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실제로는 마이너스 상태
  • 지역 서민들의 밑바닥 살림살이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물가하락과 경기악화를 동시에 쌍끌이하는 '디플레이션 현상'의 경고등이 울리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담뱃값 대폭인상에도 불구하고 대구는 전년대비 0.7% 상승, 경북은 1.2% 하락을 기록했다. 실제 마이너스 물가다.

    더욱이 지난달 대구와 경북의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각각 0.6%, 1.6% 하락했다.

    ◇지역 경기, 심각한 디플레이션 우려

    이같은 저물가의 원인으로는 '기름값 하락'이다. 지난달 대구지역 휘발유 물가는 전월대비 5.5%나 하락했고, 자동차용 LPG 물가는 8.5%나 떨어졌다.

    그러나 유가하락만으론 설명이 부족하다. 주류 및 담뱃값 상승률이 50%대를 기록한 것을 대입하고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물가 지수가 전년동월 대비 대구 0.1%, 경북 1.2% 상승한 것을 보면 실질적 물가 상승률은 큰 폭의 마이너스를 보인 셈이다.

    또한 대구와 경북의 지난 1월 산업생산이 전년동월 대비 각각 0.6%, 2.9% 감소했다.

    지난 4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39세 이하 가구주에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33만9,612원으로 전년보다0.7%(2만9,486원) 늘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최저 수치다.

    ◇집값은 전국평균의 두배 올라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인 점을 감안하면 20∼30대 가구의 소득은 사실상 줄었다.
    그런데 대구의 집값 상승률은 전국 평균의 두배가 올랐다. 

    한국감정원 지난달 동향조사에서 수도권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0.24%, 지방평균이 0.16%다. 이에 반해 대구는 0.45%로 전국 평균을 2배 이상 크게 웃돌았고, 경북은 0.22%를 기록했다.

    대구경북지역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물가하락과 경기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집값은 전국평균의 두배가 오른 셈이다.

    올해 1월중 대구·경북지역 수출이 대구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반면, 경북은 큰 폭으로 하락, 희비가 엇갈렸다. 이런 와중에 대구지역의 수출은 소폭증가에 그치고 경북은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 3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발표한 '2015년1월 대구경북지역 수출입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대구의 1월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4% 증가한 6억1000만 달러로 소폭 증가세를 나타냈고, 경북은 전년 동기대비 9.6% 감소한 40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구관광객 증가, 한가닥 희망…여전히 체감경기 바닥

    이런 가운데 새해들어 대구공항 이용도가 76.7% 늘어나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에 한가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공개한 '2015년 1월 항공운송시장 동향'에 따르면 대구공항의 운송실적은 국내선 여객 부분의 경우 지난해 1월 3만6,484명에서 올해 6만4,474명으로 76.7%가 늘어 지방공항 중 가장 큰 증가율을 보여줬다.

    지난 3일 대구시와 경북도는 '2016 대구 경북 방문의 해'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국권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협력마케팅 추진이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대구의 경우 지역 관광인프라 부족으로 단순숙박형 관광으로 그들이 쓰고가는 돈의 규모가 크지않기 때문이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현재까지는 그리 크지 못하다.

    이 모씨(달서구 월성동·대리기사·51)는 7일 "지역경제 분위기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것이 우리같은 대리기사들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밤 12시만 넘으면 상가들이 불을 끄고 거의 어두워진다"며 "경북대 근처 또는 성서공단 부근엔 금요일저녁이면 콜이 밀려 손님이 대기하는 일이 잦았는데 지금은 12시만 넘으면 콜을 부르는 전화기가 조용해진다"고 말했다. 

    지역 서민들이 체감하고 있는 바닥경기가 심각하다는 반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