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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박정희 대통령 묘역에 언제든지 참배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바란다. 그럴려면 가해자 측의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국립현충원에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지 않은데 대해 18일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후보는 이어 "그래야 통합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된다면 언제든 묘역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 후보는 다음과 같은 김경수 공보특보의 글을 리트윗(인용해서 퍼트림)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에서 문재인은 현충원 가서 왜 박정희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지 않느냐고 따지듯 묻는다.
역사의 화해란 가해자가 자기반성과 함께 피해자를 찾는 것이다. 거꾸로 피해자에게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를 찾아가라고 요구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문 후보와 김 특보가 언급한 '가해자 측'은 박근혜 후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후보는 "1975년 4월8일 선고되고 20시간 채 안돼서 사형이 집행됐다. 저는 (그 울분 속에) 유신반대 시위하다 구속되고 제적되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 특보도 "문재인이 박정희한테 어떤 피해를 입었느냐"는 한 트위터 사용자의 질문에 "대학 재학 중 인혁당 사건 관계자들이 사형을 당한 다음날 유신반대 시위를 하다 잡혀 구속, 강제징집 당한 사람이 문재인"이라고 답했다.
■ 지난 17일 문재인 후보는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화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만 참배했다.
문 후보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하지 않으면서 첫 행보부터 '반쪽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터져나왔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이 과반을 넘고 있는 상황에서, 오로지 박근혜 후보를 향한 정치공학만을 따져 '국민대 대통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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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2012.9.17 ⓒ 연합뉴스
■ 박효종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문재인 후보가 힐링 대통령이 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행보를 보면 반쪽 힐링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우리 사회 갈등, 분열을 치유해야하는 사명이 문재인 후보에게도 있다고 본다."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의 화해를 과연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일부러 비껴간 모습에서 어떻게 읽을 수 있느냐."
"앞으로 시간이 있으니 좀 더 역사와 화해하겠다는 과감한 행보를 기대한다."
■ 장원재 다문화콘텐츠협회 회장은 18일 트위터에 "혹시 김정일이 문재인 후보에게만 특별히 과거사 반성문을 보냈느냐"며 문 후보를 비판했다.
"문재인 후보, 과거사 반성없인 박대통령 묘소 못가신다고. 김정일은 반성 한마디 없었는데도 조문가겠다고 그토록 애쓰시더니. 혼자만 아시고 혼자서만 판단하는 별도의 과거사가 따로 있으신가"
"김정은은 김일성, 김정일의 생물학적 후손일 뿐 아니라 아예 왕위까지 계승한 자다. 근데 이 자에게 6.25남침, 대량학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말은 없다. 휴전선 이쪽저쪽으로 적용기준이 왔다갔다 하나보네?"
북한 김정일이 죽자 당시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었던 문재인 후보는 조문을 주장, 조문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유가족과 북한 동포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해 10.4남북정상선언을 발표하던 역사적인 순간을 소중하게 기억하고 있다."
- 노무현 재단(당시 문재인 이사장)이 북측에 전달한 조의문 中대한민국 전 대통령은 참배할 수 없다면서도 '평양것들'의 수장인 김정일에 대한 조문은 할 수 있다는 얘기다.
■ 그간 박근혜 후보는 인혁당 사건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유족들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유가족분들이 동의하시면 제가 찾아뵙겠다. 전부터 제가 당시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참 죄송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앞서 유가족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박근혜 후보가 '유신헌법'과 '긴급조치' 그리고 '1975년 2차 인혁당사건 대법원 판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면 그에 따라 만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