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구타‧폭력, ‘중요사건보고’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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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윤일병 사망 사건의 책임론이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확대되면서 청와대가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윤일병 사망 사건의 책임론이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확대되면서 청와대가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윤일병 사망 사건의 책임론이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확대되면서 청와대가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김 실장의 책임론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며 여론 추의를 살피고 있지만 내심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이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정도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6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군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참모총장이 책임졌으면 내가 볼 때는 다 진 것이다”고 말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김 실장 문책론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는 그에 관한 입장을 밝힐 처지가 못된다. 자칫 김 실장 지키기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김 실장이 윤일병 사망 이튿날인 4월8일 보고 받은 ‘중요사건보고’에는 가해자들의 털어놓은 구체적인 범행 사실이 포함돼 있어 “엽기적인 내용은 몰랐다”는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 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또 당시 김 실장이 국방부 장관으로서 사건을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나아가 사건 은폐, 축소에도 가담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김 실장과 국방부는 “윤 일병이 구타를 당해서 기도 폐쇄에 의한 뇌손상으로 사망했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최근에 보도된 엽기적인 내용은 없었다”는 게 기본입장이다.

    이들은 “구타에 의한 사망사건이 10여년 만에 발생한 게 심각하다고 생각해 철저한 수사와 관계자 엄중 처벌을 지시했다”면서 “특별 군 기강 확립 군 수뇌부 회의를 열고 전국 부대정밀 진단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요사건 보고에는 “병영부조리 확인 결과 사고자들이 윤 일병이 전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부분이 포함돼 있다.

    “김 실장이 사건 당일과 전날 양일에 걸쳐 폭행당한 사실만 알았다”는 청와대의 해명도 사실과 다른 셈이다.

    또 이 보고에 따르면 윤 일병이 폭행당한 이유, 폭행 부위 등이 비교적 상세히 기재돼 있다.
    이모 병장은 윤 일병이 “쩝쩝 소리를 내고 먹는다”며 욕설과 함께 가슴과 얼굴을 때렸고 하모 병장과 이모 상병은 머리를 쳤다. 지모 상병은 두 차례에 걸쳐서 엎드려뻗쳐를 시키고 복부를 가격했다.

    윤 일병 사망 이후, 해당 부대가 음식물을 나눠먹다가 기도가 막혀 사망했다는 최초 보고가 ‘사고’라면 실제 드러난 전말은 선임 부대원들의 지속적인 폭행과 구타로 일병이 사망한 ‘사건’이다.  

    야당은 “김 실장이 28 사단장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