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순창에서 머리카락 다발을 묻은 고려시대 고분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전라북도 순창군 적성면 운림리 산12-2번지에 있는 농소고분에 관한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3일 오후 2시에 농소고분 현장에서 개최한다.

    농소고분은 지금까지 삼국 시대 고분으로 알려졌으나, 발굴조사 결과 고려 시대 덧널무덤(토광목곽묘, 무덤 속에 관을 넣어두는 묘실을 나무로 만든 무덤)으로 밝혀졌다. 

    무덤의 봉토는 길이 580cm, 너비 404cm의 장방형으로 조성되었으나, 현재 봉토는 모두 깎아서 편평하게 만들어진 상태이며, 봉토의 가장자리에 놓인 병풍석만 남아 있다.

    병풍석 내에는 너비 약 200㎝의 토광(널빤지를 깔지 않고 흙바닥 그대로 둔 광)이 3단으로 단을 두고 파여 있으며, 전체 깊이는 300㎝에 이른다. 이 토광의 맨 아랫단에 길이 210㎝, 너비 85㎝의 나무 널(목관)과 나무 널을 보호하기 위한 나무덧널(목곽)이 이중의 관곽(棺槨, 시체를 넣는 속 널과 겉 널을 아울러 이르는 말) 형태로 확인되었다.  

    또, 나무 널 안에서 두개골 일부가 수습되었고, 나무 널의 바깥에는 칠을 하고 원형의 테두리를 그린 다음 그 안에 금가루로 쓰인 범자(梵字,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스트어를 적는 데 쓰였던 브라흐미 문자)가 확인됐다. 

    출토 유물과 무덤의 형태 등 여러 정황으로 보아 무덤의 주인공은 고려 시대 최고위 계층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아직 누구의 무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 인골 등 출토 유물에 관한 분석을 통해 무덤 주인공의 실체를 밝힐 예정이다.
     
    [순창 고려 시대 무덤 발굴, 사진=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