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틀쿠바' 박재홍(SK와이번스)이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30(홈런)-30(도루)' 달성한 박재홍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은퇴기자회견을 열고, 17년간의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박재홍은 은퇴 이후 MBC SPORTS+ 해설을 맡을 계획이다.



    은퇴사 전문

    저 박재홍은 이제 배트를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합니다. 17년간의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감하면서 은퇴를 발표합니다.

    다른 어떤 현역선수보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고 잘 할 자신이 있었지만 제가 지금 있는 상황에서는 그만두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에 SK에서 코치 연수 제안을 받았지만 현역 생활을 연장하기 위해 자유계약선수 신분을 택했고 최근에도 현역 생활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최선의 결정인지 매일 고민했었고 많은 야구 선배님들, 멘토 분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현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명예롭게 은퇴한 후에 현역 선수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은퇴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나름대로 30-30을 세 번이나 달성했고, 소속팀의 우승을 다섯 번 이끌면서 팬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제 팬들은 더이상 그라운드에서 저의 플레이를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너무나 감사드리고, 비록 1년이지만 현역 생활 마감 직전 선수협회장으로서 선수와 야구계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으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위기에 빠졌던 선수협을 정상화시키고 서로 반목, 분열했던 선수들을 하나로 모아 화합할 수 있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또 선수협 주최로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프로야구 10구단이 창단됐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비록 저는 10구단 창단의 혜택을 받지는 못하지만,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야구할 수 있다는 점을 뿌듯하게 생각하고 팬들이 주신 사랑을 마음속에 오래오래 기억하고 간직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하지 못한 도루 33개는 앞으로 할 수는 없겠지만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도록 하겠습니다.

    팬 여러분과 야구 관계자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의 새로운 인생과 도전에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