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일명 ‘택시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총파업 카드’를 꺼내들며 ‘국민들’을 협박했다.

    택시 총파업?
    국민들은 적극 지지․환영한다.
    제발 좀 총파업 자주 해라!

    자기네 집단 이익 관철을 위해

    ‘분신자살’ 협박하는 ‘택시업계’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은 17일 서울 강남에 있는 전국개인택시연합회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총파업을 결정했다고 한다.

  • ▲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강남에서 회의를 열고 총파업을 결의했다.[사진: 연합뉴스]
    ▲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강남에서 회의를 열고 총파업을 결의했다.[사진: 연합뉴스]



    택시업계는 이명박 대통령이 ‘택시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바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인지, ‘거부권’에 대한 국회 처리결과를 보고 집회를 열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이라는 박복규 씨의 말이다.

    “정부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부득이 30만 택시 가족이 참여하는 비상총회를 개최할 수밖에 없다.
    비상총회가 열리면 그날부터 운행 거부에 들어가는 것이다.”

    “조만간 다시 회의를 열어 세부 날짜와 방법을 정할 것이다.
    택시기사들의 삶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법 개정마저 무산된다면, 택시를 불태우고 분신자살하겠다는 조합원들까지 나오고 있다.”


    봤는가?
    자기들을 ‘대중교통’으로 지정해주지 않으면 ‘분신자살 하겠다’고 한다.
    이건 정부와 국민을 향한 협박 아닌가?

    ‘택시업계 관계자’들은 회의에서 이런 주장도 했다고 한다.

    “택시업계는 택시 예산과 수송 분담률 등에 대한 정부의 잘못된 발표가 택시법 반대 여론을 조장한 것으로 판단한다.
    여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을 해서 부정 여론을 돌리겠다.”


    역시나 택시업계는 지난해 6월 하순 ‘총파업’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왜 그렇게 냉소적인지, ‘택시법’에 대해 비판적인지 전혀 반성하지 않았던 것이다.

    ‘택시법’의 문제? No!

    택시업계 전체의 문제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잘 생각하지 않는 몇 가지 ‘팩트(Fact)’가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차량 보유대수, 평일 낮 시간에 업무를 위해 이동하는 차량의 수, 국민들의 택시이용회수, 소비자들에게 택시를 대체할 수단이 있는가 유무 등이다.

    우리나라의 차량 보유대수는 1,800만 대를 넘었다.
    5천만 국민 3명 중 1명이 차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서울 시내에만 300만 대가 넘는 차가 등록돼 있다.

    차량 대부분은 승용차지만 이들 중 20% 이상이 업무용(또는 출퇴근용)으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외근을 하거나 출장을 갈 때 승용차를 이용하는 숫자도 적지 않다.

    사무직이나 생산직, 서비스직 등에 종사하면서 직장에서만 하루 종일 보내는 이들은 보통 지하철,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이들은 술 약속이 없을 때나 주말, 휴일 나들이에 자신의 차를 운전한다.

  • ▲ 이게 바로 우리나라 택시업계의 실상이다. 서울역 인근 차선을 차지한 택시들.[사진:연합뉴스]
    ▲ 이게 바로 우리나라 택시업계의 실상이다. 서울역 인근 차선을 차지한 택시들.[사진:연합뉴스]



    그 다음, 국민들이 보는 택시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손님 기다린다”는 핑계로 역전, 호텔, 버스정류장 앞의 인도와 차선을 점령한 택시들,
    “손님 태운다”면서 1차선에서 3차선으로 갑자기 끼어들어 사고 유발하는 택시들,
    넓지도 않은 도로에서 차선 2개를 걸치며 질주하는 택시들,
    불법 주정차를 할 때 꼭 횡단보도나 교차로 곡선에 세우고 ‘파란불’에도 달리는 택시들,
    ‘빈 차’일 때는 다른 승용차들과 ‘레이싱’을 벌이다가도 ‘만만한 손님’ 태우면 쓸데없이 이리저리 차선 바꾸고 팔도유람을 하듯 빙 둘러가는 택시들,
    손님 태운 뒤 쓸데없이 말 걸면서 시사평론-정치평론이나 해대는 택시들,
    복잡한 도로에서 시비 걸듯 위협운전하면서 자신이 ‘레이서’인양 폼 잡는 택시들,
    연말연시 모임이 끝나고 밤늦게 택시 한 대 잡으려면 기사들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


    이게 ‘대중교통으로 인정해 달라’는 택시의 실상이다.

