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합동조사단장, "北 CHT-02D 어뢰 공격 명확해"
  • 천안함 폭침 4주기를 맞이하였다.

    망망대해 한가운데 수심 47m, 조류속도 2~3노트, 수중의 시계 30cm 이하, 물속온도 0도 이하!

    참으로 어려운 여건 하에서 합조단요원들과 동고동락하면서 폭약성분을 검출하고 어뢰추진체까지 끌어 올린 지도 3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지난 대선 때 천안함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발언들이나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에서 보듯 아직도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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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함 폭침의 진실

    천안함 침몰원인 조사결과는 몇 가지 현상만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다. 다단계의 조사과정을 거친 것이다.

    1단계에서는 좌초, 기뢰폭발 등 모든 침몰가능요인을 조사하여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임을 확인하였고, 2단계에서는 선체의 손상형태, 지진파와 공중음파분석 등을 통하여 어뢰의 수중폭발 즉 충격파와 버블효과에 의하여 천안함이 침몰되었다는 증거를 수집하였다.

    3단계에서는 북한에서 제조, 사용 중인 CHT-02D어뢰의 추진동력장치를 천안함이 침몰한 지점 부근에서 쌍끌이 어선으로 끌어올렸고, 4단계에서는 북한의 소형잠수함정이 사건 전후 기지를 이탈하여 복귀하였음을 영상자료로 확인하여 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 내린 결론이다.

    사건수사(조사)는 증거(Evidence)로 말해야 한다. 천안함 침몰지점 해저에서, 그리고 천안함 선체 절단면에서 HMX, RDX, TNT 등 폭약성분이 검출되었다. 나아가 침몰지점 부근에서 북한에서 제조, 사용 중인 CHT-02D어뢰의 추진체를 수거하였다.

    다시 말하면 어뢰추진체인 '총알'과 HMX, RDX, TNT 등 '화약', 절단된 선체인 '총상흔적' 그리고 '죽은 사람'까지 있으니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적인 증거에 대해서는 조작설로 치부하거나 침묵하면서 자신의 경험내지는 1~2가지 현상만으로 어뢰폭발이 아니라는 등 자기주장만을 고집하고 있다. 나는 30년 이상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러한 증거라면 충분이 기소가 가능하고 재판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

    물론 사건발생시간 등 국방부를 비롯 정부의 대응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는 정부에 대한 신뢰(Trust)의 문제이지 사건조사결과에 대한 사실(Facts)의 문제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천안함 폭침사건을 다룸에 있어 신뢰와 사실의 문제를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 ▲ (자료사진 ) 옮겨지는 천안함 함미 2010.4.20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자료사진 ) 옮겨지는 천안함 함미 2010.4.20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천안함 침몰 주요쟁점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하여 좌초, 좌초 후 잠수함 충돌, 기뢰 폭발 등 여러 가지 설이 난무하였다. 심지어 과학자들까지 1번 글씨, 백색분말 등을 가지고 어뢰폭발이 아니라느니 나름대로의 해석을 내놓았다.

    특히 쟁점이 되었던 1번 글씨만 하더라도 '고열에 1번 글씨가 어떻게 남을 수 있는가?'라는 문제제기에 대해 열역학을 전공한 카이스트 송태호 교수가 자발적으로 실험 결과를 내놓았을 뿐 아니라 물속이 아닌 지상 폭발인 연평도 포격에서도 1번 글씨가 선명하게 남아있어 이러한 주장이 틀렸음을 분명히 말해주었다. (관련 기사: 1200℃ 1분간 표면 가열해도 1번 글씨 멀쩡)

    천안함 선체의 백색흡착물질은 6.8Km나 떨어져 발견된 함수, 함미, 연돌, 어뢰추진체 등에서 발견되었고 분석결과 물질의 구조 및 성분이 동일하다는 것은 어느 순간 물체가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증거이며 이는 어뢰에 의한 폭발로 천안함이 침몰되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흡착물질에 대한 과학적 분석에 대해서도 첫째, 분석절차에 하자가 있었다. 합조단에서는 이정희 의원이 흡착물질을 요구했을 때 분명히 합조단과 공동으로 분석해야만 인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었다. 합조단에 어디서 누가 분석한다는 통보도 없이 재미학자 이승헌 교수, 캐나다 매니토바대학 양판석 박사, 정기영 안동대 교수 등을 통하여 합조단 분석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만을 펼쳤다.

    둘째는 실험조건이 달랐다. 실험조건이 다르면 상이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상식이다. 합조단에서는 3000℃이상, 20만 기압 이상, 수십만의 1초 내 냉각 등 폭약 폭발과 동일한 조건에 맞추어 실험하여 비결정질 알루미늄산화물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승헌 교수는 알루미늄을 1100℃, 40분 가열, 2초 내 냉각시켜 실험하고 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라고 주장하니 그 저의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지난해 9월 5일에 개봉되었던 '천안함 프로젝트'는 다큐멘터리형식(75분)의 영화로 신상철, 이종인씨의 진술에 의존하여 제작되었다.

