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적 국경' 북한의 레스토랑 거리?

    신준식 기자 /뉴포커스

    우리나라에서 레스토랑 거리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아마 '화려하게 지은 건물에 온갖 장식을 멋드러지게 해놓고, 스테이크를 파는 곳' 정도로 상상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북한에서 레스토랑 거리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될까.

     북한이라는 단어는 어감상 굉장히 촌티나고, 시골스러운 이미지가 강한 반면, 레스토랑이라는 단어는 고급스럽고 도시스러움을 연상시킨다. 따라서 북한과 레스토랑은 연결하는 것은 굉장히 어색하고 부자연스럽다는 느낌마저 든다. 예를 들자면 흔히 시골 산골에서 갓 상경한 아이가 서울에 있는 굉장히 고급스러운 패미리 레스토랑에 간듯한 느낌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렇게 어색한 두 단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북한에도 '레스토랑 거리'가 곳곳에 있다.

     먼저, 북한에서 가장 대표적인 도시인 평양의 레스토랑은 큰 길가에 위치하고 있어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이용은 주로 당 간부들이 한다.

     평양에서 온 한 탈북자는 "레스토랑 거리를 한번 가본 적은 있었지만, 높은 가격때문에 먹어본 적은 없습니다. 한끼 식사를 위해 몇달 월급을 받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라고 반문했다.

     

  • ▲ 평양의 레스토랑 거리. 주민에겐 '남의 나라'다.
    ▲ 평양의 레스토랑 거리. 주민에겐 '남의 나라'다.

    평양 외의 지방에도 레스토랑 거리를 가지고 있다. 지방에는 평양보다 수입이 훨씬 적기때문에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 진다.

     

  • ▲ 회룡 레스토랑 거리
    ▲ 회룡 레스토랑 거리 <사진자료출처 : www.nkeconwatch.com>

    위의 사진은 북한 회룡지역에 있는 레스토랑 거리이다. 노란색 선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대략 2008년 부터 시작되어 중국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오른편 아래 운동장을 가지고 있는 시설은 김종석 대학이다. 회룡지역 레스토랑 거리는 한마디로 말하면 먹거리가 있는 대학로라고 할 수 있다. 주로 파는 것은 면과 스프 종류인데 정작 북한 대학생들을 위한다기 보다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외화벌이를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 ▲ 평성 레스토랑 거리
    ▲ 평성 레스토랑 거리 <사진자료출처 : www.nkeconwatch.com>

     가장 구체적으로 나온 위의 사진은 평성 레스토랑 지역이다. 외국인 입맛에 맞게 캐서롤을 파는 것이 특징이다. 캐서롤은 오븐에 넣어서 천천히 익혀 만드는 한국 음식의 찌개나 찜과 비슷한 요리이다.

     2012년 4월 24일, 조선중앙통신에도 소개된 위의 레스토랑 거리는 평안도 평성시 정복구역안에 건설되었다. 특히, 밤이되면 북한 특유의 울긋불긋한 불빛들이 켜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곳 역시 북한 주민들을 위한다기 보다는 당의 권력층이나 중국 등에서 관광오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계획적으로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남한사람들에게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가족과 함께 앉아서 식사를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레스토랑 자체가 흔하지 않을 뿐더러, 굉장히 고가의 음식을 파는 곳이라는 생각때문에 오히려 부럽다기 보다는 '어차피 나는 먹을 수 없으니까'하는 생각이 강하다고 한다.

     평성에서 온 한 탈북자는 자신의 집 주변에 레스토랑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는 또한 "평성에 살면서 레스토랑 거리를 가본 사람은 당에 속해있는 사람들 빼고는 거의 없을거에요"라고 덧붙였다.

     일반 주민에게 줄 식량은 없지만 당과 외국인에게는 얼마든지 대접하겠다는 북한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 탈북자는 이에 대해 "북한은 일반 주민보다 1달러가 더 중요한 나라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북한 내에서도 북한주민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 북한 내에 또 다른 심리적 국경, 그곳이 바로 북한의 레스토랑 거리가 아닌지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