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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에 이어 <젠틀맨>으로 국제가수 반열에 오른 싸이(박재상·36)가 이탈리아 축구팬들에게 [야유]를 받는 굴욕을 당했다.
싸이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오후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AS로마와 라치오의 이탈리아컵(코파 이탈리아) 결승전에 초대돼 자신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을 불렀다.
이날 결승전에 앞서 [초대가수] 자격으로 수만 관중 앞에 선 싸이는 한국인 댄서들과 함께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그런데 노래가 채 끝나기도 전에 일부 관중들이 폭죽을 터뜨리고 거센 아유를 퍼붓는 등 노골적으로 공연을 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중들의 고함이 점점 커지자 주최 측은 [볼륨]을 높이며 맞섰지만, 한 번 불 붙은 비난 열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축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오빤 강남스타일] 가사가 흘러나올 때 [환호] 대신 [욕설]과 [비난]을 퍼부었고, 공연이 끝난 뒤에도 "우…"하는 비난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팬들의 야유에도 꿋꿋하게 공연을 마친 싸이는 이탈리아어로 "저는 이탈리아를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란 인사말을 남기고 무대를 내려왔다.
이탈리아는 유럽 국가 중에서도 싸이의 인기가 상당히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날 공연에서 관중들이 싸이에게 야유를 퍼부은 것은 [싸이 개인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주최 측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이날 게임은 로마의 라이벌 두 팀이 맞붙은 [이탈리안컵 결승전]이라는 점에서 양팀 팬들이 [신경전]이 최고조에 달한 경기였다.
따라서 이탈리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경기에 [동양에서 온 가수]가 노래를 부르자, 자존심 강한 이탈리아 축구팬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네티즌은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긴장감이 팽배해진 경기에 엉뚱한 가수가 나와 노래를 부르니 관중들이 비난을 퍼부은 것"이라며 "경기 성격과 초대가수를 미스매치한 주최 측의 잘못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S로마와 라치오 두 구단 팬들이 이미 [유색인종 차별 논란]에 여러차례 휘말려 왔다는 점에서, 이번 [싸이 야유 소동]은 "동양인인 싸이를 직접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AS로마 팬들은 얼마전 AC밀란의 흑인 선수 발로텔리에게 [모욕적인 폭언]을 가해 구단이 대신 5만 유로의 벌금을 무는 부끄러운 전력을 갖고 있다.
또 라치오 역시 경기 중 유색인종을 차별하는 야유를 퍼부어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는 처벌을 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