제 이후 크고 작은 갈등을 빚어온 당청관계가 비로소 완전히 회복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