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현대차그룹이 한국경제의 3분의1 차지
    GDP 35%, 법인세 21%, 시가총액 37% 비중…'쏠림' 심각
    국내 기업 순이익 35% 점유…두그룹 빼면 법인 순익 25%↓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총생산(GDP)에서 비중이 3분의 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모든 법인세 세수의 21%를 두 그룹이 부담하고 증시 시가총액의 37%를 차지하는 등 쏠림현상이 심각해졌다.

    13일 기업경영성과 평가기관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08∼2012년 5년간 한국의 각종 경제지표에서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2012년 GDP에서 양대 그룹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5.0%에 달했다.

    삼성이 23.0%, 현대차가 12.0%를 점했다.
    이들 두 그룹과 거래하는 수많은 협력업체들의 매출까지 고려하면 그 비중은 훨씬 더 높은 선까지 치솟게 된다.

    두 그룹 매출의 GDP내 비중은 2008년 23.1%에 비해서도 11.9%포인트나 높아진 수준이다. 삼성이 15.9%에서 23.0%, 현대차가 7.2%에서 12.0%로 각각 7.1%포인트, 4.8%포인트 상승했다.

    이와 함께 2012년 기준 국내 48만2천574개 전체 법인의 손익계산서상 계상된 법인세 비용에서도 삼성과 현대차 양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20.6%에 달했다.

    2012년 전체 법인세비용이 47조3천억원이었는데 두 그룹이 9조7천억원(삼성 6조6천억원, 현대차 3조1천억원)을 부담했다.

    2008년과 비교하면 전체 법인세는 41조5천억원에서 13.9% 증가에 그친 반면 두 그룹의 법인세는 2조9천억원에서 232%나 늘었다.

    증시에서의 비중은 더 막강하다.

    두 그룹의 상장 계열사는 27개로 작년 9월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1천741개사의 1.6%에 불과하지만 전체 시가총액에서 두 그룹 상장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6.5%에 달했다.

    삼성전자, 삼성화재,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17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9월말 297조6천억원으로 전체 시총 1천254조3천억원의 25.8%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등 현대차그룹 10개 상장사는 140조원으로 10.7% 비중이었다.

    두 그룹의 시가총액은 2008년 말 134조1천억원에서 지난해 9월말 437조6천억원으로 226%나 늘었고, 비중은 21.9%에서 14.6%포인트 높아졌다. 금액으로는 삼성이 186조4천억원(168%), 현대차가 117조2천억원(5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 규모가 612조원에서 1천254조3천억원으로 105% 커지고 두 그룹을 뺀 나머지 상장사 시가총액이 477조9천억원에서 816조6천억원으로 70.9%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국내 기업의 경영지표에서도 두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2012년 국내 전체 법인이 거둔 매출 4천212조원 중 11.3%인 476조8천억원을 두 그룹이 올렸다. 영업이익은 192조1천억원 중 34조5천억원(22.4%), 당기순이익은 122조9천억원 중 42조9천억원(34.9%)으로 양대 그룹의 편중도가 더욱 심하다.

    5년 전과 견줘 영업이익은 11.2%에서 갑절로 늘어났고, 당기순이익은 9.6%에서 25.3%포인트나 뛰어올랐다.

    두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계속 악화됐다는 의미다.
    실제 삼성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하면 국내 전체 법인의 영업이익은 2008년 136조8천억원에서 2012년 149조원으로 9% 증가하는데 그친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7조원에서 80조원으로 되레 25.2%나 감소한다.

    재계 관계자는 "두 그룹 중심의 쏠림현상이 갈수록 심해져 경제 양극화는 물론 경제지표의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삼성의 주력상품인 스마트폰의 글로벌 판매에 제동이 걸리거나 엔저 등 환율 악재로 자동차 판매 성장세가 꺾일 경우 우리 경제가 입는 타격은 그만큼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쏠림현상은 두 그룹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연결기준)만 따져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GDP 대비 삼성전자와 현대차 2개사의 비중이 2012년 각각 14.8%와 6.2%로 총 21.0%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에는 비중이 22.5%로 더욱 높아졌다.

    법인세비용 부담도 2개 기업 비중이 12.8%와 5.4%로, 도합 18.2%를 차지한다. 삼성전자 단일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만 3조3천억원이며, 종속회사를 합칠 경우 6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국내법인 전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19.5%, 26.8%로 극단적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