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확장 방안

    金成萬(前해군작전사령관)     
     


  • 중국이 2013년 11월 23일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CADIZ)을 설정하면서 제주도 근해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고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를 포함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11월 28일 서울(국방부)에서 열린
    제3차 한·중 전략대화(한국 국방차관-중국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에서
    중국 측에 CADIZ 설정에 강한 유감과 시정을 요구했다.
    중국은 우리의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한국과 중국간 논란이 되는 방공식별구역(ADIZ) 문제와 관련,
    “우리도 방공식별구역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보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11월 30일 알려졌다.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 문제가 불거진 직후 안보 관련 정부인사들에게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의 한 당국자는 “지난달 11월 29일 새누리당·외교부 등과 이를 협의했다”며
    “3~4개 안을 놓고 협의 중이며 홍도·마라도·이어도가 당연히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안이 확정된 뒤 국방부장관 명의로 관보에 고시하면 절차가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휴일인 12월 1일 청와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KADIZ 확대 등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어도를 포함해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하기로 방향을 정했다”며
    “마라도와 홍도 등을 포함할 것인지 등 세부 각론 부분은 좀 더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12월 3일 국회에서 협의회를 열어 이 같은 안들을 놓고 최종 조율을 거친 뒤 KADIZ 확장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한다는 것은 주변국의 처지에서 보면 주변국의 활동영역을 축소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국가이익과 국제관례, 국제해양법 등을 모두 고려해 최적의 안을 도출할 것이다. 중국처럼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 확장을 선포할 경우 여러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에 검토가 필요하다. 여론에 쫓겨 급하게 하기보다는 문제가 없도록 꼼꼼히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 ▲ 세계일보(2013.11.29)자료 인용 ⓒkonas.
    ▲ ▲ 세계일보(2013.11.29)자료 인용 ⓒkonas.

    KADIZ 확장 방안?
    언론보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아래와 같다.
    ①안은 KADIZ를 한국 비행정보구역(인천 FIR: Flight Information Region)에 일치시키는 방안이다. 홍도·마라도의 영공과 이어도가 모두 포함된다. 북한으로 연장된 부분은 휴전선(DMZ, NLL) 이남으로 조정된다.

    전체적으로 KADIZ보다 FIR 공역(空域)이 넓다.
    FIR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승인한 공역으로 중국·일본과 마찰 소지가 적다.
    FIR은 해당 정부 또는 관련 기관이 항공기가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항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비행정보 업무를 제공하고 항공교통관제를 실시하며,
    조난 항공기에 대한 경보·탐색·구조를 하기 위한 구역이다.
    우리 정부는 1963∼1979년 KADIZ와 FIR를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적이 있다. 군 소식통은 “이어도 인근 등에서 조난 항공기가 생겼을 때 신속한 탐색, 구조 활동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어 여러 차례 개선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②안은 KADIZ를 동·서·남해 해군작전구역(AO: Area of Operations)과 일치시키는 방안이다.
    AO는 배타적 경제수역(EEZ), 중간선 등을 고려한 것으로 구체적인 범위는 군사기밀이다.
    공중의 KADIZ처럼 타국 군사력과 간첩선 등이 우리 영해로 진입하는 것을 차단·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정됐다. KADIZ보다 넓은 AO와 일치시키면 구역은 확장되지만 중국·일본 방공식별구역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반발이 있을 것이다.

    ③안은 제주도 남쪽은 AO까지로 확대하고 동남쪽은 인천FIR과 일치시키는 방안이다.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과 일부 중첩되는 마라도 남방 해상과 거제도 인근 홍도 남방 해상을 비롯한 AO를 완전히 확보할 수 있는 대신 일부 FIR이 빠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①안이 가장 현실적이다. 그러나 서해는 AO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서해 인천FIR은 한·중 등거리선보다 우리 쪽으로 치우쳐 있다.
    중국은 이번에 CADIZ를 설정하면서 추후 다른 지역(서해, 남중국해)에도 설정할 것임을 강조했다. 만약 중국이 CADIZ를 우리 쪽으로 더 멀리 설정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konas)

    김 성 만(예비역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