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정호 선수(가운데).ⓒ뉴데일리 최상인 기자
    ▲ 여정호 선수(가운데).ⓒ뉴데일리 최상인 기자

    【뉴데일리 스포츠】따듯한 일본 남쪽지방인 오키나와, 미야자키 등은 프로야구 전지훈련 장소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국내 고교, 대학팀들도 겨울이면 따듯한 일본으로 훈련장을 선택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도 시즌 개막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국내 프로야구단들의 훈련 캠프가 한창 진행중이다. 

    2015년 프로야구를 준비하는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일본의 한 켠에서 화려한 무대는 아니지만 야구를 포기할 수 없어 일본 독립리그에 문을 두드리는 국내 선수가 있다.

    필자는 국내 유일의 독립구단인 고양원더스의 해체 소식이 안타까워 독립구단이 잘 유지되고 있는 일본으로 기획취재를 떠나려고 계획하던중 우연히 일본의 독립리그 중 하나인 BC리그(Baseball Challenge League) 트라이아웃에 한국인 선수가 참가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2014시즌까지 두산에서 뛰던 좌완투수 여정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일본의 북쪽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치바롯데 2군 야구장에서는 열린 BC리그 트라이아웃에 서로 다른 목적으로 동행하게 된 우리는 출발하는 공항에서부터 동행했다. 

    여정호는 2012년 공개 트라이아웃을 통해 NC 다이노스 창단멤버로 발탁됐다.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투수로 기대를 받았지만 잦은 부상으로 1년만에 방출됐다.

    방황하던 여정호는 2013년 김성근 감독의 부름으로 고양원더스에 입단하며 재기를 노렸고 김성근 감독과 이상훈 코치의 특급 조련을 받은 여정호는 2013년 두산의 러브콜을 받고 프로 무대로 복귀한다. 

    2013시즌 후반기에 두산에 입단한 여정호는 2014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고  최고 구속이 144km에 달하는 왼손 투수에 대한 두산의 기대로 커졌다. 여정호도 눈도장을 찍고 싶었기에 욕심을 내서 훈련하다 결국 또 다시 부상을 당했다. 기대를 모았던 여정호는 두산 2군에서 1년간 보낸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 ▲ 여정호 선수.ⓒ고양원더스
    ▲ 여정호 선수.ⓒ고양원더스

    여정호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가득했다. 올해 30살인 여정호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나리타공항에서 전철로 1시간가량 달려서 도착한 사이타마현 우라와 무사시역 근처에 자리잡은 치바롯데 2군 야구장의 모습이 보였다. 

    치바롯데 2군 야구장은 일본 롯데제과 공장안에 있었다. 우리나라도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OB 베어스(現 두산 베어스) 2군 야구장이 OB맥주 공장안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날  BC리그 사무국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8시 30분. 이른 시간이었지만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선수들은 미리 받아둔 응시표를 접수하기에 바빴다. 

    야구장 안으로 들어서자 잘 정비된 그라운드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BC리그 소속으로 뛰고 있는 독립리그 선수들이 현장스태프 역할을 하며 트라이아웃을 진행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참가한 여정호도 손난로를 챙겨들고 일본선수들과 섞였다. 놀라운 건 선수들의 트라이아웃을 보기 위해 3루측 스탠드에는 1군 경기를 방불케 할 만큼 많은 관중이 모였다. 세미프로격인 독립리그지만 일본인들의 야구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50m달리기, 야수조는 멀리던지기,수비테스트, 타격테스트로 이어지는 스케줄로 1차 테스트를 소화했다. 투수들도 불펜피칭 테스트를 시작으로 1차 합격자를 선별해 투수, 타자가 경기를 펼치면서 마지막 테스트에 임했다.

    여정호는 자신의 주무기인 강속구를 선보이며 BC리그에 속한 8개 팀 관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일본의 독립구단은 선수들의 월급으로 최소 100만 원에서 최대 400만 원 정도를 지급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급여는 독립리그를 응원하기위해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입장 수입으로 충당한다. 독립구단의 운영은 각 지역 기업들의 후원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 여정호 선수.ⓒ고양원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