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존경한다. 무슨 일 있어도 그를 따르겠다"...국적만 대한민국, 조국은 북조선??
  • 우리가 탈북한 북한 주민을 만나봤는데,
    북한 주민의 고통스러운 경험(hard experince)에 대해
    서로 대화를 하고 이해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

    나는 관심이 없다.
    모든 사람의 생각은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 맞지 않는 일도 당신에겐 맞을 수 있다.

    나는 북한 주민의 이야기를 억지로 들을 생각 없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경험이 있고,
    나는 북한 주민의 문제에 개입할
    어떤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지난달 30일 온라인상에 공개된 25분짜리 동영상에서
    수원 삼성의 정대세(29)가 내뱉은 말이다.

    정대세는 한 영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의 고통스러운 경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나는 관심이 없다. 북한 주민의 문제에 개입할 어떤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퉁명스럽게 답했다.

    정대세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북한 대표]로 뛰었던 축구 선수다.

    부친을 따라 한국 국적을 갖고 있었지만,
    그는 2007년부터 [북한 인공기]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일본에서 태어나 16년간 조총련계 학교를 다닌 정대세는
    "자신의 [조국]은 북한"이라며 [북한 대표]로 뛰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소학교에서 대학까지의 16년간에 걸친 민족교육은
    내게 조선사람의 마음을 길러 주었습니다.

    수업 커리큘럼이나 귀한 친구들을 사귀는 일은
    일본 학교에 다녔더라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우리 학교는 일본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우리나라 말-역사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민족의 혼과 긍지,

    내가 일본에 있더라도
    조선사람으로 살아갈 신념을 심어 주었습니다.

       - 2008년 7월 <한겨레신문> 기고문 중에서


    "북조선을 너무 사랑해 대표선수가 됐다"는 정대세

    정작 북한 주민들 [고통]엔 관심조차 없다?


    정대세는 2008년 <한겨레신문>에 원고를 보내
    "그동안 (자신의)국적이 한국으로 표기된 데 대해 모순을 느끼며 살아왔다"
    북한의 대표 선수로 뛰게 된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처럼 "애국심과 민족혼, 긍지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며
    조국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과시했던 그가
    정작 북한 주민들의 [고통]에 대해선 [관심조차 없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나는 관심이 없다.

    북한 주민의 이야기를 억지로 들을 생각이 없다.

    나는 북한 주민의 문제에 개입할
    어떤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마치 북한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한 외국인의 말]처럼 들린다.

    [북조선]이 좋다며 [모국]인 한국마저 팽개치고 북한 대표로 뛰었던 장본인이,
    국제 경기에서 북한 국가를 부르며 굵은 눈물 방울을 뚝뚝 흘렸던 사람이,
    이제와서 [북한 주민에게 관심이 없다]니….

    어찌된 영문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그런데 해당 인터뷰 영상에서
    4분 49초에 흐르는 정대세의 [충성 맹세]를 들어보면,
    이같은 의문은 금세 풀린다.

    정대세가 사랑한 것은,
    가엾은 [북한 주민]이 아니라,
    [김일성 왕조] 그 자체였던 것.

  • 나는 김정일을 존경한다.

    김정일이 모두의 신뢰를 얻어가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김정일을 믿고 따를 것이다.

    전 세계인이 등을 돌린 마당에 김정일이 모두의 신뢰를 얻어가고 있다고?

    무슨 일이 벌어져도 자신은 김정일을 믿고 따르겠다고?

    북한이 핵미사일을 쏴도,
    북한 주민들이 굶주림에 죽어나가도,
    [김씨 일가]를 따르겠다는 말인가?

    그가 사랑한 조국은
    북한 주민들의 [피 묻은 손] 위에 군림하며 세워진 [북조선 왕국]이었으며,
    그가 배운 [민족의 혼과 긍지]는
    김씨 일가에 대한 [충성심]에 지나지 않았다.

    16년 동안 그가 배운 것은
    아마도 대한민국의 제대로 된 역사나 가치관이 아닌,
    [김일성식 민족주의 주사파 사상 교육]이었을 것이다.


    ◆ "나에게 대한민국 국적은 모순"

    이제와서 [프로축구] 입단..대체 왜?


    [마음 속의 조국]은 대한민국이 아니며,
    [진정으로 존경하는 인물]로 [김정일]을 서슴없이 꼽았던 정대세는
    지난 1월 대한민국 프로축구계에 당당히 입문했다.

    아직까지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은 정대세가
    국내에서 프로 축구 선수로 뛰는 것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재 <수원 삼성> 소속인 정대세는
    <K리그 올스타 2013> 팬 투표에서
    이동국과 데얀에 이어,
    [공격수 부문 3위(1만 3,927표)]를 달리고 있다.

    "북한 주민들 고통에 관심 없다"는 정대세
    "北인권 문제는 극우보수파만 다룬다"는 박원순


  • 박원순 서울시장은
    변호사 시절이던 1999년 8월,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극우 해리티지 재단에서 배운 시민운동 노하우>라는
    칼럼을 게재,
    북한인권 문제가
    소위 [극우보수파들만의 아젠다]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미국 NED재단의 거쉬먼 회장과 Ms.코언을 상대로
    "북한의 민주화나 인권문제에 접근하는 것보다,
    점진적인 남북교류와 경제교역에 힘을 쏟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론을 펼쳤었다.

    북한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워낙 폐쇄적(閉鎖的)인 사회여서
    북한의 민주화나 인권문제에 당장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 대신 점진적인 남북교류와 경제교역의 추진에 따라
    신뢰와 화해를 쌓아가는 것만이
    북한을 민주화시키는 길일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지난번 Ms.코언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집요하게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고 운동을 한다면
    재정지원을 할 용의가 있음]을
    이야기하여

    좀 이상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그 동안 북한인권 문제를 다루는 단체와 언론은
    대체로 [극우보수파]들이었음을 설명했었다.

    [북한 정권]을 찬양하면서,
    [북한 인권 상황]에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정대세의 모습을 볼 때,
    오래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소신(?) 발언]이 오버랩되는 건 그저 착각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