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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는 자기 마음대로 안된다고 한 번 탈당하고 다시 (당으로) 왔다."
- 김문수 후보"원칙, 원칙하면서 불통 이미지를 쌓고 있다."
- 김태호 후보"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
- 임태희 후보"비온 뒤 땅 굳는다. 앞으로 어떤 문제에도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단결하자."
- 박근혜 후보
경선 레이스에서 이탈했던 비박(非朴·비박근혜) 주자들이 돌아왔다. 4.11 총선 공천헌금 사태 책임을 물어 박근혜 경선후보 사퇴 등을 주장하며 경선보이콧을 선언, 장외공세를 벌이던 이들은 복귀 첫날부터 유력주자인 박근혜 후보 향해 맹공을 쏟아 부었다.
◈ "박근혜, 부모님 얘기로 사람들 눈물짓게 해"포문은 김문수 후보가 열었다. 김 후보는 6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지역 합동연설회의 자유주제 발표에서 <남과 여> 동영상을 공개했다. 남자는 김문수, 여자는 박근혜 후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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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6일 오후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태희 김문수 김태호 박근혜 안상수 후보. ⓒ 연합뉴스
이 동영상은 동시대를 살았던 두 사람의 삶을 정면에 배치했다.
판자촌에서 아홉 식구가 살았던 김 후보의 사진과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박근혜 후보의 사진을 나란히 공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주력했다. 누가 더 서민의 삶을 이해하고, 국민들이 '진심'으로 받아들이겠느냐는 뜻이었다.
특히 박 후보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딸, 퍼스트레이디 등을 거치며 사회지도층으로 성장한 과정을 집중 조명했다. 사회 각계 인사들과 만나며 정치인으로 성장한 사진을 주로 배치했다.
반면 김 후보 자신에 대해서는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군사독재 반대시위를 벌이다 옥고를 치르는 등 어려웠던 시절을 비추며 '서민의 삶'을 강조했다.
이 영상은 다음과 같은 해설로 끝맺음을 했다.
"그녀는 부모님의 얘기로 사람들을 눈물짓게 하지만, 그는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울어준다. 같은 시대 살았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 누구의 삶이 국민에게 진심으로 다가올까요."
이 동영상이 나가는 내내 박근혜 후보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후보자의 정책, 비전, 삶 등을 공개하는 자유주제 발표에서 자신을 전면에 내건데 대한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 "원칙, 원칙 하면서 불통 이미지 쌓는다"김문수 후보는 후보자 정견발표에서도 박근혜 후보를 향해 집중공세를 펼쳤다.
"저는 입당한지 19년이다. 박근혜 후보보다 4년 빠르다. 박근혜 후보는 자기 마음대로 안된다고 한 번 탈당하고 다시 (당으로) 왔다. 저는 한 번도 탈당한 적이 없다. 저를 두고 당을 망친다고 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입니까."
공천헌금 사태가 벌어진 뒤 '경선 보이콧'을 선언한 데 대해 "무리한 처사"라는 등 당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진 데 대한 항변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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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오전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김문수 후보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4.11 공천 헌금 의혹와 관련한 책임론도 빼놓지 않았다.
"(박근혜 후보는) 비대위원장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었지만 특정계파에 자행된 원칙없는 공천은 새누리당을 절체절명의 위기로 빠뜨렸다."
김태호 후보도 "원칙, 원칙 하면서 불통 이미지를 쌓고 있다"고 했다. '원칙주의자'인 박근혜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며칠 전 국회의원을 돈으로 사고 팔았다는 일이 벌어졌다는 (의혹이 있다.) 민주주의를 사고 팔았다는 이 일이 사실로 드러나면 관련자들은 전자팔찌를 채워서 이 사회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
전일 황우여 당대표, 경선 후보자 등이 참석해 열린 연석회의에서는 공천헌금 사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황 대표가 책임을 지기로 약속했지만, 지난 총선을 진두지휘한 박 후보가 공천헌금 사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점을 적극 부각시킨 것으로 보인다.
임태희 후보는 이번 사태가 박근혜 1인 사당화에서 비롯된 만큼 '책임론'을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엄청난 파동이 닥쳐올 지 모른다. 이 문제는 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야 국민에게 (대선에서) 표를 달라고 호소할 수 있다. 무엇이 두려워서 당의 잘잘못을 얘기하지 못하는가. 절대 군주 시대인가."
임 후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공천헌금으로 3억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현기환 전 의원이 박근혜 후보의 메신저로 활동했기에 박 후보도도 이번 파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상수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한 언급은 자제한 채 앞서 합동연설회처럼 '안상수 알리기'에 집중했다.
◈ 박근혜는 '함께', '단결' 외쳐
반면 박근혜 후보는 비박 주자들의 이러한 맹공에도 '단결'을 강조했다. 이들이 경선레이스에 복귀한 점을 거론하며 "네 후보와 함께 힘을 모아서 대선승리를 반드시 이룩하겠다"고 약속했다.
"비온 뒤 땅 굳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앞으로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단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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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대선경선 김문수 박근혜 안상수후보가 8일 오전 서울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임태희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공천헌금 의혹을 두고는 재차 사과하면서 강도높은 처벌, 쇄신을 약속했다.
"공천 관련 의혹은 사실여부를 떠나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국민과 당원여러분께 송구스럽다. 만약 사실이라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중대범죄이다."
"이 일은 누구도 성역이 있을 수 없다. 모든 것을 빠른 시일 내 밝혀서 관련된 사람은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저 박근혜 다시는 우리 정치에서 공천 비리가 발붙일 수 없도록 더욱 철저하게 시스템화 해 개혁하겠다."
박 후보는 '성역'을 언급하면서 자신의 측근이라고 해서 그냥 넘어가는 일을 없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당시 공천위원으로 3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린 현기환 전 의원이 박 후보와 가깝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