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모지 호남공략법은, 국민대통합+실버세대5년 전엔 틀니 약속…이번엔 '인플란트'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23일 호남방문의 키워드는 국민대통합과 지지층 확대로 읽힌다.
    볼모지나 다름없는 호남 민심을 끌어안기 위해 '지역균형발전', '인사 탕평' 등을 약속했다. 또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관련 공약을 발표, 상대적으로 지지층 결집이 수월한 노년층을 집중공략 했다. 박 후보에 호감을 가진데다 투표율이 높은 '실버세대'에게 정책으로 승부수를 띄워 지지세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는 지난 4.11 총선을 앞두고 호남방문 당시에도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 "호남 불이익 없다" 탕평인사 약속

    박 후보는 이날 광주·전남·전북 선대위 출범식과 새만금 시민간담회 등을 잇따라 찾아 영·호남으로 갈라진 동서화합 원칙을 강조했다. 특히 지역화합과 국민통합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공평한 인재 등용'과 '지역균형발전을 꼽았다.

    "저는 모든 공직에 대탕평 인사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어느 한 지역이 아니라 모든 지역에 100% 대한민국 정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재 등용에 있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능력 있는 분들을 적재적소에 모시겠다는 것이 저와 새누리당의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다.

  •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3일 광주시 남구 노대동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을 방문, 점심 먹기 전 손소독 봉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3일 광주시 남구 노대동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을 방문, 점심 먹기 전 손소독 봉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즉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지역때문에 차별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영입한 점을 언급하며 자신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동서화합이 가장 중요하고 이에 실패하면 다른 것도 성공하지 못한다. 제일 적임자이니 수고해달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우리나라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내부 화합과 통합이 정말 중요하다. 쉽지 않은 길이고 역대 어느 정권도 성공 못했지만 그 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역균형발전과 관련해서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호남이 '희망의 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광주의 자동차산업을 지원하고 미래신성장동력을 이끌 서남해와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를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새만금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종합컨트롤타워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새만금사업이 여섯 개 부처로 나뉘어 있어 (일처리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별법을 개정해서라도 흩어진 사업을 하나로 모아 통합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 5년 전엔 틀니 약속…이번엔 '임플란트'

    박 후보는 이날 점심식사는 광주 남구에 위치한 '빛고을노인건강타운'에서 노년층과 함께했다. 그는 식사를 위해 입장하는 100여명의 노인들에게 일일이 손 소독제를 뿌려줬다. 이 자리에서 "우리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제 2의 인생을 설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또 "노후에도 활달하게,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좋은 정치를 실천해 효도를 많이 하겠다"고 약속하자 식당을 가득 메운 노인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박 후보는 노년층 공약으로 '임플란트' 카드를 꺼내들었다. "앞으로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어금니부터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에 인플란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임플란트 비용이 비싸 주저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건강보험 적용을 통해 개인의 부담을 덜고 노후를 편안하게 챙겨드린다는 공약이라는 게 박 후보측의 설명이다.

  •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23일 광주시 남구 노대동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을 찾아 통기타를 잡아 들었다. ⓒ 박근혜 후보 캠프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23일 광주시 남구 노대동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을 찾아 통기타를 잡아 들었다. ⓒ 박근혜 후보 캠프

    이밖에도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을 설립해 가족구성원이 사회공헌 활동을 하면 복지포인트를 제공하고 이를 어르신들 간병인 서비스에 활용하는 방안도 내놨다.

    박 후보의 노인복지 공약은 지난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후보는 노인 틀리 건강보험 적용을 약속했고 올 하반기부터 만 75세 이상 노인의 완전틀니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중증질환에 대한 100% 건강보험 적용추진'을 약속했다. 오는 2016년까지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질환에 대해 국가가 진료비를 100% 책임지고 '치매노인에 대한 장기요양보험 확대'와 '돌봄서비스 확대'도 추진키로 했다.

    식사를 마친 박 후보는 박 후보는 물리치료 병동을 시작으로 복지관 곳곳을 누볐다. 이 곳에 박 후보가 등장하자 누워서 치료를 받던 한 어르신이 일어나서 인사하려고 하자 박 후보는 "그냥 누워서 편하게 (치료를) 받아달라"고 했다. 박 후보는 "전국적으로 이런 시설이 많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예방차원을 넘어 병을 기다렸다가 고치는 것은 문제지 않는가. 편안하게 치료를 받고 나아지기를 기다려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밖에도 당구장, 하모니카반, 라인댄스반 등을 찾았다. 통기타방에서는 '학창시절'을 연주하고 있던 회원들이 박 후보에게 즉석에서 연주를 권했다. 박 후보는 "제가요?"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거듭된 제안에 "하도 (연주)한 지가 오래돼서 할 수 있을지…"라며 기타를 집어 들었다. 차분한 자세로 C코드를 잡았으나 끝내 연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너무 오래돼서…."라는 말로 아쉬움을 털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