    주요내용은 침몰원인이 좌초 또는 좌초 후 잠수함에 의한 충돌이라는 주장, 조사결과에 대한 의문 및 은폐의혹, 구난지연의혹 등을 그럴듯하게 자신의 입장에서 풀어나갔다. 이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자.

  • ▲ ⓒ 홈페이지 화면캡쳐
    ▲ ⓒ 홈페이지 화면캡쳐

    첫째, 침몰원인으로 이종인씨는 화물선이 좌초되어 두 동강났다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천안함도 좌초로 절단되었다고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느 한 부분이 공격당하더라도 침몰되지 않도록 수많은 격실구조로 만들어진 군함이 절단된 사례가 있었는가? 역사상 그런 사례는 없다.

    더욱이 좌초 후 제3의 잠수함에 충돌하여 침몰하였다는 신상철씨의 이야기는 당시 천안함 폭발지점과 약 174km 남방 태안반도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있었고 특히 사격훈련은 3월 25일에 이미 종료되어 소설에서나 가능하다.

    둘째, 조사결과에 대한 의문제기에 대해서도 논할 필요조차 없으나 어뢰속의 조개에 대해서만 보면 다음과 같다.

    (1) '조개는 양식업자의 말을 빌러 백령도 근해에 존재하지 않는 참가래비'라는 주장이 있는데 한국 패류학회의 자문에 따르면 '동서남해 어디에서도 서식하는 비단가리비 패각'이다.

    (2) '조개는 가로*세로가 2.5*2.5cm 인데 어떻게 2cm인 어뢰구멍에 들어갈 수 있느냐?'는 의문에 대해 '조개의 크기는 가로*세로가 2.4cm*1.8cm로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음에도 '참가래비, 2.5*2.5cm'만 앵무새처럼 주장하고 있다.

    셋째, 구난지연은 당시 기상, 파도, 조류속도 등으로 지연되고 있었음이 방송을 통하여 실시간대로 보도되었는데 일부러 지연시킨 것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 영화의 제작배경을 소통을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천안함 침몰원인은 국가적으로 매우 예민한 문제이다.

    정치권, 언론, 시민단체 등이 진보·보수가 갈려 서로 진실이라며 싸우고 있다. 그런 가운데 본 영화는 극히 일부의 사례를 들어가면서 정부 발표가 은폐·조작되었다고 한다. 소통이란 양방향에서의 접근이 아닌가?

    의혹제기에 대한 해명은 철저히 무시하고 일방이 제기한 의혹만을 계속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소통이라고 볼 수 없다.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또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개진하는 가운데 소통은 이루어진다.

    '천안함 프로잭트'는 소통이 아니라 불통을 넘어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 자기주장만 고집하지 말아야

    나는 천안함 사건조사를 마치고 2010년 말에 '미 충격 및 진동학회' 2011년 초에는 '미 방위협회'의 초청으로 올랜도와 템파에서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에 대하여 강연을 가진 바 있다.

    참석자들은 모두 수중폭발 전문가로 천안함이 어뢰의 비접촉 폭발에 의하여 침몰한 군함 중 유일하게 증거를 획득한 사례라며 설명을 듣고 천안함 사건을 학습의 기회로 삼는 발전된 모습을 보았다.

    물론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접근해 보면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인들의 희생을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반성이 필요하다. 천안함 폭침이 일어난 배경과 원인을 다시 한 번 냉정하게 점검하고 심기일전해야 한다.

    첫째, 군은 똑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군사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하여야한다. 둘째, 정부는 위기관리 실패를 교훈삼아 시스템을 보완, 점검하여 다시는 이러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정치권은 국가안보문제를 대선을 비롯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금기시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는 각종 국가적 사건발생시 정부의 역할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한 가지 덧 부친다면 국회의원을 비롯 모든 정치인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분열적인 발언이나 책동을 삼가 하여야한다. 그래야만 불신 받는 정치권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천안함 침몰원인을 놓고 갑론을박할 때가 아니다. 천안함은 북한의 CHT-02D어뢰의 공격에 의하여 침몰되었음이 명확하다.

    그럼에도 천안함 침몰원인을 '좌초니? 좌초 후 잠수함 충돌이니?'하는 주장은 과거 80년대 6.25전쟁의 북침설 또는 남침유도설과 다를 바가 없다.

    이제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하여 미래로 가야한다. 일방적으로 자기주장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진정한 소통으로 분열된 대한민국을 통합하여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