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 민통당 의원, 18일 "명백한 증거" 주장내용 보니 종북세력의 ‘북한 앵무새 발언’ 추적 지시
  • “국정원장이 정치개입을 지시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나왔다.”

    “2009년 5월 15일부터 2013년 1월 28일까지 최소 25회에 걸쳐 (국정원 내부망에) 게시된 ‘국장 지시사항’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정원장이 여론조작 시도, ‘종북·좌파’ 단체에 대한 대응 공작 지시, 주요 국내정치 현안에 적극 개입, 정권의 전위부대로 MB정부의 국정운영 홍보, 4대강 사업의 실질적 지휘 등을 지시했음을 보여준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에게 공개한 내용이다.
    진 의원은 다음의 사례를 국정원장의 정치개입 사례라며 공개했다.

    "2010년 7월 19일 지시사항을 보면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 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바로 우리 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적시했다.
    이는 이번 대선에서 있었던 국정원 댓글 여론조작 사건이 국정원 대북심리전단의 ‘젊은 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진행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 ▲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이 국정원 여직원의 여론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20대 여성의 집앞을 에워싸고 있는 모습. ⓒ 자료사진
    ▲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이 국정원 여직원의 여론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20대 여성의 집앞을 에워싸고 있는 모습. ⓒ 자료사진

     

    그럴싸하다.
    하지만 여기에 국정원이 내놓은 답이 더 현실에 가까워 보인다.

    18일 <한겨레> <프레시안> <경향신문> 등이 진 의원의 주장을 대서특필하자,
    국정원 측은 바로 유감을 표하며 해명에 나섰다.

    국정원에 따르면, 진 의원이 제시한 ‘젊은 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에 대한 내용은 사실 우리나라 인터넷 공간에서 국정원과 종북세력 간에 벌어진 치열한 대중심리전의 결과라고 한다.

    그 대표적인 주제가 바로 제주해군기지와 4대강 문제였다고.

    북한 김정은 패거리는 대남선전용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제주해군기지를 “북침전쟁기지”라 부르며 선동하는 내용을 계속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민족끼리>는 2011년 9월 13일 좌파단체, 야당, 종교계 일각의 제주기지 건설 반대투쟁 경과를 상세히 소개했고, 2012년 5월 13일에는 “제주도민 죽이는 해군기지, 온 민족을 위협하는 북침전쟁기지”라고 주장하며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전면 재조사 실시”를 주장하기도 했다.

    <우리민족끼리>의 주장 중에는 국내 종북 단체들이 주장하던 “제주해군기지는 미군침략전쟁의 교두보, 핵무기 전초기지”라는 내용도 그대로 들어 있었다.

    2012년 9월 26일부터 30일까지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북침 준비”
    “제주는 더 이상 평화의 섬이 아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친미사대매국행위”라는 주장을
    반복해 선전-선동하기도 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비난도 있었다.

    2011년 4월 28일 “앞으로 한 해 동안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피해가 막심할 것이며, 앞으로 닥칠 재앙을 생각하면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5월 21일에는 “4대강 사업에 앞서 이명박 정부를 끝장내야 한다”,
    5월 24일에는 “우천으로 인한 제방침식과 교량붕괴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매년 집중호우에도 4대강 사업을 마친 곳에서는 피해를 거의 입지 않자,
    2012년 12월 25일에는 “리명박 패당의 4대강 사업은 죽음의 강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공사과정에서 불법과 부정부패가 난무했다”고 떠들어댔다.

    문제는 이 같은 <우리민족끼리>의 선동 내용이 어느 순간 국내 포털과 커뮤니티 사이트, SNS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괴담’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괴담’을 막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젊은 층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선동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국정원 측은 “원세훈 원장이 정치개입을 지시했다”는 진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내부망 자료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부서장들도 직원들이 정치권 줄대기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 않고 확실한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직원교육을 강화하기 바람
    (2011년 1월 21일 전 부서장 회의)

    내년 정치일정과 관련, 공무원들이 정치세력과 연계되지 않도록 해야 하나, 이에 앞서 우리 院 직원부터 더욱 조심해야 할 것임
    (2011년 6월 17일 전 부서장 회의)

    다음달  국감을 비롯, 내년 총ㆍ대선 등 정치일정을 앞두고 원(院)이 언론ㆍ정치권에서 거론되지 않도록 직원관리를 철저히 하기 바람
    (2011년 9월 16일 전 부서장 회의)

    안보상황 관리와 국정성공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정치개입 시비 등으로 원(院)역량이 분산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임. 이런 때에는 사소한 언행 하나가 엄청난 일로 번질 수 있음을 명심하고 엄정한 근무기강 확립에 주력해야함
    (2012년 1월 2일 신년사)

    선거와 무관한 고유 업무는 당당하게 계획대로 하되, 직원들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오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직원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 주기 바람
    (2012년 1월 27일 전 부서장 회의)

    대선정국을 맞아 院이 휩쓸리지 않도록 부서장들이 직원들을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함. 직원들의 작은 행동 하나가 院이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철저히 교육시키고 감독해야 하며, 문제발생시 직원뿐 아니라 상급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것임을 명심하기 바람
    (2012년 8월 17일 전 부서장 회의)

    대선(大選)이 다가왔는데 그동안 우리가 노력한 결과, 정치(政治)개입 논란에 휘말리지 않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음. 앞으로도 부서장 이하 全직원들이 선거과정에서 물의를 야기하지 않도록 긴장감을 유지하고, 문제 발생 시에는 연대책임을 물을 것임을 명심하기 바람
    (2012년 10월 19일 전 부서장 회의)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직원들이 해야 할 일은 당당하게 하되, 사소한 일에서 물의야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선거 종료 시까지 불필요하게 연루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주기 바람
    (2012년 11월 23일 전 부서장 회의)


    국정원이 제시한 내부망의 국정원장 발언은, ‘대선 정국 개입’ 보다는 ‘정치 중립’을 강조하는 말이 훨씬 많았다.

    북한 대남공작 기관들은 특히 4대강 사업, 제주해군기지 등 주요 국책사업에 대해 방해할 것을 선동하고, 종북 세력들이 조직적으로 추종하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한다.

  • ▲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이 국정원 여직원의 여론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20대 여성의 집앞을 에워싸고 있는 모습. ⓒ 자료사진



    국정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천안함 폭침ㆍ4대강 사업 등 국가 주요 현안에 대해 북한이 선동지령을 하달하면 고정간첩과 종북세력이 대정부 투쟁에 나서고, 인터넷 등을 통해 허위주장을 확대 재생산하는 게 현실이다.
    이에 국정원장으로서 적극 대처토록 지시한 것으로 본다.”


    실제 원세훈 원장은 2012년 9월 21일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국정 성과를 올바로 알리는 것이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국론분열을 획책하는 종북 세력들에게 더 이상 휘둘리지 않고, 그들의 실상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3개월 째 해결되지 않은 ‘국정원 여직원 사건’의 경우에도,
    대선 개입이 아니라 북한의 대남공작기관들이 내놓는 선동 자료를 국내 종북 세력들이 어떤 경로로, 어떻게 확산시키는지 파악하고 이를 막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측은 민통당이 정보기관 수장의 말을 외부로 유출하고, 종북세력과 북한 대남공작 간의 관계를 수사하라는 지시를 ‘정치 개입지시’로 왜곡한 데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진 의원의 주장이 보도된 뒤 네티즌들은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어떻게 국정원 직원들만 볼 수 있는 내부망 자료를 입수했느냐’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종북 성향 국회의원과 손잡은 국정원 직원부터 찾아내자”며 흥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