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가슴 아픈 수출품

    여성의 삶이 고단해지는건 나라가 망하는 징조다


    서영석 기자/ 뉴포커스

     

    생활고에 시달리는 북한주민이 생계를 연명하기 위해 최후의 자존심마저 버리고 있다.

    북한의 최북단에 속하는 북, 러 국경도시인 나선시 두만강구(옛 선봉군)의 주민은 마땅히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 주민이 자구책으로 선택한 것이 성매매인데, 이곳은 북한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 광범위하게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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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이 성매매 온상지가 된 이유 중의 하나는 러시아로 떠나는 북한 벌목공들이 기차를 갈아타기 위해 이곳에서 장기간 머물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건 유동인구가 많은 기차역에는 암암리에 매춘업과 관련된 업종이 발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곳의 성매매가 특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기혼녀조차 남편의 묵인 속에 매춘업에 뛰어든다는 점이다.

    두만강구에서 살다 온 탈북자 김 모 씨는 “이곳 남편들은 아내가 성매매하는 것을 알면서도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체념한 듯 살아가고 있다.”는것.

    이미 이곳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제 더는 팔게 없어서 정조관념도 수출해 버린 지 오래다.” 라는 자조적인 말들이 오고 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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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화를 거치며 정조관념이 희미해져 가는 한국에 비해, 보수적인 사고방식이 많이 남아있다고 알려진 북한여성의 성에 대한 가치관이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크게 바뀐 후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계속된 북한경제의 악화 때문에 북한여성에게 있어 “성”은 이제 하나의 생계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래다. 성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해 부정이나 위법행위를 저지르는 등 도덕적으로도 타락하는 현상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생존이 우선인 북한여성에게 정절을 강요하는 것은 당치 않을 것이다. 그녀들에게 정절이란 사치이다. 배고픔에 시달리다 아사한 가족을 목격한 그녀들 앞에서 ‘성매매를 하느니 차라리 굶어 죽으라’는 식의 강요는 할 수 없다.

    한국의 여성이 급속한 경제발전 덕에 경제적 자립심이 강해져 가부장적 사고관에서 벗어난 것과는 반대로, 북한여성은  심각한 경제난 때문에 치열한 생활전선에 뛰어듦으로써 여성의 입지가 커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