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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기회복 진입 판단 일러"
1분기 성장률 호조에도 투자 부진 우려
성장전략 담은 '세번째 화살' 주목
(뉴욕=연합뉴스) 일본의 올해 1∼3월 경제 성장률이 시장의 예측을 웃돌았지만 본격적인 경기 회복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내각부는 16일(현지시간) 올해 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0.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연율로는 3.5%의 성장세다. 이는 시장의 예측치 2.8%(연율기준)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같은 기간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의 성적보다 훨씬 좋다.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양적완화와 재정확대로 경기를 부양하려는 '아베노믹스'가 약발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의 가치 하락으로 일본의 수출은 1∼3월에 전분기보다 3.8% 증가했고 개인 지출도 0.9% 늘어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정부가 지출을 확대하면서 소비자들도 지출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일본의 경기 회복을 낙관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WSJ는 이날 일본 경제가 지난 20년 동안 여러 차례 '반짝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일본 경기가 전환점을 맞았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신문은 "일본 기업의 설비투자는 지난 1∼3월 0.7% 줄어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면서 이런 전망의 근거를 제시했다. 일본 GDP에서 자본 투자의 비중은 15% 정도에 달한다.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기업들이 앞으로 경기 전망에 대해 확신하지 못해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경제전문방송인 CNBC도 "일본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는 일본 경제가 아직도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하게 탈피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HSBC의 일본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이즈미 드발리에는 "일본 기업들의 이익 증가에도 설비투자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일본 기업들이 여전히 투자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 역시 기업의 설비투자 부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일본 엔화 가치의 하락으로 물가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점도 염려되는 부분이다.
엔저는 수출에 도움이 되지만 원유 등 수입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가계의 지출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 물가 부담으로 가계가 지출을 줄이면 지난 1∼3월 일본의 성장을 이끌었던 개인 지출도 감소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이 양적완화와 재정확대라는 두 개의 화살로 지난 1∼3월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규제완화와 경제 개혁 등 성장전략을 담은 세 번째 화살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드발리에는 "성장 전략과 개혁 조치를 담은 세 번째 화살 없이는 일본 기업의 투자 환경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구마노 히데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잠재 성장력을 끌어올리려면 개혁의 신호와 기업들의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