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첫 공격수로 나서 정부여당 맹비난...대선불복 한풀이?
  • ▲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사태'와 관련 질의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사태'와 관련 질의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대선 불복 파문을 여러 차례 일으킨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을 10번이라도 탄핵할 사안이다. 내각이 총사퇴해야 할 사안인지도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 야당 의원 중 첫 질의자로 나서 "건국 이래 최악성, 최대 권력형 부정 비리 사건이 터졌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선거에서 열린우리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가 탄핵을 당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대정부질문에 앞서 질의순서를 바꿔 정청래 의원을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했다. '당 대포'를 자임하는 정 의원을 앞세워 정부여당에 대한 총공세를 펼치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당의 기대와는 달리 정청래 의원의 공격은 이렇다 할 실익을 거두지 못했다. 제대로 된 논리도 갖추지 못한 채 국무위원들을 향해 고압적인 태도로 비난과 억측만을 난발할 뿐이었다.  

    정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이완구 국무총리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퇴를 거세게 요구했다. 그는 이 총리를 향해 "총리는 법무부장관을 통해서 직·간접적으로 수사를 지휘·조율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대통령 비서실장은 민정수석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수사에 관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총리와 이병기 실장은 그 직에서 사퇴하고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의원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불러내 "
    이완구 총리가 인사청문회에서 말한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의 측근에게) 15차례 전화한 것을 얼버무리고 있다"며 증거인멸죄가 성립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황 장관이 "증거인멸은 범죄 혐의가 있을때 숨기는 것을 말한다. 범죄가 있는 것을 전제로 해야만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성 전 회장의 핸드폰 통화내역 조사하겠죠?"라고 화제를 돌리며 "누구부터 부를 것이냐. 언론에서는 홍준표 경남지사부터 부른다고 하는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황 장관은 "핸드폰은 압수돼있기 때문에 (통화내역) 수사할 것으로 알고 있다. 증인을 누구부터 부르느냐는 종합적인 판단해 검찰이 결정할 일이다"고 잘라말했다. 

    다소 멋쩍었던 정청래은 "
    알겠다. 총리는 다시 나와달라"며 이 총리를 또다시 불러낸 뒤 "현직 국무총리와 현직 비서실장이 이렇게 비리의혹으로 의심사는 경우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완구 총리가 "남겨놓은 메모에 대해 '비리'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문제 있다고 본다"고 항의하자, 정 의원은 "이런 고압적인 자세 때문에, 총리가 기자에게 반말하고 대학 교수 시켜준다고 하는 거에요"라고 버럭했다. 국무위원을 대하는 자신의 고압적인 태도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했다. 

    정청래 의원은 그러면서 "총리, 지금 말 한마디 한마디가 향후 총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고, 이에 이 총리는 "저 역시 그 말에 동감한다"고 응수했다. 

    본회의장에서는 
    정 의원과 이 총리의 설전에 대한 야유가 쏟아졌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대정부 질문을 이런 식으로 하는게 어디있나"라고 소리를 질렀고, 또 다른 여당 의원은 "지금 증인 심문을 하냐"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반면 야당 석에선 "성실하게 답변하라"는 등의 이 총리를 향한 야유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날 일방적인 자신의 발언만 쏟아낼 뿐 국무위원에게 답변 기회조차 주지 않는 정 의원의 태도도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 총리의 답변을 여러 차례 끊으며, 자신의 발언만을 쏟아냈다. 이 총리는 답변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고 질의만 계속하는 정 의원에게 "1분만 답변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1분 답변' 공방이 계속되자 국회의장석에서 지켜보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석현 부의장이 "정청래 의원은 국무위원에게 충분한 답변 기회를 줘야 한다. 이 총리는 1분간 답변을 하라"고 중재에 나섰다.

    약 1분 후, 정청래 의원은 국회부의장의 면박에 화가 난 듯 의혹 해명 발언을 하고 있던 이완구 총리를 향해 "총리! 1분지났어요"라고 고성을 질렀다. 이 총리는 할말도 마무리 못한 채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서둘러 자리로 돌아갔다.

    앞서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대정부질문에 나서 "이번 기회에 정치권 전반의 불법정치자금 문제를 뿌리뽑아야 한다"며 여야를 가리지말고 성역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성 전 회장이 두 번의 특별사면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정면 겨냥했다. 문재인 대표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만큼 형평성 시비가 불거진 두 번의 이례적 특사에 대한 배경을 잘 알고 있을 것이란 지적인 셈이었다. 

    그는 아울러 "이번 사건을 부풀려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략적 접근은 자제해달라"며 "가장 신속하고 철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어떤 정치적 외압도 단호히 근절하겠다는 여야 지도부의 과감한 정치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이날 정청래 의원의 탄핵 주장과 관련해 '성완종 파문을 대선불복 한풀이 소재로 활용하는 모양새'라고 비판이 나온다. 재선 출신의 한 여당 의원은 "그 어떤 것도 밝혀지지 않았는데, 마치 모든 혐의가 입증된 것처럼 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대선불복 프레임에 빠져있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사태'와 관련 질의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사태'와 관련 질의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 02-784-9241, crjung@assembly.go.kr)은 이적단체 한총련의 전신,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출신으로 국가보안법 폐지와 6·15공동선언 실현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특히 정 의원은 1989년 10월 서울 정동 주한 미국대사관저 점거농성 사건의 주동자로 알려져 있다. 

    1965년 충청남도 금산 출신으로 17대, 19대 재선인 정청래 의원은, 건국대 산업공학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북한통일정책학과(정치학석사)를 졸업했다.

    2008년 4월 2일 현역 국회의원(서울 마포을)이자 18대 총선 당시 <통합민주당> 후보였던 정청래 의원은 한 지역 초등학교 학부모 행사장에 들어가려다 이를 제지하는 교감에게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당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서교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정청래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반쯤 서울 마포구 마포평생교육관에서 열린 <녹색어머니 출범식> 행사장에 들어가려고 했다.  

    서교초등학교 김모(45) 교감이 입장을 막자 정청래 의원은 "현역의원에게 이럴 수 있느냐. 당신(교감)과 교장을 자르겠다"며 폭언을 퍼부었다. 

    이와 관련해, 2009년 대법원과 고등법원은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은 객관적인 사실"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정청래 의원은 지난 대선 이후에는 대선무효 주장에 앞장서 왔다. 정 의원은 지난해 7월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바꾼애들 감빵으로!> 바뀐애는 방빼, 바꾼애들은 감빵으로!"라는 등의 글을 올린 바 있다. 

    [바뀐 애]는 박근혜 대통령을, [방빼]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의미하는 것으로,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돼 [대선불복 막말 파문]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