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수평적 후보로, 수평적 위치에 있어야" 황우여와 회담…"경선룰 기구, 당대표 산하에" 요청
  •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지사는 17일 경선 룰(Rule)과 관련해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고 싶다고 했다.

    "언제라도 만나는 것은 가능하지만, 박 전 위원장이 먼저 만남을 제안하길 바라고 있다. 내가 6개월 오빠다."

    김 지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오찬간담회에서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반대하는 박 전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는 김 지사(1951년 8월생)보다 출생이 6개월가량 늦은 박 전 위원장(1952년 2월생)이 회동을 먼저 제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금 당장 대선예비후보로 등록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면서 '박근혜 사당화'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지금 상황에서 무슨 후보 등록을 하고 경선이 가능한가. 요즘 새누리당의 가장 문제는 누구의 마음, 심기를 살피고 받들어 모신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우리 당이 이렇게 됐는가."

  • ▲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7일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7일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당내 경선 룰 갈등의 중심에 박 전 위원장이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친박계가 당 지도부를 장악하면서 비박 주자들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요구를 무시하고 박 전 위원장의 입장을 따르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 전 위원장이다. 박 전 위원장이 마음의 문을 열고 수평적 후보, 수평적 위치로 자리하는 게 중요하다. 박 전 위원장을 섬기는데 연연하고 독심술 같은 것 하다가 결국 박 전 위원장도 어려워지고 나라의 장래가 어려워지는데 왜 용기를 내지 않는가, 누구도 버리지 못할 때 기득권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박 전 위원장의 '폐쇄적 리더십'을 집중 주장하면서 기득권을 버리라고 충고했다.

    그는 다른 경선룰 절충안은 없고, 완전 국민경선제는 이미 당론으로 채택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위원장도 지난 1월 민주통합당 한명숙 전 대표와 만나 총선에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제안한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그 필요성에 공감했다. 지난해 나경원 전 의원과 올해 김용태 의원도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위한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해 당론으로 채택됐다."

    다만 '지사직 유지'와 관련해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대선 후보 확정) 마지막까지 도지사직은 수행해야 한다. 대선 출마를 앞두고 국회의원도 총선 출마를 했는데, 유독 지사들에게만 양손의 떡을 쥐고 있다고 공격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황우여 대표와 만나 대선 경선 룰 논의기구를 당 대표 산하에 직속기구로 설치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어 여야가 동시에 완전국민경선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선거법을 개정하자는 입장도 전달했다.

    황 대표는 "열린 마음으로 임하고 존중하겠다"고 답했으나 새누리당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 산하에 경선룰 논의기구를 설치할 계획이다.