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맨은 출석, DJ맨은 불출석..논란 가열민통 내부, 방탄할 가치 있나 목소리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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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20일 오전 대검찰청에 출석했다.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다. 반면 같은 혐의로 출석 요구를 받은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여전히 이를 거부하고 있어 상반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에 출두해 이 같이 말했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 ▲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20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두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20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두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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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이날 국회에서는 전날 불거진 박 원내대표의 검찰 소환 불응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졌다.

    불체포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이 소환에 불응할 경우 검찰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이용한 박 원내대표의 ‘꼼수’에 대한 비판이다.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가져오면 조사를 받겠다.”

    박 원내대표는 이 말로 출석 불응에 대한 명분을 만들고 있지만, 사실상 이는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검찰이 박 원내대표에 대한 영장을 발부하려면 우선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뒤에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정두언 의원 체포 동의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설령 검찰이 체포 동의안을 국회에 보내더라도 가결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검찰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불구속 기소밖에 없으며 재판은 얼마든지 대선 이후로 미룰 수도 있다.

    민주통합당 고위 당직자의 말이다.

    “이미 검찰에서 솔로몬 저축은행 외에도 여러 가지 혐의를 포착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검찰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다. 반면 이런 상황에서 박 원내대표 때문에 일 수 있는 역풍에 대한 당내 우려의 분위기도 있는 게 사실이다.”


    √ 민주통합, 박지원 끝까지 지킬까?

    박 원내대표를 향한 검찰의 칼날에서 과연 민주통합당이 끝까지 방탄막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 물음표가 던져진다.

    가뜩이나 불리한 대선 구도에서 이번 사태가 길어질수록 대선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민주통합당 각 대권후보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검찰을 비판하면서도 적극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내가 상황을 잘 모른다. 박 원내대표도 그동안 여러 번 의혹의 대상이 됐는데 번번이 아니지 않았느냐. 지금 상황에 대해 뭐라 말하긴 어렵다.”
     - 문재인 상임고문 <조선일보>

    손학규·김두관 후보도 “당의 입장과 같다”는 것 외에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사실상 민주통합당을 장악한 친노세력 입장에서 박 원내대표를 눈엣가시로 보는 시각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스스로의 말처럼 10여년간 검찰과 지겨운 악연을 이어온 만큼 워낙 많은 의혹을 달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때리기’도 바쁜 이 상황에서 박 원내대표를 도울 여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 ▲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이해찬 대표 ⓒ 연합뉴스
    ▲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이해찬 대표 ⓒ 연합뉴스


    실제로 같은 친노계인 한명숙 전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민주통합당이 보여준 ‘단결된 힘’이 현 상황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지난 총선을 거치며 감정의 골이 깊어진 옛 동교동계도 등을 돌린 상황에서 박 원내대표의 '고립무원'이 더욱 가속화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내가 돈을 받았으면 목포 역전에서 할복이라도 하겠다.”

    박 원내대표의 이 말도 친노 세력들에게는 영 불편한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친노의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듯한 셈이다.

    한 친노계 의원의 말이다.

    “마치 노 전 대통령이 비자금 혐의를 감추고 이를 짊어지고 가기 위해 자살을 했다는 식으로 들리는 게 사실이다. 박 원내대표는 자신 없이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오히려 지금에 와서는 걸림돌이 될 공산도 높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