    그래놓고선 “택시기사들 먹고 살기 힘들다”며 차 뒷유리에 ‘LPG 요금 인하하라’는 스티커나 붙이고 다닌다. 지금도 LPG요금을 일반인 보다 몇십 % 할인받으면서.

    택시업계의 탐욕,

    왜 국민들이 메워줘야 하나?


    택시 기사들이 자주 하는 하소연 레파토리다. 

    “하루 12시간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사납금 채우고 나면 남는 게 없다.
    한 달 수입이 150만 원도 안 되는데 아이들 학비는 어떻게 내야 하나?
    죽을 거 같다.”


    여기에 질문.
    사납금 문제와 월급 문제는 사측과의 문제 아닌가.
    개인택시들의 경우 눈 오면 운행 안하고, 자기 개인 일 있으면 운행 안 하는데 그것도 국민들 탓인가(기사식당에서 도박하는 택시기사들은 어떻게 봐야 할까).

    더 심한 질문. 웃돈 몇 천만 원 얹어 개인택시를 거래하는 행태는 뭔가? 개인택시를 상속받는게 말이 된다고 보나? 과거 개인택시 수 늘려달라고 애걸복걸한 게 정부였나 택시기사들이었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택시회사는 ‘현금흐름’이 가장 좋은 업체 중 하나였다는 걸 택시업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런 그들이 어렵게 된 이유?
    상당수가 회사 경영진의 무능이나 탐욕으로 인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그렇게 ‘잘 나갈 때’는 왜 위기에 대응하지 않았나?

    그래놓고 이제 와서는 “택시도 대중교통으로 인정해 달라”며 이런 말을 한다.

    “1조9천억 원 예산 주장은 택시법을 막기 위한 정부의 언론플레이다.”
    “택시기사 처우가 안정된다면 승차거부나 부당요금 징수 같은 잘못된 일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본다.”


    미안하지만 잘못 짚었다.
    택시업계의 어려움은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10년 전에 비해 50% 이상 오른 택시 기본요금.
    하지만 서비스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택시에 대한 ‘특혜’는 지금도 적지 않다.
    LPG요금과 경영개선지원 등 정부와 지자체가 택시업계에 쏟아 붓는 혈세만 연간 1조 원 수준이다.

  • ▲ 보복운전을 한 택시.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졌다.[사진: 당시 영상 캡쳐]
    ▲ 보복운전을 한 택시.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졌다.[사진: 당시 영상 캡쳐]



    그럼에도 개선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택시 서비스는 점점 나빠지고 있다.

    불법 도급택시에 렌트해주는 개인택시, 불투명 경영 등으로 인한 택시회사의 노동착취와 이어지는 불친절과 난폭운전, 범죄의 악순환은 국민들 택시를 외면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과거 서울시가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할 때 했던 일이 뭔지 아나?
    난폭운전이 습관이 된 버스기사들을 시내버스에 태워 ‘고대로 운행’한 일이었다.
    이때 어떤 버스기사는 멀미를 하고 넘어지고 난리도 아니었다는 후문이다.

  • ▲ 택시 총파업 기사에 달린 댓글이 3천 개를 넘었다. 대부분 택시 파업을 환영했다. [사진: 네이버 뉴스 댓글 캡쳐]
    ▲ 택시 총파업 기사에 달린 댓글이 3천 개를 넘었다. 대부분 택시 파업을 환영했다. [사진: 네이버 뉴스 댓글 캡쳐]



    자, 느껴지는 게 있는가?
    지금 택시업계에 필요한 건 ‘대중교통’에 포함시켜 달라고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니라 업계의 자정노력이다.

    제발 승용차 운전자, 보행자, 버스 승객 위협 좀 그만하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