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인적쇄신론 맞서 비박계 만나 '화합 메시지'11일 당내 인선 마무리할 듯…취재기자들과 '갈등'
  • 金 "선거법 때문에 말 못해 도닦는 기분"… 朴 "감사하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김문수 경기지사가 10일 만났다. 박 후보가 경기 수원 경기도청에 위치한 무한돌봄센터와 꿈나무안심학교를 방문하기에 앞서 김 지사의 집무실을 찾았다. 두 사람은 20여 분 간 회동을 가졌다.

    지난 8월 대선후보 경선에서 함께 경쟁했던 김 지사와 단독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후보는 오는 12월 대선 패배 위기감이 증폭되면서 '인적쇄신' 논란을 겪고 있다. 당 내분을 수습하기 위해 정몽준 전 대표 등 비박(非朴·비박근혜)계 인사들과 연달아 접촉,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해 대선 승리의 협조를 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경기도청을 방문, 김문수 지사와 대화를 나누며 꿈나무안심학교로 걸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경기도청을 방문, 김문수 지사와 대화를 나누며 꿈나무안심학교로 걸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지사는 "국민이 경륜있고 안정감을 주는 지도자가 나와야 된다고 한다. 워낙 열심히 하신다"고 덕담하자 박 후보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10여분의 공개한 면담에서 김 지사가 "저는 선거법상 말을 못하게 돼 있어서 마음이 있어도 말도 못하고 도 닦는 기분"이라고 하자 박 후보는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경기도정으로 화제를 옮긴 박 후보는 "평택 고덕에 100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 3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해 낸 지사님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박 후보는 "저도 공약했지만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된 지속 가능한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사께서 서민의 생활을 다 알고 꼭 필요한 복지서비스 행정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서 곤혹스러운 부모가 많은데 이런 서비스를 함으로써 사교육비도 절감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또 "보육을 국가가 책임져야 하지만 여러 사각지대가 많다. 주민과 밀착된 지방자치단체에서 사례를 발굴해 꼼꼼하게 돌봐주면 국민에게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도움을 청했다.

    ◈ "문재인 보다 먼저 경기도정·의회 찾아야"  

    김 지사가 "대통령이 돼 소소한 것은 지방으로 많이 권한을 준다면 현장밀착형 행정은 더 잘하게 된다"고 건의하자 박 후보는 "그렇게 하겠다. 지자체에서 할 일을 굳이 중앙에서 할 필요는 없다"고 동의를 나타냈다.

    김 지사가 "대통령 되기 전에는 다 그렇게 한다고 하다가, 되고 나서는 안하더라"고 하자 박 후보는 "제가 실천의 왕이지 않느냐"고 응수했다.

    이어 박 후보는 "저는 '이 말을 하면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약속을 남발하지 않는다. 책임 안지면 하나마나이고 신뢰만 떨어진다. 약속을 안지키면 공약이 무슨 소용이냐"고 말했다.

    두 사람의 회동에는 '홍삼차'가 곁들어졌다. 김 지사가 "저도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는데 (비서실에서) 후보님 오신다고 특별히 준비한 것 같다"고 하자 박 후보는 "먹고 힘내라는 뜻으로 알겠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 후보는 이어 아동보육 지원부서인 '무한돌봄센터'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에는 박 후보가 대선후보 중 가장 먼저 '수도권 수장'을 만났다는 의미도 있다. 사실상 민주통합당이 경기도의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문재인 후보 측에서 도의회 방문 등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지난 8일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을 만나며 두달 뒤 대선에서 표심의 분수령이 될 '수도권' 다지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한 여권관계자는 "김문수 지사 쪽에서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보다는 먼저 경기도정·의회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좋은 그림 나와야 한다' 기자들 따라붙지 말라 요구

    박 후보와 김 지사의 회동 언론 공개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과 취재기자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당초 회동 시작 후 5분간을 언론에 공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회동 장소가 협소하다는 이유를 들어 풀(pool·대표취재) 취재를 요청했다. 또한 박 후보와 기자들간 별도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지 않겠다고 알렸다.

    조윤선 대변인은 "선대위 인선은 내일 발표할 것이며, 김 지사와의 만남에 오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기자들은 "5분간의 회동 분위기라도 보려고 여기까지 왔다", "우리가 왜 당이 정해놓은 것만을 취재해야 하는가"라고 항의했다. 회동은 결국 풀기자 4명으로 취재됐다.

    그러나 회동 초반에 김 지사는 "기자들은 왜 안 들어오나"라고 묻자, 박 후보는 "방(집무실)이 상당히 넓네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새누리당은 박 후보와 김 지사가 청사를 나와 무한돌봄센터 등으로 이동할 때에도 '좋은 그림(영상)이 나와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풀기자도 후보에게 가까이 따라 붙지 말아달라"고 요구해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현지 취재에 불편함이 크다는 것을 세밀하게 파악했으며 기본적인 문제점 몇 가지를 발견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